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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꽃들에게 희망을-50-나비가 무엇인가요?/최복현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이고, 나란 무엇일까,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어떻게 사는 게 정말 가치 있게 사는 것일까, 정말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래도 좀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은 가끔 이런 삶의 문제에 대해 자문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답을 찾습니다. 이렇게 보면 존재는 누구나 철학자인 셈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어쩌다 인생을 생각하면 자못 진지해지고, 어떻게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물론 명쾌한 해답을 얻지는 못합니다. 온통 실루엣으로 싸여 있어서 애매모호한 것이 우리 삶 자체일 테니까요. 명쾌하지 않아서 모호하달까 불확실하달까, 수수께끼와 같은 미래를 헤쳐가야 하기에 흥미진진한 게 우리 삶일 수도 있겠지요. 앞을 종잡을 수 없는 깊은 밀림 속 탐험과도 같은 것이 우리 삶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 삶은 행복해야 합니다. 나 개인만 행복한 게 아니라 나는 물론 나와 관계를 맺고 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다면 참 다행하고 이상적인 삶입니다. 나는 행복한데 다른 사람은 불행하다면 그건 끝없는 고민거리입니다. 나는 불행한데 다른 사람은 행복하다면 그건 참 우울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서로 행복, 나도 행복하고 다른 이도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우리는 웃을 수 있고, 세상은 살만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란 일시적 쾌락이나 즐거움 기쁨이 아닙니다. 행복은, 진정한 행복은 언제 어디서나 흡족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나는 정말 이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어, 세상을 살만한 의미가 있어, 그런 당당함과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이 회의적이라면, 그럼에도 억지로 즐겁게 살려한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 무늬만 행복입니다. 그러니까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우리도 행복한 그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 삶은 바로 애벌레들의 생존경쟁이 아니라, 나비들의 이타적인 삶의 모습들입니다. "나비가 무엇인지 얘기 좀 해 주시겠어요?" "그것은 네가 되어야 하는 바로 그것을 뜻하는 거란다. 그것은 아름다운 날개로 하늘을 날며, 하늘과 땅을 이어주기도 하지. 그것은 꽃에서 나오는 달콤한 꿀만을 마시면서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을 운반해 주기도 한단다."
거창하게 남을 도우려는 생각,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들은 은연 중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게 하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티를 내려 하게 합니다. 그런 삶을 이타적이라고 말하긴 망설여집니다. 그보다 더 나은 이타적인 삶, 진실로 이타적인 삶은 나 자신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 자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어야 합니다. 그게 진정 나비와 같은 삶입니다. 누구를 돕겠다, 좋은 일을 하겠다, 그런 의식은 전혀 하지도, 염두에 두지도 않고, 그저 자기 삶을 위해 살아갈 뿐인데도 남을 이롭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거창하게 대단한 일을 한다도 아니고 단지 내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 그렇게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비와 같은 삶입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힘이 들어가서 잘 되던 운동이나 일도 잘 안되는 것처험, 자연스럽게 잘 쓰던 글을 더 잘 쓰려하면 써지던 글도 막히는 것처럼, 의식하거나 의도하면 모든 일은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삶에서 힘을 빼고 자연스러워져야 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을 즐기면 그것이 이상적인 행복입니다. 행복이란 거창하지 않고 소박한 일상에 있습니다. 억지로 나비를 흉내내지 말고 그 나비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의도적인 행복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저절로 즐거워야 합니다. 우리 삶은 어떤 삶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직업이 아니라면 모두 의미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 자부심으로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나비와 같은 삶이며, 스스로 대견해 하는 삶일 것입니다.
나비는 꽃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꽃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단지 그가 꽃을 오가는 것은 그 꽃이 곧 그의 삶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나비의 생업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의 현장, 생업의 현장은 그처럼 충분히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됩니디. 자기 일을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임하는 당신은 이미 나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 겨드랑이 아래를 만져보세요. 거기에 갸냘프지만 날개가 돋기 시작할 겁니다. -최복현 amour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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