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간·쓸개 서서히 망가진다... 식습관 문제 커지는 이유가?
암 환자 50~60대가 절반, 누적된 식습관이 큰 영향
쓸개(담낭)에 생긴 암도 술-담배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는 여자 환자들이 꽤 많다.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쓸개나 쓸개의 통로에 암이 생긴 담낭·담도암은 2021년에만 7617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했다. 여자 환자가 꽤 많다. 남자 4085명, 여자 3532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 사망의 첫 번째 원인으로 음식을 꼽았다. 30%를 차지해 흡연과 같은 수치였다. 식생활에 신경 쓰고 담배만 안 피워도 암 사망의 60%를 줄일 수 있다.
10~25%는 만성감염, 그밖에 유전, 음주, 직업,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이 1~5% 정도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좋은 음식만 잘 먹어도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대장암-위암보다 더 위험한 암들... 간암, 췌장암, 담당암의 원인은?
대장암과 위암은 음식의 영향이 큰 대표적인 암이다. 고기 비계, 가공육에 많은 포화지방(대장암), 짠 음식 섭취(위암) 등이 최대 위험요인이다.
그런데 대장암-위암보다 사망률이 높은 암들이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간암, 췌장암, 담낭암은 술, 흡연이 위험요인으로 꼽혔지만 최근 고열량-고지방-고탄수화물 섭취 등 식습관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간, 췌장, 쓸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음식을 잘 골라서 먹어야 한다.
술 안 마셔도 걸리는 지방간... 간암 원인 2위로 떠올라
술을 안 마셔도 걸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 2위(13.6%)로 떠올랐다.
1위는 B형 간염(58.4%)이다. 대한간학회(2021년) 자료에 따르면 간암 원인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술(12.3%)과 C형 간염을 제쳤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음이 원인이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고열량-고지방-고탄수화물 음식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상태다. 매년 늘어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정도가 비알코올성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만 간암 신규환자가 1만 5131명이다.
인슐린 분비하는 췌장 혹사시키면... 암 발생 위험 커진다
2021년에만 8872명의 신규환자가 나온 췌장암도 음식 관련성이 커지고 있다. 흡연이 최대 위험요인이지만 남녀 환자 수 차이가 거의 없다.
남자 4592명, 여자 4280명이다. 중년에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당뇨 관리 중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당뇨 위험이 커진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한다. 매일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하면 췌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술-담배 적게 하는 여자 환자 너무 많아... 중년에 가장 신경 쓸 것은?
쓸개(담낭)에 생긴 암도 술-담배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는 여자 환자들이 꽤 많다.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쓸개나 쓸개의 통로에 암이 생긴 담낭·담도암은 2021년에만 7617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했다. 여자 환자가 꽤 많다. 남자 4085명, 여자 3532명이다. 동물성 지방 과다 섭취, 튀김-단 음식 등 고열량 음식으로 인해 살이 많이 찌면 담석증에 이어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담석증(쓸개에 돌이 생김)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담낭암 발생 위험이 최대 10배 높다.
암은 남녀 모두 갱년기인 50~60대 환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젊을 때부터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생활습관이 누적되어 암 세포가 움트게 된다. 중년이라도 늦지 않다.
기름진 음식, 탄 음식을 절제하고 항산화성분이 많은 채소-과일을 꾸준히 먹는 게 좋다. 암은 초기에 발견해도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년이 넘으면 식생활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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