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11 (일) 尹 "명품백은 정치공작" vs 최재영 목사 "공익제보"
윤석열 대통령은 2월 7일 방송된 KBS 신년대담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사건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가방 수수 및 보관 경위에 대해선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최재영 목사는 "정치공작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시민단체들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 여부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는 2월 8일 통화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쓰레기를 버린 장면을 포착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는 것처럼, 나는 그 대상이 대통령 영부인이었을 뿐"이라며 "부정부패를 포착하고 이를 폭로한 것인 만큼 오히려 공익제보자로 대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미국이나 한국 정당에 가입해 본 적도 없는데 정치적인 사람으로 못 박고, 이를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를 접견한 수많은 사람들도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담 방식에 대해서도 "사건 연루자가 몰카·정치공작으로 규정하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성향에 따라 극명한 온도차가 났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명품가방 수수를 선거를 앞둔 시점에 터뜨린 정치공작으로 왜곡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피신고인인 대통령 스스로 사건 조사를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받은 금품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설명하지 않은 반쪽짜리 대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노총도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았다"면서 "부인에게 박절하게 굴 수 없다는 대통령은 유독 국민에게만은 박절하게 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편한 질문을 받고도 소신있게 답했다고 옹호했다.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사랑'의 한 회원은 "조리 있고 안정적으로 이야기할 만큼 평소 생각을 잘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조심했어야 했다고 하는 부분에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일부 유튜버가 김건희 여사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실추시킨 점을 들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실제 건사랑 측은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에 유튜버 등 21명을 ‘김건희 여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졸다가 다음 정거장서 내렸는데… 5억원 복권 대박
지하철에서 졸다가 내린 정거장에서 구매한 복권이 대박을 터트렸다. 2월 5일 동행복권에 따르면 스피또1000 78회차 당첨자 A씨는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의 한 복권 판매점에서 복권을 구매했다가 1등에 당첨됐다. A씨는 “출근 전 느낌이 좋을 때 복권을 종종 구매한다. 그날은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졸다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게 됐다. 다행히 해당 역에도 집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는 길에 복권이 생각났고 주변 판매점에 방문해서 스피또1000을 구매했다.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마치고 복권을 긁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계속 낙첨만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반전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마지막쯤에 5억원에 당첨됐다. 깜짝 놀라 10분 동안 멍하니 복권만 쳐다봤다”고 했다.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 뺨도 때려보고 꼬집어봤다”며 “과거 잘못된 선택으로 채무가 늘어나 힘든 생활을 해왔는데 함께 고생해 준 배우자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보처럼 착하게 살아온 제게 다가온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는 소감을 전했다. 또 A씨는 최근 기억에 남는 꿈에 대해 “몇 년 전 대통령을 도와드린 꿈이 기억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당첨금은 채무상환과 배우자, 자녀에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그동안 고생한 당신(아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됐으면 좋겠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쓰레기도, 택배도 두배… "명절이 겁난다"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경비원 송모(73)씨는 허리 높이까지 쌓인 알록달록한 선물세트 상자와 냉동 포장용 스티로폼, 각종 비닐 등 설 선물 박스에서 나온 재활용 쓰레기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종이 상자마다 마저 떼지 않은 테이프가 매달려있고 각기 다른 포장용재와 아이스팩까지 분리할 게 산더미였다.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에 묻은 음식물이 썩으며 나는 냄새로 악취까지 진동했다. 송씨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동료 한 명과 쓰레기 분리 작업에만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명절 땐 쓰레기가 50%는 더 나오는 데다가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 뒤처리하는 게 골치 아프다”고 한숨을 쉬었다.
◆ 기름·비린내 박스·배달용기 산더미… “쓰레기와의 전쟁”
아파트 경비원의 명절 연휴는 쓰레기와의 전쟁으로 시작된다. 주민들이 분리하지 않은 방대한 쓰레기 더미를 일일이 뒤져 재분류하는 작업량이 평소 두 배로 는다. 이날 오후 구로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장에선 사과·배 등 과일을 감싸는 포장재가 스티로폼 더미에 함께 무더기로 버려져 있었다. 망 형태를 포함한 과일용 포장재는 다시 사용할 수 없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포장용 보자기·부직포도 일반쓰레기에 해당하지만, 종이나 비닐류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은평구 응암동에서 만난 경비원 이모(77)씨는 “다른 건 몰라도 종이에서 테이프 떼는 건 알면서도 귀찮아서 안 하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연휴 중간엔 배달 음식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친다. 명절 차례가 줄면서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보다 시켜먹는 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늘어난 쓰레기 정리는 결국 경비원들의 몫이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만난 경비원 김모(66)씨는 “가끔은 먹다 남은 음식을 그대로 버리는 사람도 있어서 우리가 치우기도 한다”고 했다.
쓰레기 수거 업체도 비상이다. 보통 아파트와 계약할 때 쓰레기양이나 수거 횟수 등은 따로 명시하지 않아 양이 많으면 여러 차례 오갈 수밖에 없다. 연휴 기간이나 전후엔 하루에 정해진 아파트를 다 돌기 위해 새벽 일찍부터 나선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김모(70)씨는 “보통 수거차가 1차 종이, 2차 비닐·플라스틱을 가져가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양이 많이 나와 이따 한 번 더 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 주차난도 경비 탓… "주민 항의가 더 무서워"
경비원들은 몸이 힘든 건 둘째 문제다. 명절 땐 마음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쓰레기 문제부터 주차나 방문 차량 관리 등 주민 민원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주민으로부터 “빨리 치우라”는 항의를 받으면 몸보다 마음이 멍든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정우성(68)씨는 “아파트 경비원, 건물 관리인 경력만 40년이지만 명절 때는 여전히 긴장된다”고 말했다. “수고한다며 고맙다고 하는 주민도 많지만, 항의가 들어올까 봐 신경이 곤두선다”고 하면서다.
넘치는 선물 택배에 쓰레기를 정리하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같은 날 오후 응암동의 아파트에선 경비원이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택배 기사들이 트럭 가득 싣고 온 물품을 부지런히 옮기고 있었다. 택배기사는 “오늘은 380개를 싣고 왔는데 정확히 평소의 두 배로 1년 중 가장 많다”고 말했다. 60대 경비원 A씨는 “미관상 보기 안 좋으니 빨리 치우라는 항의를 관리 사무실로부터 들었다”며 “심지어 택배가 잘못 배송된 것까지 경비원 탓을 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 격일 24시간 근무, 가족도 못 보지만… “일 할 수 있어 감사”
외부 방문 차량이 늘면서 생기는 주차난을 경비원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연휴엔 일일이 차량을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많은 아파트가 차단기를 열어둔다. 마포구의 경비원 김모(67)씨는 "방문객이 아닌 사람들이 소란이라도 피우면 우리 잘못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24시간 격일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명절 당일도 초소를 지켜야 한다.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남모(67)씨도 연휴 마지막 날 가족과 만나기로 했다. 남씨는 “우리도 손주 보며 쉬고 싶지만, 자식들한테 손 벌리고 싶지 않다”며 “손녀 세뱃돈을 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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