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21주간 금요일)
‘깨어 있음’으로….
김기택 시인의 ‘아기는 힘을 다하여 잔다.’라는 시 안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수액을 퍼 올리는 뿌리와 같이, 잠은 고요하지만 있는 힘을 다하여 움직인다. 갓난아기는 한 번 깊이 잠들면 웬만한 소리에도 새근새근 입니다.
엄마는 새벽에 한 번 깨면 깊이 못 자는데 아기들은 엄마를 깨워놓고도 배만 부르면 꿈나라로 간답니다.
왜냐하면, 아기는 엄마, 아빠를 깊이 믿고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는 엄마 아빠를 믿고 새근새근 잡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길을 뚜벅뚜벅 걸으실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혼인 잔치”에 관한 비유를 시작하십니다.
지금 당장 신랑이 오면, 불이 꺼지지 않도록 기름을 유심히 볼 텐데 신랑이 더디 오고, 신랑이 오는데 긴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자 기다리는 처녀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졸음을 못 이겨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처녀들은 등을 챙기는데, 기름을 충분하게 준비하지 않는 처녀들은 다른 처녀들에게 기름을 나누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마음 아프게 거절을 당합니다.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거절당한 처녀들은 뒤늦게 기름을 사서 달려갔지만, 혼인 잔치의 문은 닫혔습니다.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하고 청하였지만, 주인은 말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혼인 잔치 비유’가 ‘심판’의 이야기로 변화되었습니다.
잠언 13장 9절 말씀입니다.
“의인들의 빛은 흥겹게 빛나지만, 악인들의 등불은 사위어 간다.”
즉, “의인들의 빛은 밝게 빛나지만, 악인들의 등불은 꺼져버린다.”라는 말입니다.
오늘 비유 말씀이 하늘 나라를 가르치기 위한 것임을 기억한다면, 여기서 기름은 ‘자기의 완고한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야 주님의 은총이 스며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완고한 마음을 비우는 것’이 ‘기름’이라면, 이런 기름은 나누어 줄 수 없고,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완고한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것은 자기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음 안에서 자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어느 날 저희에게 “영원한 하늘 나라로 돌아가야 할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영원한 하늘나라로 돌아가는 날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하늘 나라로 돌아가는 날은, 뒤돌아보다 소금 기둥 되는 불행한 날이 아니라, 평생 셋방살이하다가 자기 집을 사서 이사 갈 때 설렘과 기다림이 있어야 하는 날이다.
또한, 하늘 나라로 돌아가는 날은 형벌을 받으러 가는 두려운 날이 아니라, 세상에서 열심히 충실하게 살았으니 보상받고 칭찬받으러 가는 날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늘나라 가는 날은 소풍 가는 날처럼 기쁘게 가야 하는 날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 중에 마음대로 안 되는 분들에게 이 글을 전합니다.
이제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상황에 부닥칠 때도 있을 때‘선하고 좋게 변화시켜 주시려는 하느님의 꿈’이 있음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선하고 좋게 변화시켜 주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고운님들 안에서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을 ‘깨어 있음’이라고 합니다.
이제 그‘깨어 있음’으로 고운님들의 삶이 기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늘 ‘깨어 있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매 순간을 주님이 오시는 날에 등을 들고 준비하는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고운님들도 ‘선하고 좋게 변화시켜 주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깨어 있음’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자기의 완고한 마음을 비우는 것’이 ‘기름’이라면,
이런 기름은 나누어 줄 수 없고,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