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를 비롯해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에서도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노동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대선 이후, 3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자에 대한 노동계의 저항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쌍용자동차에서 23명의 노동자 및 가족이 목숨을 잃었으며, 지난 4일에는 노조파괴 사업장으로 알려진 유성기업에서 노동자 유 모씨가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대선 이틀 뒤인 21일에는 최강서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 노조탄압 등을 비관해 자살했으며, 하루 뒤인 22일에는 이운남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초대 조직부장이 잇따른 노동자들의 자살에 충격을 받아 투신자살했다. 또한 22일, 서울민권연대 최경남 청년활동가 역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동계가 열사정국을 맞이하면서, 민주노총은 내부 반성을 통해 투쟁을 조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2일, 논평을 발표하고 “투쟁해야 할 때 제대로 투쟁하지 못한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상황을 초래했다”며 “노동자의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음에도 소소한 문제 혹은 추상적인 담론으로 내부조차 추스르지 못하고 몇 달을 허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금속노조 1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2013년 투쟁의 포문을 열어갈 것”이라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과 우리 사회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만큼, 정부와 박근혜 당선자가 노동현안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은 두 달 넘게 철탑과 다리 위에서 혹한을 이기며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우리 사회 역시 대선의 블랙홀에 빠져 고공으로 올라간 그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그 결과 지난 5년보다 더 한 5년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암담함이 젊은 청춘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 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박근혜 당선자는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더 견디겠냐는 고인들의 절규를 깊이 새기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지회는 67일째, 유성기업지회는 64일째, 쌍용자동차지부는 34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를 비롯한 지역 노동, 사회단체 등은 오는 24일 오후,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이운남 조직부장 추모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 한진중공업지회 역시 매일 한진중공업 정문 앞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며,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연대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