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곽승훈 특파원> "승환아, 형 글러브 벗었다. 무슨 뜻인지 알지?"
'큰형님'이 글러브를 벗었다. 이유가 뭘까.
한국-일본전이 열린 16일(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한국이 2대1로 앞선 9회말 2사 1루의 위기.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했다. 첫타자인 5번 대타 아라이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진 2사 1루. 다음 타자는 6번 다무라. 초구와 2구가 연달아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는 2-0.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때 중견수 이종범이 왼손에 끼고 있던 글러브를 벗어 오른손에 들었다. 글러브를 머리 높이까지 든 뒤 앞뒤로 힘차게 흔들었다. 시선은 마운드의 오승환에게 고정. 말이 필요 없었다.
'이제 우리의 승리가 눈앞에 왔다. 땅볼도, 플라이도 필요없다. 나는 수비하지 않을테니 꼭 삼진으로 잡아달라'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이종범의 모습을 본 한국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대~한민국" 함성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그리고 오승환은 3구째 낮게 떨어지는 볼을 하나 던진 뒤 4구째에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낚았다. '큰형님'의 바람이 100%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 장면은 솜씨좋은 네티즌에 의해 동영상과 스틸사진으로 인터넷에 올려졌고, 삽시간에 '이진영의 홈송구'를 제치고 '한-일전 최고 명장면'으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이종범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이미 그 순간 경기는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대표팀의 맏형이라는 존재감과 'WBC 4강'이라는 성과로 인해 야구의 이종범을 2002년 한국 축구 월드컵 4강신화를 주도했던 홍명보(현 국가대표팀 코치)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첫댓글 수비에 집중하라는 뜻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군요-_-;
전 좀더 뜨겁게 응원해달라고 하는줄 알았음
오 나의 영웅, 역시 멋집니다.
주장으로써 상당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네요^^
이종범 전성기 포스가 워낙 강해서 한물 간거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역시 대단합니다
아 시대가 어느땐데 이종범이 나와 그만 집에가서 쉬어 라고 말했던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더군요... 이종범선수는 정말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
큣대 놔라... 가 생각 나는 이유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