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게 결승까지 올라와서 매우 기쁘다. 결승상대로는 허영호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물론 구리가 올라온다해도 큰 상관은 없다. 결승에서 어떤 내용으로 두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박정환이 경험이 (상대적으로) 없어서 실수가 있었을 것이다. 다음에 만나면 더 무서운 상대가 될 것이다."
박정환을 이긴 후의 이세돌은 이미 무슨 질문이 나올까를 염두에 둔 듯 결승소감을 조리있게 이야기했다.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열린 제3회 비씨카드배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이 박정환 9단을 백3집반차로 제쳐 2회 연속 결승 5번기에 진출했다. 이세돌 9단은 2회 대회에서 우승했었다.
허영호와 구리의 남은 준결승 한판은 4월 20일 속개된다. 준결승의 자세한 사항은 종합으로 전한다.
△이세돌 9단, 결승 5번기 진출
△박정환 9단, 2회 연속 4강에서 멈춤
-------- 이하 속보 --------
○●... 누가 손을 뻗을 것인가?
"손을 뻗어 승리의 과실을 따내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결국 손을 뻗지 못한 프로기사가 얼마나 많았는가. 승리가 결정되는 떨리는 순간, 손을 뻗어 우승을 따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일류기사들의 분기점이 됐다. 박정환은 손을 뻗어 그 과실을 따내 본 기사다. 이세돌과 박정환의 대결은 그러므로 예측불허다." - 중앙일보 박치문 전문위원
중앙일보 박치문 전문위원이 15일 열린 비씨카드배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전망을 짧게 정리했다. 박정환(93년생)이 이세돌(83년생)보다 나이는 한참 어려도 '큰 승부'에서 이겨가는 게 예사롭지 않기 때문에 '예측불허'라는 전망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박정환은 성장하는 중이며 기복도 적다.
물론 간담회장에선 박정환의 열세를 논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정환은 초속기 위주로 한국바둑이 재편성되면서 훨씬 더 빨리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박정환은 초속기 환경에서 자라난 천재라는 것. 박정환이 그동안 꾸준히 따낸 국내 타이틀(십단,천원,KBS바둑왕전 등)의 성격 또한 전체적으론 속기에 가깝다. 그러므로 2시간 이상, 60초 초읽기가 주어지는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하기까진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 쯤 되겠다.
'1인자'인 이세돌의 실력이나 기세를 의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세돌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담회장에선 이세돌에 대한 평가보단 박정환에 대한 예상이 주를 이뤘다.
▶ 이세돌 9단, 4월 19일 준결승에서
한편 월간바둑 해설위원인 김영삼 8단은 이세돌-박정환의 대결에 대해 5:5 의 예상을 내놨다. 둘 간의 통산전적은 3-1로 이세돌이 앞서고 있지만, 현재의 대결에서 과거의 통산전적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영삼의 평가는 짧았다.
"현재 둘 간의 대결은 각자 50%의 승률입니다. 누가 올라가도 재미있는 결승이 되겠지요."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쉽 준결승 이세돌-박정환의 대결이 4월 19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누굴까 승자는?
○●... 1시 30분, 이세돌, 박정환 서로를 연구했다 대국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두 대국자가 한국기원에 모습을 나타냈다. 12시 30분 전 쯤 '별로 할 일이 없어 일찍 나왔다'며 웃는 이세돌 9단이 있었고, 훨씬 더 일찍 나와 있던 박정환 9단은 기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기분을 추스렸다. 양 대국자가 일찍 모습을 보인 건 역시 19일 준결승 대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듯.
정각 1시, 입회인 박진열 8단의 개시선언에 따라 돌을 가린 결과 박정환의 흑, 이세돌의 백이다. 1시 30분 현재 초반 포석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해설자 이현욱 8단은 "박정환이 흑일 때 자주 쓰는 포석"이라며, "이세돌 9단이 또한 이 포석에 대한 연구가 잘 되어 있을 것이다. 박정환도 이세돌의 대응을 연구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준결승전, 박정환 9단의 착수 ○●... 2시 00분, 이세돌, 서두른다
43수를 지나며 초반 포석이 정리됐다. 해설자는 '이세돌 9단이 상대를 의식해서인지 다소 서두르는 느낌이다'라고 진단. 실리는 서로 비슷하게 맞춰지고 있지만 두텁게 두고 있는 흑이 좀 더 편하다는 것이다. 이세돌의 백은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어 초반 포석치곤 굉장히 엷다. 50수까지 이세돌 9단이 우변에서 몸싸움을 시도하고 있다.
이 7단은 "이세돌의 포석 감각은 특이하다. 모양을 결정짓지 않고, 지금 당장 상당히 불리하더라도 뭔가 분란의 여지를 남겨놓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역전을 하고 우승까지 하니까 불가사의다."라고 말했다.
이현욱 해설자는 박정환이 이세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발전을 이룬 것에 대해 "이세돌 9단은 95년 입단하고 나서 바둑에 정진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방황을 겪었다. 또 그땐 통합예선이 주류가 아니라 단위에 따라 1,2차예선이 있었고, 속기는 대세가 아니었다. 박정환 9단은 이세돌에 비해 입단후 빠르게 적응했다. 이미 통합예선이 주류가 됐고, 속기가 대세였다. 박 9단의 바둑환경이 보다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비교 설명했다.
이세돌의 △수, 흑이 1로 잡으면 2로 큰 곳을 간다 ○●... 2시 35분, 이세돌의 질문, 박정환의 선택 이세돌이 우상귀를 살리지 않고 죽이는 길을 택했다. 이에 박정환이 선택의 고민에 빠졌다., 우상귀를 잡으면 이세돌이 판의 가장 큰 곳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환도 이세돌의 의지에 반하는 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검토실과 해설자의 견해다.
○●... 3시 15분, 이것은 이세돌의 바둑 "엷다는 것과 가볍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같은 말이다. 두텁다는 것을 다들 좋아하지만 상황이 안좋아지면 무거운 돌이 된다. 이세돌의 바둑이 이와 같아서 초반 포석에서 뿌려놓은 엷은 돌들이 어느 덧 난전상황에서 가벼운 돌이 되고 상대의 약점을 찔러온다."
▶ 준결승 대국을 해설하고 있는 이현욱 7단
이세돌 9단이 우상귀(26여집)를 버리고 손을 뺐고, 흑의 반발에 대해 중앙에서 또다시 손을 빼면서 바둑은 중앙 난전으로 접어들었다. 승패를 떠나 이런 진행은 '이세돌 스타일의 바둑'이라는 게 해설자의 견해다. 이세돌과 박정환 모두 무난하게 두는 수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듯한 진행, 85수를 지나고 있다. 중앙전은 가열되고 있다.
○●... 4시 00분, 이세돌 예측불허의 공격, 받아치는 박정환 이세돌 9단이 예측불허의 공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박정환이 잘 받아냈다. 중앙전에서 하변과 우변의 흑대마를 두텁게 처리해 실전심리는 흑이 더 좋아보인다.
이세돌이 다시 잡은 공격목표는 흑의 좌변이다. 113수를 지나고 있다. 이현욱 해설자는 "박정환은 이세돌처럼 반짝거리는 수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창호와 최철한을 합쳐놓은 것처럼 강하다. "고 말했다. 박정환 본인은 이세돌을 닮고 싶다고 했지만 외부의 평가는 이세돌보다는 이창호를 닮은 면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보는 것 같다.
○●... 4시 25분, 이세돌의 한방, 박정환도 훅~? 끝내기로 돌입하던 중 이세돌 9단의 한방이 터졌다. 박정환 9단의 하변 대마를 추궁하는 수로 그리 어렵지 않은 수라 오히려 박정환이 보지 못한 것 같다. 딱히 박정환이 사는 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세돌 9단이 일찌감치 보아두고 때를 노린 것 같은 인상이다.
○●... 5시 30분, 박정환 대마 살긴 했지만 - 이세돌, 살려줘도 이긴다 박정환의 하변 대마는 살았지만 사는 와중에 우상귀와 우변, 좌상의 큰 곳은 모두 이세돌에게 먼저 손이 돌아왔다. 상황은 계가로 갈 수도 있지만 이세돌의 무난한 승리가 눈에 보인다. 이세돌 9단이 2회와 3회대외, 2회 연속 결승진출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 5시 55분, 이세돌 9단 296수 백3집반승, 결승진출.
하변의 흑대마, 어떻게 살 것인가? 132수째
이세돌-박정환의 대결은 '정석마스터' 이현욱 7단의 해설로 오로바둑과 야후바둑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이동모드, 취침모드에서도 관전이 가능한 것은 당연지사다.
'이세돌-박정환' 준결승 주요사항은 대국시작과 함께 속보로 전한다. 이 대회의 우승상금은 3억원.
제3회 비씨카드배 대국 및 해설일정
4월19일(화) 오후 1시 - 이세돌 9단 vs 박정환 9단 : 이현욱 7단 해설 4월20일(수) 오후 1시 - 허영호 8단 vs 구리 9단 : 송태곤 9단 해설 4월23일(토) 오후 1시 - 결승 1국 : 목진석 9단 해설 4월24일(일) 오후 1시 - 결승 2국 : 한상훈 5단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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