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담 눈 도장을 찍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정신 없이 잠을 자다 문득 눈을 떠보니 어느새 굽이진 길을 지나 도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버스 창문 너머로 촬영하기란 거의 불가...너무 지저분해서 찍어봐야 별 볼일 없지만 이건 그런대로 원하는 스타일 되시겠다.
여전히 종이 화환을 사용하는 나라들이 아직은 건재한 듯. 행사가 있는 곳마다 눈에 띄게 많았다.
꾸벅꾸벅 조는 와중에도 내리는 정류장을 놓칠새라 신경 썼던 타이중 문화창의 산업단지.
국립 타이완 미술관을 돌아보려던 계획을 마지막 날로 돌리고 찾아든 곳이나 결국 미술관은 돌아보지 못햇다.
온갖 골목길을 돌아보며 눈으로 폭풍 흡입하던 풍광들에 밀려 일정들이 자꾸만 예상을 벗어났던 까닭으로.
그래도 누구다 죄다 들러가는 곳 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떠돌며 느끼는 것이 더욱 좋았더라는 말씀.
버려진 건물을 되살려내는 센스와 창의력은 역시 창작에 관한한 오픈 마인드를 지닌 예술가들이 아니면 어려울 듯.
버려지는 플라스틱통을 재활용하여 만들어낸 벤치는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을 한다.
아, 무설재에도 만들어 두고 싶다.
시간만 되면 남녀 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혹은 가족들이 놀러와 마음껏 문화를 탐닉한다는 곳.
초록색 술 병으로 장식한 입구도 센스 만점.
본래 1922년에 일본인들이 세운 다이쇼 양조 주식회사였던 것을 광복이 되던 1945년에 포도주 양조장으로 바꾸었다가
대만 중부 중부 지역의 창조 산업과 문화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재 탄생 되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건축이나 디자인 혹은 아트 센터로 변신을 꾀하고 절대 감각의 예술 마인드를 지닌 곳으로 탈바꿈 하는 중이다.
덕분에 전국 각지는 물론 여행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받게 되는 환상의 공간이 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나 야외 전시와 코스프레를 즐기는 다양한 인간 캐릭터 군상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창의 산업단지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고 하여 타이중 역 까지 걷고 또 걸으며 대만의 골목 상권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날 돌아와 숙면을 취하게 될 숙소를 확인 한 후에 명소를 찾아다닐 동안에
짐을 파킹해 준 호텔에서 짐을 찾아들고 다시 타이중 역으로 돌아가 타이페이 행 고속 열차에 탑승.
대만에서 만나는 여자들은 대체로 남성들 기세에 눌리지 않는 듯,
아니 더 위압적이고 권위적으로 보였던 철도 종사자가 당당한 모습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 좋아보였다.
타이페이 역에서 내려 다시 "시먼西門" 행 전철울 갈아타고 드디어 그토록 가고 싶었던 시먼에 도착.
도심 곳곳이 활력이 넘쳐 좋기만 하고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광경이 흥미롭고 보행자 우선 거리가 마음에 든다.
거리 버스킹은 말할 것도 없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고 웬만한 프로 저리 가라 할 만큼 제법 규모도 크고 다양한 노래를 들려주니 잠시 귀가 즐겁다.
타이페이 숙소GO SLEEP에 짐을 풀어놓고 다시 시먼 거리로 불나방 처럼 날아다니며 거리 구경 삼매경.
옷은 말할 것도 없고 액세서리, 화장품, 신발류가 가득한 완전 종합 선물 세트같은 멀티 쇼핑 지역이기도 하다.
자유스러움과 멋스러움, 개성과 독특함이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해서 특이한 복장으로 거침없이 활보하는 청춘, 젊음이 넘치는 거리이기도 하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보니 늦은 밤도 한참이라 때가 되어 주린 배,
그러나 여전히 불편한 장 님께서 길거리 음식을 거부 하시니 할 수 없이 대만인이 하는 일식집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고 고른 것이
아, "미소 된장 라면"이라니 어이가 없어도 한참 없지만 어쩌겠는가. 그나마 장을 달래 줄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인 것을.
시먼은 나름대로 볼거리- 타투 거리, 영화 거리, 코스프레 의상 거리, 역사 거리, 약초 골목- 가 많은 도시이지만
넉넉하지 않은 시간 탓에 일일이 죄다 찾아다녀 볼 수는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유발시켰던 곳은 역시 "화시제 야시장"
더구나 시먼에 오면 누구나 맛을 보아야 한다는 아종-곱창- 국수를 먹어보지 않고 갈 수는 없어
발걸음을 빨리 하여 도착하였더니만 여전히 소문이 무성한 대로 길게 줄이 늘어져 있다.
한참을 기다려 곱창 국수를 먹으려는 찰나 딸이 한 마디 거든다.
" 아니, 배가 시원치 않다면서 이 국수 먹을 수 있겠어요?"
"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일단 유명하다니 먹어보고 안되면 또 다시 화장실로 가보는 거지 뭐"
묘하게 맛있다는 말로 마무리 하려는데 아, 얼마나 유명한지
전 세계로 날아다니며 유명하다는 음식을 찾아 전문으로 취재하는 저 남자, 케이블 티비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보던
요리 전문가로 프리랜서이건만 이름은 모르겠고-사실 친절하다면 인터넷에서 그를 찾아보고 이름 정도는 알려주는 서비스 정도는 있어야 하련만 감기 때문에 귀찮다는 핑계로-
그 남자도 직접 먹어보며 촬영을 하면서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닌가...운도 좋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상점 거리를 배회하고 돌아오니 기진맥진......와중에 "라이카" 카메라 여분 밧데리- 십 여 만원이 넘는 건데 정말 아까워라-가 분실된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
어쩌란 말이냐 도대체.
총알 없는 총잡이라니...그래도 대만에서 어찌 밧데리를 구입해 볼까 했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우리나라에서 구입하기로 하고 포기.
할 수 없이 일정 부분은 촬영이 가능하지 않았으므로 몇 군데는 그냥 머리속과 눈으로만 저장.
아쉬운지고... 밧데리 잃어버리니 그만 마음이 간사해져 다시 길을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해버리니 딸내미 혼자 그 늦은 밤 거리를 떠돌다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그 유명한" 망고 아이스크림"을 기꺼이 사가지고 와서 속상한 마음을 달래라며 터억 내어미는 바람에 웃고 말았다.
그럼,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고 화를 내봤자 나만 손해지 싶어 툭툭 털어버린 채 그 이름값 한다는 망고 아이스크림을 그 밤에 맛나게 드셔 주셨다 는..
이른 아침에 또 다시 길을 나섰다.
나서다 보니 각처로 여행객들을 모시려는 운전사들의 호객 고육책이 장난이 아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호객행위를 하였지만 노노노...우린 알아서 간다네.
터미널에 도착하여 예정된 시간에 "예류" 가는 중간 기착지까지 우리를 태워다 줄 버스를 타고 휘리릭.
버스를 타고 앞 자리에 앉아 전면을 응시하다 보니 아니 직진임에도 불구하고 웬 화살표 신호등?
다양한 체계로 운행되는 대만의 신호등이 낯설기도 하고 신호등이 있으나 마나 제 멋대로 달리는 택시와 오토바이들은 도대체 뭔가 싶기도.
더군다나 보행자 신호도 아닌 것이 멈춤 운전 대기중 시간을 알려주는 초 신호등이라니,
게다가 몇 차선이냐에 따라 대기 시간도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참 절묘한 방법일세.
날마다 교통 체증에 짜증나는 서울이나 대도시를 생각하면 이런 기발한 신호 체계는 수입해도 좋겠구만.
버스 타고 가는 와중에 눈으로만 확인한 타이페이 명물 "101 빌딩"
야간의 휘황찬란함을 구경하여야 한다고 다들 말하지만 시먼에서 다시 타이페이로 나와 빌딩을 관람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낮동안에 101 빌딩을 마주 한 것으로 오케이.
다음편에서 만날 "예류"와 "주펀"을 기대하시라.
첫댓글 그러게 기대 기대~!
사람 사는 세상이 참 다양하구먼요
배낭매고 자유로운 여행을 해서 더욱 다양한 이곳저곳을 본듯해요~! ^ ^
하긴 패키지를 하였다면 구석구석 돌아볼 시간 여유는 더더욱 없었을 듯.
돌아와 생각하니 다양한 음식을 좀더 멋어 볼 것을 이라고 후회하였다는.
워낙 물과 길거리 음식이 내게 맞지를 않아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