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들고 있는 사람들
지난해 가을 노회를 앞두고 느닷없이 연락을 받은 사항이 소속된 시찰회 몫의 정치부원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인적 성향이나 처한 상황등 외부 활동을 할 여력이 되지 않기에 부득이한 일을 제외하고서는 자제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치부원에 속한다는 것은 노회 정치 활동에 주요한 이력에 포함되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노회가 시작되자 친분이 있던 분들로부터 센(?)부서에 속했다며 농반 진반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서 모임에 간혹 참석을 해 보며 그 이유를 쬐끔이라도 알 것 같습니다.
인생살이를 해 보면 별거 아닌 것을 확대 해석하거나 과대포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이익과 유익을 위해서는 여러 시도를 하다가도 조금이라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안면몰수 하는 이들을 보게 됩니다. 일컬어 손절한다고 하죠.
지난 26일(금) 새벽에 아시안컵 23세 이하 축구경기가 끝난후 오늘까지 언론을 통하여 접하게 되는 축구 관련 뉴스들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들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이어야지 조금은 도가 지나침을 보게 됩니다.
바로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황선홍 감독과 관련된 보도 내용이야기입니다. 일명 카타르 참사라고 부르는 결과를 놓고 보면 축구협회가 사유화된 부작용의 늪에 한국축구는 빠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객관적 입장으로 보아도 이번 결과는 황 감독 스스로 자초한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팀을 겸임하는 두 마리 토끼잡이가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한 축구 해설가가 지적했듯이 황 감독 스스로 폭탄을 안고 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말이 적확한 상황 표현일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 이해를 전제로 하고서도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불발에 대한 책임감은 그 누구보다 황 감독 스스로 크게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치인을 비롯하여 각계의 질타를 보면서 세상 인심의 무서움을 절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 월드컵 멤버중 한명이 공개적으로 황감독의 책임을 요구하며 감독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하여 말하는 것을 보며 씁쓰레했습니다.
어느 분야든 외부에서 경험하는 것과 내부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 차이가 존재하기에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알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같은 축구인으로서, 개인과 조직간의 문제에 있어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 만한 사람이 공개 비판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지 않게 보였습니다.
패장인 감독을 향하여 돌을 손에 잡고서 던지려는 이들을 보면서 냉혹하리만치 무서운 세상 인심과 정서를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전도서 3:4)라는 말씀처럼 슬픔과 눈물을 흘리는 고통과 좌절의 시기를 겪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쓰라린 현실을 잘 이겨내고 한국축구의 도약을 위하여 한 몫을 담당해가는 축구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사실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특정인에 대한 두둔이나 비난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보다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