우리는 몇 년 전 '한방단지' 지정이 상주로 넘어가고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지금까지 '지역발전안'에서 '한방' 관련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풍기인삼랜드' 조성사업이 대신 배정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따로 한방산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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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본지 객원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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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삼산업은 곧 한방산업이기에, 함께 가지 않으면 반쪽 성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근거는 우리지역의 풍기와 금산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풍기인삼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금산인삼시장은 전국인삼의 80%를 유통시키는 전국제일의 인삼시장으로 성장했다.
금산이 인삼축제를 통한 본격적인 인삼마케팅을 우리지역 보다 17년이나 일찍 시작한 원인도 있겠지만, 약초와 함께한 인삼유통전략도 큰 역할을 했다.
풍기인삼시장이 인삼만을 유통시킨 반면 금산인삼시장은 인삼과 약초를 함께 유통시킴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본 것이다. 인삼은 한약재의 하나이며, 한방을 찾는 사람들은 인삼 뿐 아니라 한약재도 함께 찾는다는 사실이 시너지효과를 부른 것이다.
그 결과 '금산인삼시장'은 국내 최고의 인삼시장이자, 대구 약령시, 서울 경동시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 급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한방산업'을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약초를 생산하는 안동시는 바이오산업(BT)의 일환으로 한약유통단지, 약용작물개발센터, 한약재재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된 제천시는 한약재 재배사업과 더불어 한의약품, 한방화장품 등 신상품개발사업으로, 약초 중심의 한방 바이오 건강산업을 육성키로 했다. 그리고 오는 2010년 '제천국제한방엑스포' 개최를 위해 공연장, 한의약역사유물전시관, 한방생명과학관 등을 시설키로 했다.
'한방산업단지'로 지정된 상주시는 한약제의 생산·가공 이외에도 한방건강수련원과 한방휴양촌, 한방건강공원, 한방테마체험관, 한방촌 마을, 한방건강센터 등을 운영하여 한방산업의 메카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경우, 이미 인삼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소백산과 태백산 일대의 청정지역에서 많은 약초를 생산해 왔던, 그런 최적의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거기다 우리가 계획하는 '풍기인삼랜드' 역시 인삼 관련 체험관광시설일 뿐이다. 이처럼 우리는 '인삼' 만으로 승부를 걸려고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삼산업'을 약초와 한의학의 '한방산업'으로 산업활성화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다 몇 년 후에는 주변지역 한방산업의 위세에 눌려, 풍기인삼은 그 위상이 낮아져 결국에는 퇴락하는 산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방산업은 동양의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맞물려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 세계 한방산업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3배나 증가했고, 국내시장 역시 2010년에는 4조원 규모가 될 만큼 전망 있는 미래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방산업은 이와 같이 비전 있는 미래산업이기도 하지만, 우리 '인삼산업'의 발전에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는 산업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 '한방산업'을 통한 '인삼산업'의 도약을 바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선 한약재의 경우, 풍기인삼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메뉴가 되어 줄 수 있고, '한방시설'의 경우, 풍기인삼랜드 시설과 연계되었을 때 더욱 그 호응도나 효용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방산업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은 물론,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래서 이를 위한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한다.
1. 그러기 위해 우선 새로운 '약초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남원천 주변이나, 풍기IC 쪽의 새로운 부지에 '약초상가'를 만들어 영주 안동 봉화 예천 단양 등 인근의 약초상들에게 저가분양 하거나 장기임대 등 보다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그들을 유치 할 수도 있고, '약초유통센터'와 '약초경매장'을 만들어 주변지역의 약초생산농가들을 참여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 내 생약재배단지를 늘려서 그 기반을 다져놓는 것도 병행되어야 될 사항이다.
한편 현재 금산의 약령시장에는 300여개의 약재상, 제천의 약초시장에는 74개의 약재상이 성업 중에 있으며, 안동은 특색 있는 한약유통단지 시설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풍기인삼시장에는 약재상이 아직 한 곳도 없으며 계획 또한 없다.
2. 그 다음은 한약재가공공장을 유치하거나 설립하는 문제다. 모든 한의약과 한방식품에는 가공품이 사용됨으로 한약재 유통에 있어서 가공시설은 필수적이라고 한다. 현재 금산 13개, 제천이 9개의 한약재가공공장이 있는 반면 우리지역에는 한 곳도 없다. 장수면의 한 약초작목반은 지역 내 가공공장이 없어 제천까지 가서 가공 해 온다고 한다. 현재 우리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연간 500여 톤의 약초를 우리지역에서 가공하지 못해, 그 부가가치를 챙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극적인 한약재가공공장 유치 노력이 요구된다.
3. 그리고 한방 관련 교육연구기관을 유치하는 문제다 현재 전국에는 10곳의 한의과대학, 그리고 10곳의 한약재 관련 학과, 또 1곳의 '인삼약초연구소'가 있는 반면, 정작 '인삼의 고장'인 우리지역은 하나도 없다.
다만 동양대학교에 '생명화학공학과'가 있어 인삼 관련 생물산업에 어느 정도 기여할 지에 관심이 모아질 뿐이다.
지역 주력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활동의 바탕이 되는 교육연구기관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유치에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지역 인삼산업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4. 또 '인삼약초공원' 설립에 관한 이야기다. 이 공원은 조경시설로 잘 꾸며진 '약용식물원'을 뜻한다. 이 식물공원이 조성되면 많은 약초식물자원(종) 확보는 물론, 관련연구소와 관련산업이 자연스럽게 활성화 될 것이며 관광지로서도 큰 역할과 기능을 을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용식물원은 '한택식물원'(용인) 안에 있는 약용식물원인데 300여종의 약초가 잘 식재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그리고 우리 영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최대의 약재 주산지 '박주시'는 40만여평의 약용식물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200여종의 약초를 연구·재배·유통시키고 있으며, 또 북경시의 약용식물원·연구소는 그 규모가 20만평으로 현재 약재표본만 3000여종을 보관할 정도의 중국 최고의 연구중심의 약용식물원이라고 한다.
5. 마지막으로 한방타운을 설립하는 일이다. 한방재활센터, 한방테마파크, '한약재박물관' '한방건강센터' 등이 이 '인삼약초공원' 안이나 '풍기인삼랜드' 내에 시설된다면 보기에 따라 모양새는 좀 다르더라도 매우 효율적인 시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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