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십년을 경영하여
송순
십년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草廬三間)지여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청풍(淸風)한 간 맛져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두고 보리라.
♣어구풀이
-경영(經營)하여 : 규모있고 짜임새 있게 일을 하여, 계획있게 생활하면서,
-초려삼간(草廬三間) : 세 간밖에 안되는 초가, 은사(隱士)가 사는 집. 비슷한 말로
삼간초옥(三間草屋), 초가삼간(草家三間)이 있다.
-지여내니 : 지어내니
-한 간 : 한 칸
-맛져 두고 : 맡겨 두고
-들일 듸 : 들여 놓은 곳.
♣해설
초장 : 십년이나 기초를 닦아서 보잘 것 없는 초가집을 지어 놓으니
중장 : 내가 한 칸(차지하고), 달이 한 칸, 그리고 맑은 바람도 한 칸을 맡겨두고
종장 : 청산과 맑은 강은 들여 놓은 데가 없으니 그대로 주위에다 들러두고 보리라.
♣감상
초가삼간을 산 곳에 지어 놓고 달과 바람과 일체가 되어 즐기는 지은이의 청빈한 생활을 상상할 수 있는 이 노래는 산수의 아름다운 경치에 몰입된 작가의 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지은이는 만년에 벼슬길에서 물러나 기촌(企村)에 은거하며 제월봉(霽月峰) 밑에 면앙정(俛仰亭)과 석림정사(石林精舍)를 짓고 독서와 시작에 전념했으며 강호가도(江湖歌道)를 주창했는데 이 작품도 그 당시에 지어졌던 작품이라 한다.
♣작가소개
송순(宋純, 1493~1583) : 조선 성종~선조 때의 문신 자는 수초(遂初), 호는 면앙정(俛仰亭), 기촌(企村), 본관은 신평(新坪), 중종 14년에 별시(別試)에 급제, 명종대에는 벼슬이 우참찬(右參贊)에 이르렀다. 기사(耆社:정2품, 70세 이상의 문신이 들어가 대우를 받던 곳)에 들어갔다가 물러나와 담양(潭陽)에 면앙정(俛仰亭)을 짓고 은거하며 독서와 시작에 전념하였다. 퇴계(退溪)의 선배이고 농암(聾巖)의 후배가 되는 그는 농암 이현보와 한가지로 강호가(江湖歌)를 개척하여 퇴계(退溪)와 송강(松江)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주요 저서에 「기촌집(企村集)」, 「면앙집(俛仰集)」과 시조 몇 수가 전한다.
첫댓글
초가집에
강산을 들일 수 없구나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무한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