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3000배
유난히 허약체질을 타고 난 나에게는 몸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수능의 옛 이름인 예비고사 마지막 세대.. 체력장이 점수에 포함이 됐었습니다.
참여만 하면 20점 만점에 11점을 주는데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12점을 받으니 주위의 친구들이
‘넌 고마 대학을 포기해라!’ 라고 빈정 그렸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군 입대하여
행군시작 30Km 쯤이면 다리가 풀려 걷지를 못해 낙오...
차량을 타고 뒤따르는 수모...
요 근래..
중학시절부터 비만인 체질을 개선하려 큰맘 먹고 런닝머신 하루에 한시간씩 4-5Km 걷기 일주일 후면 탈진으로 열흘을 누워서 몸조리를 해야 하는 ...
젊을 땐 수치스러워 말도 못하며 지내던 사연들을 50중반이 되어가니
이제야 말할 수 있습니다.
주위의 권유로 운동 삼아 108배를 2년쯤 한주에 한번쯤 빼 먹으며 지속을 하다 어느 날 몸이 따라주지 않아 1년여를 하지 못하고 능엄주 독송만을 하며 보냈습니다.
그러던 올해 9월달 쯤에
다시 절수행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에 108배를 3번을 하였습니다. 물론 한주에 한 두 번은 못하면서요..
해보니
108배를 한번 하는 것 보다는 3번을 하는 것이 하루의 컨디션이 더 좋았습니다.
아마도
1번을 할 때는 땀이 나려다 말고
3번을 하니 땀을 제대로 빼고 나니 몸 상태가 더 나은 것 아닌가 짐작을 합니다.
10월 초 컨디션이 좋은 듯했던 어느 날 500배를 하고 그 다음날도 500배를 하고는.. 역시나 욕심으로 과하게 했는지 탈진과 함께 감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견물생심...
그동안 능엄주를 한독이라도 더하려는 욕심으로 거의 모든 카페를 1년여를 드나들지를 않았었는데
요 근래에 어질이님께서 보내주시는 메일을 틈틈이 읽으면서 다시 아비라카페를 들어가 이것 저것들을 읽기를 ...
메일로 보내 주시는 글들을 한편 두편 읽다 보니 그동안 정체되었던 절 수행에 대한 관심이.. 그리고 욕심이...
언젠가 어디선가 읽은 글 가운데
‘3000배를 해 보지 않고 불자라고 하지 말라.’ (?) 라는 글귀가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고요.
성철큰스님의 20주기가 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저 10월 19일 토요일, 적당한 달에 알맞은 날에 아비라 카페에서 3000배를 한다는 정보에만 관심이..
체력이 회복이 되면 1000배에는 도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한 생각만...가지고 있다가..
그러면서 500배를 하고 탈진하고 감기에 열흘이 넘도록 헉헉거리며 일상을 보내는 상황에 오기가 생기면서 500배나 1000배를 하다 매번 탈진하기보다는 차라리 3000배를 하고 탈진하자. 라는 생각이 들어 10월 19일 20일에 잡혀있던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부산의 수진성님께 폰을 드려 즉시 신청을 하고 경비를 송금을 하였습니다.
중요한 업무가 없는 기간이고, 비만인 체질에 날씨가 적당할 것 같고,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하리..하는 생각에 당일 잠시의 생각으로 그냥 신청을 했습니다.
언젠가 3000배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이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실행으로 제게 찾아왔습니다.
송금 후 수진성님께 돌아오는 차 시간을 여쭈니..
오후 6시에 마친다는..
대략 난감..
내 절 시간을 집에서 재어 보니 한 시간에 108배 3번에 딱 떨어지던데...
3000배 다하려면 난 걸리는 시간이....
이리저리 낭비되는 듯 하던 짜투리 시간들을 꿰 넣어도 한 시간에 대략 400배 미만...
계산으로는 도저히 그 시간 안에 마치는 것이 불가능..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가는데 3000배를 완료하고 와야 하는데...라는 생각...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알 수가 없는데....
일주일 전부터 몸 관리 한답시고 그동안 매일 마시던 술을 그만 마시는 것으로 첫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나머지 부족한 것들은 이미 내가 시도를 했으니 나머지는 부처님의 가피에 맡기기로 정했습니다.
한가지 염려가 되는 사항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3000배를 마치고 나서 체력의 소모와 회복상황이..
토요일 일정을 마치고 일요일 하루를 쉬고 나면 월요일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몸 상태로 회복이 되려나...하는
염려가 지나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니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에.. 이미 일은 벌렸고..
데려다만 주면 밤을 새워서라도 3000배를 마칠 마음의 각오와 준비물을 챙겨야 했습니다.
실행의 날이 일주일 남았는데 감기는 여전히 심하고.. 부처님의 가피로 토요일은 괜찮으리라는 믿음으로 하루 하루를 약으로 한주를 버티고..
10월 둘째 주는 감기 등으로 그동안 해 오던 300배를 하지 못하고,
셋째 주는 다리 근육의 원만한 유지를 위해 월요일과 화요일은 300배를 하고 나머지 날들은 체력안배를 위해 그냥 보내기로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가까운 분 가운데 3000배 경험이 있으신 분께 폰을 드려 준비물에 관한 자문을 구하여 마트에서 - 쉬는 시간에 허기를 채우고 에너지 보충할 것(초코렛, 사탕, 과즙음료, 비스킷, 큰곰제약의 아로나* 골드. ㅎㅎ)을 구입을 하였습니다.
초보자라 준비물만 가득...
혹시 시간 내에 다 하지 못할 경우 혼자 남아서라도 3000을 꼭 채우리라는 결심으로...
혹시 땀이 많이 나면 갈아입을 여벌의 옷, 물 한통. 참회문 책자..이리저리 챙기니 가방이 한가득... 부끄..
동래역에 도착하니 목걸이의 수진성님의 표시를 보고 인사를 드리고 차에 올랐습니다.
오직 3000배를 마치고 오리라는 생각만 가지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 수진성님의 부탁으로 - 그날은 봉사를 위해 참여를 하셨다는
김해에서 타신 동갑내기 보살님께서 제게 초보자의 절 요령(참회문 책자를 가지고 절을 하면 리듬을 놓쳐 힘이 들어 안 되니 나누어 준 다보를 펴놓고 그것을 보고 해야 합니다.)을 친절히 알려 주셨지만 그 당시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시작 시간에 겨우 성철스님 사리탑에 도착을 하니 눈에 보이는 곳은 이미 자리가 동이 나고 없어..
뒤쪽에 가서야 겨우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급히 짐정리를 주변에 하자.
숨돌릴 겨를도 없이 스피커 소리로 야속하게 들려오는 시작소리
첫 100배는 집에서 혼자 했듯이 참회문책장을 넘기며 절을 따라서 하다가 우...이건 아니다...안절부절.. 꿈틀 여유가 없어...
지심귀명례..하며 한 시간에 약 500배를 해 치우는 속도에 책장을 넘기며 따라하기 란... 불가능...
힘도 빠지고..숨도 가쁘고.. 순간 어떻게 해야 하나.. 리듬을 잃으면 포기해야 할..
급한 마음에 방석위에 펴 놓은 다보로 눈이 가고 요령 없이 힘으로만 절을 해 대느라 이리저리 모양 없이 구겨진 다보를 힘겹게 힘겹게 펴 가면서...
무식하게 체력으로 첫 1000배를 마쳤습니다.
중식 후 잠시의 휴식시간엔, 바삐 도착하여 자리를 잡자말자 시작을 하느라 못한 인사도 못드린...주위분들께..
역시나 옆에 계신 초보 처사님과 과연 다음 1000배를 할 수 있으려나 걱정하며 격려하며 잔뜩 준비해간 밀감과 초코렛, 과즙음료를 나누며... 가방을 가볍게 ...
두 번째가 시작되고 800배쯤 되자 한계가 찾아왔습니다.
힘들게라도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라도 부처님의 명호를 따라하며 했는데... 그것마저도 도저히...그래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절만 따라하며 마쳤습니다.
첫 번째 1000배 때는 군무를 지으며 나는 새들의 무리, 맞은편에서 절하는 스님의 모습.. 등을 잠시 잠시 돌아 볼 여유가 있더니만...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가능하려나...? 체력은 아마도 바닥이 난 느낌..
스스로의 의문..
힘이 들어도 쓰러지지 않으면 무조건 마치고 차를 타고 가야 한다...가능성...?
어김없이 죽비가 울리고..역시나..
500배가 지나자 일어설 때 무릎이 펴지지 않았습니다.
일어서며 손으로 무릎을 뒤로 밀면서 한배 한배..
그때부턴 허리도 아프기 시작...
의지력과 체력의 한계와 육체의 고통을 함께 시험당하는...
마지막 파트는 체력의 한계로 절하는 동작이 반 박자씩 밀리기 시작을 했습니다.
처음 리듬이 맞지 않을 땐 무척이나 갈등이 생기더니, 이제부터는 내 속도로 하고, 단체 행사를 마치고 나서 혼자서 좀 더 절을 해서 3000배를 채우리라는 마음을 먹자 마음의 갈등이 사라지고 포기하지 않고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절하는 중간 중간에 생기는 마음의 갈등이 제일 큰 장애였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힘에겨워 쉬시다 하시는 분들께서 속삭이며 나누시는 잡담이 마장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3000배를 마치고는 따로 10배를 더 하고 마감을 했습니다.
혹여 하고 30배 정도를 하려 했지만 주변의 상황이..
수진성님과 김해보살님의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을 일을 마쳤습니다.
우선 두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보이지 않게 수고하신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압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끝으로
끊임없이 메일을 보내주셔서 절 수행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해 주신 어질이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업무시간에 짬을 내어 횡설수설 몇 자 적었습니다.
모두들 더 많은 발전이 있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첫댓글 ,,,()()(),,,
참으로 수고 하셨습니다
장하십니다
_()()()_
고생 많으셨습니다 성불하십시요 ()()()
3000배 원만회향 축하 드립니다. 마음이 3000배를 합니다. 다음 달에는 백련암에서 만납시다.한 번 하면 계속 주우욱 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휘파람님 감사드립니다..()
삼천배 회향 축하드립니다, 삼천배를 회향하기 까지 우리는 자기 업식과 수없이 마무치며 지나가나 봅니다
,지속적인 절 습관과 행동을 교정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원성취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