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따끈따끈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평소 같으면 이불 속으로 들어갔을 시간인데, 아랑까페로 왔습니다. ^^
오늘 저는 한 마디도 입밖으로 내지 못했습니다. 소리가 아예 안 납니다. 몸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는 것도 아니고 해서 당연히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뉴스를 듣는 것도 다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 솔직히 말해서 워크숍 시간마다 서로 자신의 원고를 열심히 연습하느라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지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워크숍 시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닐 때가 더 많습니다. 서로 스스로에게 보다 엄격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살벌하지는 않지만, 좀 엄숙합니다.^^ 가끔은 이 발음이 왜 안되는 거야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하거든요.
저는 요즘 말을 못해서 답답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많이 느끼려고 하게 되고, 상대방의 몸짓이나 표정을 전보다 더 살피게 되네요. 불편한 점이 많지만, 새로운 것이 눈에 보이네요. 저 자신에 대해서도 제 꿈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 워크숍 후기를 쓸 때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나만의 솔직한 이야기는 빠지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또 어떤 때는 그냥 내 일기 같은 넋두리로만 글이 이루어질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통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아, 이 사람도 이렇게 헤매고 노력하는 구나!' 라고 느끼시기만 해도 제 글이 의미가 없지는 않겠다는 위로를 해 봅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은 참 많은 것으로 아는데, 솔직히 아랑까페에서 아나운서는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다른 친구들이 PD 나 기자 준비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때,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분들은 당당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일단 자신이 스스로 마음의 확신이 안 서서 일수도 있고, 또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자신의 꿈이 왜곡되어 해석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로 원한다고 이야기 할 수가 있게 되더라고요.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도 다 인정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처음 워크숍을 시작할 때, 솔직히 저는 '조금만 더 하면 될텐데'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금이 무엇일까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첫 시간이 끝난 후, 저는 정말로 크게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를 재구성하지 않으면, 절대 아나운서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뉴스를 할 때, 여러가지 요소가 다 중요하겠지만 크게 2가지 요소로 나눈다면
발음과 분위기(안정된 톤과 좋은 흐름)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아카데미에서 오래 연습하고 준비한 친구들은 안정된 톤에 좋은 뉴스 흐름으로 인해서 발음이 부정확한 것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생각보다 여러가지 발음이 안되는 것은 아닌데,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고 많이 놀랐습니다. 참 게을렀구나. 안일하게 준비해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떨어질 때마다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던 제가 떨어지는 이유가 이것일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켜오지 않았다는 점에 스스로 많이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모르고 준비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나운서 시험과 실제 뉴스는 차이가 있습니다. ' 저 사람은 흐름이 유창한 것 같지는 않아서 뉴스 잘 못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시험에 합격한 거야? '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분위기보다는 안 되는 발음이 비교적 없는 사람을 뽑는 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맘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작은 방송사들은 수습기간 없이 뽑아서 바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방송경험과 유창함을 많이 봅니다.
이제 한 번의 워크숍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2기까지는 올해 워크숍이 진행되겠죠? ^^
처음에 워크숍을 시작할 때 주위에 선배님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분인지,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호기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또 이해할 수 없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궁금했습니다.
어떤 분일까? 궁금하신 분들은 정모에 나오셔서 직접 느끼셔야 할 것 같아요. ^^
그리고 마치 이 워크숍을 거치고 나면 모든 문제가 명확하게 해결될 것처럼 기대하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혹시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는 정말 운이 좋아서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분명한 것은 자신이 노력하고 진정으로 고민한 만큼만 얻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내가 미쳐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간쯤 지나니까...... 평소에 바른 언어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는 몰랐거든요. 그나마 나는 사투리도 안 쓴다고 생각하면서 안일하게 지내왔던 제가 우리말을 외국어 배우듯이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말도 줄어들게 되고, 처음에는 속도도 느립니다. 이중모음 하거나 지적받은 발음 할때는 거의 머릿속에서 쥐가 납니다. ^^ 요즘엔 목소리가 안나니 이게 싫어서 난 꾀병인가 싶기도 합니다.
정말 외국어 배우듯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는 직업인입니다. 프로여야 하죠. 프로라는 것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을 뜻합니다. 방송을 하는 분들이 평소에 말하시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같은 사람인데도 어떻게 사석에서도 저렇게 흐트러짐이 없이 말할까 신기할 때가 많습니다. 일단 내가 못하는 발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 쓰면서도 손이 덜덜덜 떨립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 하지만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편하기 위해서 안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낀 이상 더 이상 제 자신에게 핑계를 대거나 변명을 할 여지가 없네요. ㅜㅜ 맘이 무겁습니다.
워크숍 기간 중에는 카메라 테스트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좀 놀랍기도 했습니다. ^^ 저는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워크숍 첫 날, 발음이 왜 중요한 지 느끼게 되었죠. 그리고 필기시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발음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입과 턱과 혀을 이용해서 몸으로 익혀야 하는 것도 느꼈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너무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많은 분들이 좀 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당당해 지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스스로를 알게 모르게 많이 키워가는 것 같습니다. 저도 노력해야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 좀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일단 빨리 나아야겠네요.
마지막 후기 올릴 때까지 모두 목감기 조심하세요. ^^
첫댓글 하나둘다섯님의 후기 보고 많이 느끼게 되었네요^^ 특히 아나운서지망생들이 자신을 잘 드러내지못함'에 관한 지적.. 동감했습니다. 저 또한 그러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후기도 기대할게요^^
공감합니다. 자극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 읽으면서 공감 많이 했습니다.목감기 빨리 나으세요 :)
저도 공감하고 갑니다. 후기 고맙습니다^^
학원 수업 3시간에 의존하는 것보단 혼자 거울보고 1시간 발음 연습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 읽고 스스로 반성 많이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