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
11월 3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벌어진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에서 이창호·이세돌·박영훈·구리 9단이 승전보를 전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으로서는 자국기사 간의 맞대결을 피해 짜여진 대진구도였기에 4강 티켓 싹쓸이를 기대했으나 김형우 3단이 구리 9단에게 아쉽게 패하며 한·중간의 우승컵 다툼을 예고하게 됐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한 기사는 김형우 3단을 맞아 16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둔 구리 9단. 두 기사는 가볍게 잘잘못을 지적한 후 곧 돌을 담았다. 대국종료 후 김형우 3단은 검토실에 들어와 최규병 9단과 함께 장시간 복기를 나눴다. 최규병 9단은 "초반에는 김형우 3단의 포석이 괜찮았지만 중반에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면서 바둑이 기울었다."며 가볍게 총평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이 고노린 9단을 194수 끝에 백불계로 누르고 검토실에 기쁨의 승전보를 전했다.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던 이세돌 9단은 종국까지 우세를 놓치지 않았다. 이로써 이세돌 9단은 지난 2007년 중환배 본선 16강에서 고노린 9단에게 당했던 패배를 단단히 설욕했다.
박빙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박영훈 9단과 창하오 9단의 대국은 박 9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181수 흑불계승). 이날 대국의 승리로 박영훈 9단은 창하오 9단과의 역대전적에서도 4:3으로 앞서게 됐다. 지난 8회 LG배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유독 LG배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영훈 9단은 금년 LG배 준결승에 진출을 확정 지으며 '어린왕자'의 컴백을 노린다.
이창호 9단은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을 상대로 5시 20분 경 종국 소식을 전하며 마지막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 쥐었다(222수 흑4집반승). 이로써 한국은 3명이 준결승에 진출하며 최소 준우승을 확보했다.
이어 검토실에서 준결승 대진추첨식이 열렸다. 이창호 9단은 4번 부채를, 이세돌 9단이 1번 부채를 뽑으며 또 한번 '창(昌)-세(世)기' 대결은 다음 차례로 미루게 됐다. 박영훈 9단은 2번 부채를 뽑고 준결승은 이창호 9단vs구리 9단, 이세돌 9단vs박영훈 9단의 대결로 짜여졌다.
준결승은 11월 5일 오전 10시 속개 되며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는 준결승 빅매치 대국으로 선정 된 한 판을 홍민표 6단의 해설과 곁들여 감상할 수 있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은 제한시간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이며 돌을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결승전까지 매 회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대진 추첨을 다시 하며 결승전은 3번기로 치러진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8000만원이며 한국은 지난 대회 8회 이후 3년 동안 일본, 중국, 대만에 차례로 내줬던 우승컵을 이세돌 9단이 되찾아 왔다.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일정◇
11월 1일(토) - 입국
11월 2일(일) - 휴식
11월 3일(월) - 8강전 및 준결승 대진추첨
11월 4일(화) - 휴식
11월 5일(수) - 준결승
11월 6일(목) - 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