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타는 기차 밖 풍경이 너무 예쁘다.
군데군데 흐드러지게 핀 뽀얀 자태의 벗꽃 군락이 눈에 들어 온다.
냇가에 졸졸 흐르는 냇물은 흘러흘러 봄이 왔다고 알리고 여기저기 푸릇푸릇 연초록 새 순이 돋아 벗꽃과 함께 작은 소리로 서로서로를 깨우며 기지개를 켜 어우러지고 간간히 보이는 참꽃과 노란 산수유 어쩌다 눈에 띄인 자목련까지 봄 스케치북에 색감을 더하자 봄 바람은 시샘하듯 나무결 사이사이 헤집는다.
내가 살아 있음에 이 봄의 소중함을 감사로 맞으며 생명이 꿈틀대는 산과 들의 모습은 아니벌써 라는 감탄과 계절의 바뀜을 실감케 한다.
엊그제 문득 출근 하는 길가 양지 쪽 땅 바닥에 붙어핀 보라빛 제비꽃이 반갑더니 어제 키 낮은 하얀 민들레도 딸기꽃도 할미꽃도 따스한 햇볕이 좋아 우리집 마당 양지로 나들이를 나왔다.
반가운지 이름 모를 어린 새도 살구 나무 꽃에 앉아 나도 봐 달라고 쫑알 거리더니 오늘 기찻길 옆 멋진 풍경은 나는 어때? 예쁘지? 하는것 같다.
친정 집에 도착하니 동생이 언니 봄나들이 왔어?
옷차림이 봄나들이 가야 할것 같아라고 하며 너스레를 떤다. 오랫만에 나들이겸 옷을 가볍게 깔 맞춤해 왔더니 생소한가보다.
이렇게 눈으로 느낌으로 봄 마중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