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행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 멈추면
신호수가 그제야 들었던 깃발을 내린다
열차는
훤한 대낮인데도
이마통에 등이 켜진
커다란 모자를 쓰고 있다
지금이야
철도법이 뭐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위법행위라며 처벌을 말하지만
예전에는 달랐다
법이야 늘 살아서
쌍심지를 켜고 내다보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게 어디
철길 터널 안
개구리나 모기 가족의 안부까지
모조리 법률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터널은
지나는 길이 아니라
언젠가 돌아갈 곳의
긴 어둠을 미리 가보는 터인지도 모른다
퇴역한 열차가 빠져나간 터널 안에는
찬기와 잡초가 무성하고
어둠의 등만 켜져 있다
카페 게시글
시 (아~하)
터널
박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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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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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터널에 갇힌 기분일 때 어찌하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