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1988년 부산 칠성파-日 야쿠자 회합 참석
입력 2011-12-02 03:00업데이트 2011-12-02 13:00
1988년 11월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야쿠자 가네야마구미의 가네야마 고사부로 회장과 국내 칠성파 이강환 회장의 의형제 결연식에 참석한 강호동 씨(점선)가 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채널A 제공
최근 잠정 은퇴한 국민 MC 강호동 씨가 연예계 데뷔 전 조직폭력배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강 씨는 1988년 11월 14일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일식집에서 열린 일본 야쿠자 가네야마구미(金山組)의 가네야마 고사부로(金山耕三朗·한국명 김재학·재일교포) 회장과 국내 폭력조직 칠성파 이강환 회장의 의형제 결연식에 참석했다.
채널A가 단독 입수한 결연식 동영상에 따르면 강 씨는 이 회장 일행으로 모임에 참석했다. 당시 강 씨는 고교 졸업 직전 프로씨름계에 막 데뷔한 상태로 1년여 뒤인 1990년 3월 제18회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이강환은 1988년 10월 또 다른 폭력조직인 ‘화랑신우회’를 결성해 사실상 부산 조폭의 대부로 떠올랐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 야쿠자와의 연계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이 결연식은 야쿠자와의 연계를 위해 이뤄졌으며 이강환은 여운환(국제PJ파·호남) 최창식(수원파·수원) 박종석(번개파) 등 국내 보스급 조폭 20여 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결연식은 일명 사카스키(酒盃·주배) 의식 등 야쿠자 전통의식으로 치러졌으며 가네야마가 형, 이강환은 동생이 되는 맹약을 맺었다. 이후에는 게이샤까지 동원된 피로연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야쿠자 조직의 두목인 다니구치 마사오는 “앞으로 우리의 무력도 이강환 씨에게 지원하고 싶다”며 야쿠자의 국내 진출을 시사했다. 또 가네야마는 “칠성파 초대 보스 이○○ 씨와 20여 년 전부터 형제관계를 맺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 日결연식, 酒盃등 전통의식에 게이샤 동원 피로연 열어 ▼
결연식 후 이강환은 국내 폭력계에서 입지를 굳혔고 야쿠자의 조직관리, 치밀한 범행 수법 등을 국내 조폭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쿠자의 자금 지원을 받아 부산지역의 부동산을 여러 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야쿠자와 국내 조폭의 의형제 결연식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는 강호동 씨(왼쪽).
이후 이강환은 1991년 검찰의 ‘조폭과의 전쟁’ 때 구속돼 8년간 복역했으며 2000년에는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 싸움에 연루돼 구속됐다.
결연식에는 강호동 씨가 평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부른 씨름계의 대부 김학용 씨(2007년 별세)도 참석했다. 1950, 60년대 국내 씨름계에서 명성을 날린 김 씨는 일양약품, 진로, 삼익파이낸스 등에서 감독을 지내며 강호동 이준희 등 정상급 씨름선수를 길러냈다. 결연식의 주인공인 이강환은 1986년 대한씨름협회 산하 민속씨름협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씨 측은 “당시 일본에서 열린 위문씨름대회에 참가했는데 마침 단장(김학용 씨)이 밥이나 먹자고 해 갔던 것”이라며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차주혁 채널A 기자 chacha@donga.com
이진구 채널A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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