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찾는 사람들(다유락)]에서 7시부터 시작된 차강의... 얼마나 열과 성을 다했던지 끝났을 때는 11시였습니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1시! 이런~ ㅠ..ㅠ). 앞으로 한 달 동안 네 번(화요일)에 걸쳐 수업이 있습니다. 개강이자 가장 중요한 요점들을 배웠고 앞으로는 끝없는 실습 뿐입니다. 일단 [수금귀] 한 통 덜컥, 저질러놓고 개시했는데... 물이 중요한지, 아니면 다호가 길이 덜 들었는지 아까 먹은 맛이 안납니다. 쩝... 주절임이 될까 싶어 사족은 접고 필기 요점정리 시작합니다. 구술식이 좋을까, 필기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되는 대로 갑니다. 섞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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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분석하기에 앞서 개요부터 들어갑니다. 차교실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차를 아는 것, 혹은 주어진 차를 이상적, 가장 적합한 법으로 우리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 상당한 유사점이 있습니다. 일단 '만남'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고 몇 가지 중요한 것을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처음 보는 자리에서 서로에게 무엇을 묻는가요?
첫째는 이름입니다. 차로 말한다면 차명이지요.
둘째, 어느 지방 출신, 집안 출신인지 내력을 묻지요(국적 - 지명 + 생산자까지!).
셋째, 생년월일 - 일명 사주를 알아야 궁합을 보죠(시기마다 향과 맛을 많이 좌우합니다).
여기에 차는 등급과 가격까지 포함됩니다.
이 중에서 앞의 세 가지는 차 이름 속에 들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무이‘암차 라는 단어 속에는 앞 두 글자(지명) + 뒤 두 글자(특성)을 담고 있습니다. 녹차를 생각한다면 화개차니 하동차니 하는 지역명보다도 세작, 우전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요? 여기까지 알면 만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 칩시다. 다음 진도로 넘어가는 겁니다.
바로 탐색전(!)이지요. 차에 맞는 어울림(속성 - 색[첫인상], 향[분위기], 미[Feel])를 추구하는 겁니다.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차를 통한 생활이 어우러지지만 아직 여러분들은 초보이므로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여기서 숙제 하나 내지요. 육우의 다경에서 좋은 차의 생산지역은 어디이겠습니까? 책이 없으신 분은 인터넷 검색을 하셔도 좋습니다.
*잊어버릴까 하여 답 달아놓습니다
=> 칠지사 - 차에 얽힌 옛일 - 중에서 동군록에는 서양, 무창, 여강, 진릉에서 나는 좋은 차는 모두 동쪽 사람들이 만든 맑은 차로 차에는 발(차 위에 뜨는 거품)이 있는데 이를 마시면 사람에게 걸맞다. 무릇 가히 마실만한 물건은 모두 흔히 그 잎을 취하는데 천문동, 발설은 뿌리를 취하며 모두 사람에게 유익하다. 또한 파동(지금의 사천성)에는 따로 진귀한 차가 있는데 달여서 마시면 사람으로 하여금 잠을 자지 않게 한다.
=> 팔지출 - 차가 나는 곳 - 중에서 으뜸과 버금만 간략 정리하겠습니다. 넘 길어요!
산남 - 협주, 양주 & 형주
회남 - 광주, 의양군 & 서주
절서(절강의 서쪽) - 호주, 상주
검남(사천성) - 팽주, 면주 & 촉주
절동 - 월주, 명주 & 무주
검중(호남성, 귀주성)과 강남, 영남, 복주 등 11개 주는 자세하지 않음
40여 차 생산지의 것을 상, 차, 하, 우하의 네 등급으로 소개했으며 생산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터넷 검색은 아니었고 마침 최근 구한 책(茶와 茶道)에 동다송과 함께 실려 있어 고스란히 손목고생(!) 시키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좀 더 차근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좋은 차‘ 라는 단어 뒤의 문장을 찾다가 그냥 올립니다.
수금귀(무이암차의 한 종류) 케이스에 쓰인 설명을 참고하여 씁니다. 주소는 중국 복건성 숭안현 무이산입니다. 풍치가 좋아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한 무이산은 중국 원대에 어다원(용단봉변 : 황제에게 차를 만들어 바친 곳)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며 4대 명차로는 대홍포, 백계관, 철라한, 수금귀입니다. 무이산 중심지역에서 생산된 차를 일컬어 정암차라고 하며 이곳은 산과 협곡이 높고 깊으며 물은 절벽을 감싸듯 돌고 구름과 안개가 감돌며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토지는 부드럽고 미네랄 함량도 풍부하며 차의 품질이 우수하여 바위속 사철 맑은 이슬을 머금고 자라 향기 또한 견줄 바가 없습니다. 이 곳에서 자란 차의 향기를 암향이라고 하며 활력을 주는 살아있는 맛이며 달콤하고 맑은 것이 향까지 좋아 活甘淸香이라 칭송받고 있습니다.
원래 이 지방에서는 녹차를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16세기에 소나무를 훈제하여 특이한 향이 감도는 [랍샹쇼총(정산소총)]이라고 하는 홍차를 만들었고 18세기에 이르러 청차형태가 되었습니다. 암차 이후로 오룡계열의 차가 복건성에서부터 파생되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하죠. 곧, 한 지방에서 흑차와 백차를 제외한 모든 제다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드문 일이거든요?(녹, 홍, 황, 흑, 백 청... 차는 그 색과 발효도를 참고로 6가지로 분류합니다)
곧 무이암차가 갖추어야 할 특징 몇 가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紅三綠七 - 30%를 염두에 두고 잎을 살펴보면 우려낸 후 펴진 잎 가장자리는 붉고 안쪽이 푸릅니다. 이게 3 : 7 비율이라는 겁니다. 변색된 테두리 부분이 발효되었죠. 巖骨花香 - 맛은 무겁게 내려앉고 향은 꽃처럼 가볍게 올라온다는 뜻입니다. 先苦後甘 - 마셨을 때 첫맛은 쓰고 뒷맛은 달다... 이건 마셔보면 알겠지요? 자, 실습 시작합니다.
차를 공부한다고 했을 때 문학적, 시적 상상을 하고 오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기서는 엄연 과학시간입니다. 몇 가지 준비물을 볼까요?국제기준(모든 차에 적용되는)의 심평배 2개와 심평완 2개, 비커 1, 차접시와 저울, 맛뵈기 수저, 초시계, 온도계까지... 초시계 없이 시간을 가늠하는 요령은 호흡입니다. 30초에 6번 호흡을 기본으로 합니다. 만일 빠르다면 흥분상태이고 느리다면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차를 우릴 때 중요한 3요소 - 차의 양, 우리는 시간, 물의 온도 중에서 무엇이 가장 어렵겠습니까? 답은 온도입니다. 아무리 주전자를 끓여도 95도 이상 올라가기 어렵고 그릇을 한 번 거칠 때마다 기본 5도씩 떨어지니까요(오늘은 겨울이라 더 큰 차이로 - 8도나 되었음! 으~ 추워... - 내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고충(30cm. 높은 곳에서 물붓기)이냐 저충(15cm. 낮게 붓기)이냐에 따라서도 3도 차이가 납니다. 이런 만큼 테팔 무선주전자니 버너, 가스렌지 같은 현대문물이 찻물을 끓이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물온도를 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만큼... 원적외선이 이상적인데 이것도 100도까지는 올라가지 않습니다.
지금 마실 차는 철라한과 수금귀입니다. 각 나라마다 차맛과 기호가 다른만큼 이것들을 우리기에 앞서 국제 기준을 알아야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상당히 흐리게 마시는 편입니다. 아마 중국이나 서양기준으로 낸다면 쓰고 떫어서 익숙해지기 어려울 것이라 여겨집니다. 심평배가 앞에 있지요? 비커로 150cc를 재어서 부어보면 딱 구멍 아귀까지 떨어집니다. 3g의 차를 넣고 5 ~ 6분을 우려내는 것이 표준입니다. 현지 무이암차 감평시의 기준은 더 다르지요. 개완을 이용해서 110cc이 물에 5g의 차를 넣고 30초, 45초, 1분(+15초씩!) 세 번 마셔봅니다. 차맛을 즐기는 현지인의 기준이라면 110cc 물에 8g의 차, 시간은 45초, 1분으로 합니다.
이 방은 군불 없이 국방담요를 바닥에 깔았습니다. 이는 수업 중 대스승(박희준 방장님의 사부이신 정산 선생님)의 자취를 추억하기 위해서랍니다. 77, 78년에 방장님께서 처음 차를 배울 당시 정산 선생님께서는 시계, 저울, 온도계를 놓고 - 전반적으로 ‘다도‘ 를 추구하던 당시에! - 가르치셨습니다. 의사의 집도처럼 차를 죽이고 살리는 것도 차를 우려내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말씀과 함께... 86년, 대만의 육우다례중심(육우다례 Tea Art Center)에서 포다사 과정을 1년 수료할 때 역시 차하(찻잎을 보고 차호에 넣는 그릇)과 차시계를 썼다고 합니다. 지극히 현대적 개념의 다례를 이미 한국에서 소소이 시작했다고 할까요?
88년도에 방장님께서 한국 -> 홍콩 -> 중국(밀입국!) 과정으로 수차례 오가면서 진정한 중국차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10대 명차를 찾아서 현지로 들어가서 마셨던 차 중에서 금혼, 동방미인, 그리고 철라한을 잊을 수 없다 하셨습니다. 그 때 본 고산지방은 저지대의 고온다습과는 달리 제법 선선하고 지낼만 해서 이전에는 부유한 이들이 살았다던가요? 요즘은 반대지만...
여튼 암차밭이 놀랍게도 화개지방의 우리차밭을 보는 듯 하더란 겁니다! 자연 환경과 잎의 성질에 따라 최고(최선)의 제다법이 맞추어 존재하는 것이지 국적을 가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지론이셨습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차 재배지역이 확대되고 발효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암차로서의 가능성이 우리에게도 있다!
무이암차 4대 명총(품종)에는 대홍포<top>과 백계관, 철라한, 수금귀가 있고 약간 아래로 수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각각의 맛을 제대로 구별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만큼 맛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특히 대홍포는 값도 무.진.장 비쌀 뿐더러 우려내기도 까다롭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잘못 우린 대홍포는 잘 우린 수선보다 못한 것이지요.
심평배에서 마실만 하다면 그 차는 분명 좋은 것입니다. 좋게 우릴 만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 Base만 알 수 있거든요. 청차를 기준으로 차 / 물의 비율이 2% 일 때 5 ~ 6분, 5% 일 때는 30초, 45초, 1분, 8%일 때는 5%와 동일한 시간으로 합니다. 중국 기준이라면 8% 이상 듬뿍 넣어 1분 10초, 1분, 1분 20초로 합니다. 아래 표는 4번의 실습 후 완전히 채워서 토론 후 내주시면 됩니다. 본인의 판단과 느낌을 중요시 합니다.
최선을 다한 강의였고 열심을 다한 수업이었으되 차마 이노무 입을 탓할 밖에! 누구처럼 '감기에요' 라는 핑계라도 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마는 감각에 둔한 혀는 온전한 맛을 거부했습니다. 어찌나 어려운지... ㅠ..ㅠ 둘 다 끝에 단침이 돈다고 해야할까? 단맛이 느껴졌고 나중에 감당 못할 차기와 향 때문에 현기증 느끼는 사람 여럿 있었습니다. 허허~ 역시나 집에서 머그컵에 주전자로 마시던 나는 감질나서 혼났지만요. 참, 수업 후 대홍포와 보이차 맛을 보면서 먹은 간식을 준비해주신 두 분(이름 까먹음! 죄송~)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열심히 공부해야지, 아잣! 2005년 1월 무이암차 저녁반 수강자 미래.
첫댓글 와... 부럽네요.
수강료 냈습니다. 흐흐~ ^^; 열심히 배워야 할 것인데... 걱정 태산이옵니다. 미켈란젤리님... 부지런히 익혀 언젠가 브람스 님들 오셨을 때 차 한 잔 걸게 대접하는 것이 소원이옵니다. 기다리시옵소서! [미래독립]의 그 날... 집들이로 차파티를 열 것이니. 무이암차는 상당히 기도 좋고 맛도 뛰어난 차랍니다. ^^
저도 제주도 설록차 만드는 농장에 갔을 때 그 곳 뮤지엄에서 차에 대해서 조금 본 적있있는데...정말 흥미로와요...클래식 음악처럼 감상의 폭도 넓구요~~
바비님... 오홋~ 그렇게 좋은 곳에 혼자만 가셨단 말씀이옵니까? 흐흐~ 실은 이번 봄에 여기저기서 차 만드는 거(따고 - 덖고 - 비비고 - 말리는 거) 배우러 오라고 하는데 집에서 보내줘야 말이죠! ㅠ..ㅠ 나중에 가능하면 제가 손수 만든 차도 님들에게 먹여(!)드리고 싶답니다. 그 전에 뮤지엄 한 번 가봐야겠네요. ^^
저도 예전에 하이텔 '차사랑'에서 대홍포를 비롯해 여러가지 종류의 차를 많이 마셔봤는데요.. 그 때가 그립네요.. 미래님 열심히 다도 공부하세여~
흐어~ 그 비싼 대홍포를! 부럽습니다. *^^* 프리 윌님... 에구궁~ 제가 이번 주 딱, 마감에 걸려가지구 님께 연락드리지 못해 그저 죄송합니다. 히잉~ 뵙고 시퍼라! 코가 빨간 코일까, 희고 노란 곱슬머릴까~(오즈의 마법사 주제가) 흥얼흥얼... 미래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