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07 --- 살아 있는 마음은 흔들릴 수 있다
세월이 밉다고 빨리 가라고 하지 못하듯 거꾸로 남아있으라고도 못 한다. 세월 또한 알고 싶지 않은가 보다. 아예 귀를 막고 못 듣고 알아도 모르는 척하며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 다만 즐기고 싶은 만큼 즐기고 살고 싶은 만큼 살아보라고 하는 것만 같다. 참으로 무관한 세월인데 툭하면 세월을 탓하며 생트집을 잡으려고 한다. 세월을 애꿎게 걸고넘어지다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다. 당당히 내 잘못 내 탓이라고 솔직히 말할 수 있으면 그래도 낫지 싶다. 당장은 쑥스럽지만 그래도 떳떳해서 자존심이라도 지킬 수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잘할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될 것이다. 바람을 끌고 급히 택시에 오른다. 바람이 아무런 불평 없이 풀어져 차 내부를 시원하고 산뜻하게 한다. 안녕하세요? 기사 사장님, 좋은 차를 탈 수 있어 고맙습니다. 어디론가 떠난다. 곳곳에 우뚝우뚝 아파트가 솟아 군락을 이루고 있다. 생동감이 넘친다. 저 속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면서 수많은 생각에 수많은 비밀이 움트고 있을 것이다. 좋은 일 나쁜 일이 뒤죽박죽 뒤엉켜서 아웅다웅 수시로 날개를 접었다가 펼쳤다가 할 것이다. 겉은 태연하지 싶어도 그 속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끝없는 욕심에서 무질서하지 싶어도 무언의 타협 속에 질서를 간직하고 있다. 들여다보이지 않는 속과 달리 겉은 항상 더 푸짐하게 포장이 된다. 절망은 또 다른 도전을 하는 계기가 되면서 희망의 싹을 틔운다고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며 그냥 멈추거나 머물 수 없어 움직여야 한다. 마음을 흔드는 것은 사람을 흔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세상까지 흔들 수 있게 발전해 간다. 바람이 분다고 사람의 머리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바람이 없어도 이따금 묘한 일에 묘하게 흔들린다. 바다는 출렁출렁 멈추지 않고 생동감으로 바짝 다가선다. 흔들릴 수 있는 것은 아직 희망이 남아있어서다. 밖이 그리운지 입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봄이 스멀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