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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12월 16일로 모든 기말시험 일정이 종료되었습니다. 12월 4일 여성과법률(자유선택과목), 12월 12일에 비교헌법, 친족법, 12월 14일에 국제법(2), 민사소송법(2), 채권법(2) 과목(이상 전공과목)의 시험을 본 뒤 16일에 저희 학교 안성캠퍼스에서 알기쉬운뇌과학(교양과목) 시험을 치루는 일정이었습니다.
12월 22일에 프랑스로의 출국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기말고사 뒤 바로 광주로 내려가 여행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16일의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서울의 방에서 퇴실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사정상 하루 전인 15일 저녁 퇴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여행 후기는 퇴실 직후의 순간부터 16일의 안성캠퍼스 이동 여정, 다음 날 광주로의 여정을 간략히 적은 것입니다.^^ F11키를 누르시면 보다 넓은 화면으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12월 15일 저녁 - 1년여를 살아 온 정든 방에서 퇴실하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오시어 일을 도와 주셔서 한결 수월하게 이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짐을 차에 실은 뒤 신림동을 출발하여, 부모님께서는 바로 광주로 내려가시고 저는 혜화동에 있는 아버지의 거처에서 하룻밤을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사진은 서울 출발 전 부모님과 들린 식당에서 먹은 오리바베큐입니다.
오리탕은 여러 차례 먹어 봤지만, 바베큐로 오리 요리를 먹어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가격은 40,000원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맛 하나만은 대단히 좋았습니다. 언뜻 보기와는 달리 양도 많아, 왠만해서는 포만감을 느끼지 않는 제가 배부르도록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기르고 있는 토끼들입니다.
저녁식사 뒤 예정대로 부모님께서는 광주로 내려가시고(아버지께서는 서울에서 근무하시지만 주말마다 광주에 내려가십니다), 저는 혜화동 아버지의 거처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사인이 맞지 않아 아버지의 방 문을 열어 주기로 한 근무자가 이날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방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차피 다음 날의 시험 공부를 위해 잠을 잘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계획을 변경하여 서울대학교 24시간 개방 열람실에서 밤을 새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의 차를 타고 '잘 있어라 신림동아~'하고 고시촌을 떠났는데, 예상치 않게 몇 시간만에 다시 이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_-
12월 16일 - 새벽의 서울대학교 캠퍼스 산책, 그리고 안성으로의 나들이
서울대 도서관에 가기 전 신림동의 PC방에 들러 16일까지 출석을 해야 하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새벽 3시 30분경 PC방을 나서 서울대 도서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내가 더이상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새삼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진은 신림동고시촌에서 서울대학교 정문으로 걸어가던 중 촬영한 것입니다. 예전 종합공공교통여행기의 김포공항으로 가는 651번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과 같은 구도이지요.^^
서울대학교 정문입니다. 서울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문 조형물에 최근 신도색 작업과 야간 조명 설치 공사를 하여 한층 그 멋스러움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 앞에는 불법 시위 차량의 교내 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표지판이 도로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정문 조형물.
정문을 통과하여 캠퍼스를 걷습니다. '겨레와 함께 60년'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조명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새벽 네 시의 인적 없는 캠퍼스.. 낮에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이미 유명한 바이지만, 서울대 교내 도로는 대학 캠퍼스임과 동시에 시내버스의 노선이기도 합니다.
간선도로를 벗어나 행정관을 향하는 길..
최근 서울대 캠퍼스가 정문 조형물 공사와 함께, 대대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새로이 하는 단장을 하였습니다. 사진 속의 야간 조명 역시 그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투박한 국립대 캠퍼스의 이미지를 벗어나 이러한 세련미를 더해 주는 조치에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자하연에서 법과대학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제 고교 동창 친구가 법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자하연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하여 항상 이 길을 오르내리는데, 자기는 최근 새단장을 한 세련된 길보다 이런 투박한 길이 더 좋다고 합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함부로 걸어다녀도 되잖아'라는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왔더랬습니다.
자하연에서 법대기념관쪽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이 길 역시 새단장을 한 곳인데, 워낙 어두워서 사진으로는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관입니다. 그 뒤에 보이는 학생회관 건물에서는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행정관에서 중앙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이 곳 역시 리모델링을 하였습니다. 저녁에는 양쪽 모두의 조명이 켜져 있는데, 워낙 야심한 시각이라서 그런지 왼쪽 조명만이 켜져 있습니다.
중앙도서관 건물입니다. 24시간 열람실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켜져 있는 왼쪽 조명을 다시 한 번. 이번 캠퍼스 새단장 중 개인적으로는 이 길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이 곳 역시 리모델링을 하며 기존의 다소 칙칙하던 분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의 사회과학 이론을 설파하시던 키 큰 뿔테안경 아저씨와, 시종일관 담담한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서서 학생들을 바라보시던 아저씨는 지금도 잘 계신지 모르겠습니다(아시는 분들은 아실 문장입니다^^).
서울대 도서관은 고교생을 제외하고 외부인에게 개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출입시 따로이 학생증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지는 않습니다. 저도 대학교 1학년이던 2002년 여름방학 때 약 두 달 동안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당시 보았던 이 곳의 학습 열기는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가히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대학 전체의 고시촌화와 같은 다소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경험은 저의 생활 태도와 공부에 관한 자세에 커다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걸어온 길을 촬영한 사진. 색조가 다소 붉게 나왔는데, 위의 사진들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고교생 출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입니다. 강력한 단속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이따금 관리원이 열람실을 돌며 고교생을 퇴실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새벽 네 시의 하버드 도서관이라는 사진을 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사진이 정말 새벽 네 시에 촬영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 사진은 '새벽 네 시 이십 분'에 촬영한 서울대 도서관입니다.
칙칙하던 화장실 역시 리모델링을 하며 산뜻한 분위기로 탈바꿈하였습니다.
몇 시간 후에 볼 알기쉬운뇌과학 과목의 강의안입니다. 파워포인트 자료 백여 장인데, 말이 백여 장일 뿐 대빵 큰 글씨와 부담없는 내용으로 한없는 친근감을 주는 한편, 문제 역시 객관식 50문제로 사전 공지가 되었기 때문에 시험을 본다는 부담감은 거의 느끼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아야 한 과목에 수십 페이지, 많으면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내용을 꼼꼼히 읽고 줄긋고 이해하고 외워서 '~~를 논하라'는 한 줄짜리 문제(케이스 문제라면 문제를 파악하는 데에도 몇 분이 걸리는)에 몇 장의 답안지를 채워 나가야 하는 전공 과목 시험에 비하면 정말 한없이 부담없고 친근한 시험입니다. 이 날이 전공 과목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면 이 여행 후기를 올릴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두시간여동안 100여장의 강의안 내용 파악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7시가 넘었지만 캠퍼스는 아직도 밤의 적막한 분위기에 싸여 있었습니다.
중앙도서관에서 학생회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텔레비전 뉴스에서 대학 관련 소식을 전할 때 학생들이 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담은 화면이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_-
학생회관 식당에서 아침을 먹을까 했는데, 방학중에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데다 제공이 되는 학기중에도 여덟 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화장실에 들러 정문으로 걸어 나왔을 때에는 날이 완전히 밝았습니다. 정문 조형물을 측면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서울대 정문에서 관악교통 5412번을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 왔습니다. 이미 서울<->안성 왕복 승차권을 예매해 두었기 때문에 좌석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제가 수강하는 알기쉬운뇌과학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만 해도 360여명이었기 때문에, 창구는 이 날 안성캠퍼스 시험을 치루고자 하는 학생들로 이미 붐비고 있었습니다.
두 대의 안성행 금호고속 GRANBIRD HD Bluesky입니다. 2150호는 8시 20분발, 2149호는 8시 40분발이군요.
곧 출발하는 2150호 역시 거의 안성캠퍼스 시험을 치루는 학생들로 만석이 됩니다.
경부선터미널 승차장과 하차장.
8시 20분발 2150호가 출발하자, 8시 30분에 출발하는 동양고속 GRANBIRD HD Bluesky가 승차홈에 들어옵니다.
짧은 승차홈 구경을 마치고 아침을 먹기 위해 하차홈쪽에 위치한 경상도식당을 찾았습니다. 5,000원짜리 갈비탕을 먹었는데, 상급이라고 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지만 터미널 식당의 음식으로서는 무난히 먹을 만 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승차홈으로 돌아와 보니, 제가 타고 갈 9시 5분발 안성행 동양고속 GRANBIRD HD Sunshine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진고속에서 인수한 차량입니다.
동양고속 우등 DONGYANG EXPRESS라는 측면 표기가 시원스러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버스 회사의 고유도색 중 동양고속의 도색이 가장 괜찮아 보인다는 생각을 합니다.
9시 정각에 출발하는 안성행 금호고속 GRANBIRD SUPER PREMIUM Sunshine 기존고속이 뒤늦게 승차홈에 들어옵니다. 역시 학생들이 줄줄이 늘어서는 모습입니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제가 탈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제가 앉아 갈 3호석 시트입니다.
9시발 기존고속에 승차한 학생들이 버스에서도 열심히 강의안을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동하면서 공부를 하는 체질이나 성격이 아닌 데다 시험에 대한 부담도 없었기 때문에 강의안은 안성캠퍼스 도착 뒤 훑어보며 정리만 할 요량으로 가방 속에 고이 모셔서 항공기형 선반에 올려 놓았습니다.
의도하며 사진을 찍은 것은 전혀 아닌데, 냉장고 대신 냉장고형 박스를 설치하여 신차를 출고하는 금호고속과, 실제의 냉장고에 '냉 장 고'라는 안내 문구까지 붙여 강조를 하는 동양고속(또는 인수 전 한진고속) 두 차량간의 대비가 극명하게 나타난 듯한 인상을 받은 사진입니다.-_-
시험을 치룰 학생들이 열심히 두 대의 차량에 승차합니다. 행선판이 왼쪽으로 이동하며 시야가 개선되었습니다.
제가 앉은 좌석의 레그룸입니다. 앞뒤 간격에는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는데, 오른쪽의 방열판이 무척 거슬렸습니다.
버스는 안성을 향하여 시원스럽게 고속국도를 달렸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안성캠퍼스를 찾아야 한다는 데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했지만, 저는 모처럼만의 드라이브를 하는 듯한 기분에 오히려 안성캠퍼스 시험을 반기는 입장입니다.
전날 밤을 샌 영향으로 피곤함을 느껴 이 사진을 찍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떠 보니 버스가 안성나들목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터미널을 출발한 지 채 한 시간이 안 되어 버스는 학생들을 중앙대 안성캠퍼스 정문에 내려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문에서 캠퍼스 안을 운행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저는 그냥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부산에 가는 비행기 운임 10만 원은 아깝지 않지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버스 운임 8~900원은 아깝습니다.-_- 꼭 버스비 문제가 아니라, 설마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해도 모처럼 온 안성캠퍼스 교내를 산책하는 것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한적한 분위기의 안성캠퍼스. 아까 말씀드린 고교 동창 친구가 저희 학교 서울캠퍼스에 왔을 때 '학교가 고등학교 세 개를 합쳐 놓은 것 같다'라는 평을 했고 저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는데, 안성캠퍼스는 그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대단한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시험을 볼 강의실에서는 앞선 시간의 다른 시험이 치루어지고 있어서, 일단 시험이 없는 다른 강의실에서 강의안을 정리하였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속독을 하듯이 빠르게 종이를 넘기며 핵심 사항을 훑어보았습니다. 사진으로도 어느정도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강의실 시설이 상당히 열악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시험 시간을 맞이하여 저의 시험 강의실로 이동하였고, 11시부터 11시 50분까지의 50분 동안 50문제의 객관식 문제를 풀이하는 방식의 시험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담당 교수님인 의과대학 의학과 이무열 교수님과 함께. 시간강사가 아닌 의대 정교수님이 교양 과목의 강의를 맡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소탈하면서도 친근한 성격으로 매우 높은 인기를 끄시는 교수님이며, 미니홈피는 학생들의 방문으로 항상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나간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야 나름대로의 가채점을 해 보니, 일단 만점을 받은 것으로 판단이 되어 기분이 날아갈 듯 했습니다. 캠퍼스 구내 식당에서 먹은 1,600원짜리 점심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탈 수도 있었지만, 예매를 해 둔 버스의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안성 터미널 구경을 해 볼 생각으로 시험을 치룬 외국어대학 건물 앞에서 백성운수 1번 버스를 탔습니다. 하아~ 안성터미널(?)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상당히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입니다. 7, 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인상의 구식 시설이 좋게 말하면 정감 있기도 했지만, 터미널의 시설로서는 상당히 비좁고 열악했습니다.
서울에 갈 때에도 제가 타고 왔던 동일 차량, 동일 좌석을 이용합니다. 사실 좋은 전망을 감상할 생각으로 3번 좌석을 선택한 것인데, 안성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는 밤을 샌 데 대한 피곤함으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과 안도감으로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어 버렸습니다.
사실 원래의 이 날 일정은 시험을 마친 뒤 바로 안성발 광주행 동양고속 3번 좌석을 타고 광주로 가는 것이었는데, 절친한 대학 선배 형 한 분이 유럽여행 축의금(?)이라도 줄 테니 하루 있다 가라고 하셔서 코버스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서울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 00학번인 선배 형(나이는 99학번)은 대학 4학년이던 2003년 12월 법원행정고등고시에 최연소합격하여, 이듬해인 2004년 2월 법과대학 수석졸업, 6월 법원공무원교육원을 수석수료하고 현재 서울북부지방법원 사무관으로 근무중입니다. 당시 최연소합격한 형의 연령이 워낙 파격적이라, 합격 뒤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국 최연소 법원사무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형의 아버지께서는 군산에 혼자 계시고, 형과 형의 어머니, 여동생(저보다 한 살 많은 중학교 선생님)이 상계8동의 공무원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형이 대학 시절부터 저를 무척 아껴 주셔서, 이렇게 가족이 있는 집에 놀러 가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하는 영광을 얻습니다. 형이 전주지방법원에 근무하며 군산 집에서 통근을 하실 때에는 거의 일주일동안 신세를 진 적도 있습니다.=.=
형은 내년 9월에 법무장교로 군입대를 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군미필자 중 사법시험 합격자는 성적과 신검 급수에 따라 군법무관 또는 공익법무관으로, 고등고시 합격자는 시험 종류에 따라 법무장교나 행정장교 등 장교로 군을 필하게 됩니다).
간만에 많은 눈이 내려, 바깥은 온통 눈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이 날은 형 아버지의 생신으로 아버지도 군산에서 올라와 계셔서, 저까지 다섯 명이 케이크에 촛불을 꽂고 축하 노래를 부르며 조촐한 파티를 하였습니다.
이날은 마침 여성과법률 과목의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성적이 공시되는 날이기도 하여 형의 집에서 인터넷으로 이를 확인하였는데(새벽 신림동 PC방에서는 온라인 수업 출석만을 할 생각에 미처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99점을 받았음을 확인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95~100점 사이의 점수에 A+를 부여하기 때문에 한 과목에서 A+를 받는 것을 사실상 확정한 것입니다.
아직 전체 성적이 뜨지 않은 현재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대학 입학 뒤 처음으로 이른바 '올에이쁠'이란 것을 은근 기대하며 성적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발표일이 12월 27일이라서, 최종 결과는 프랑스에서 이를 확인하게 될 것 같습니다.
12. 17 - 서울에서 광주로
신세를 진 형과 가족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 뒤 집을 나섰습니다. 16시 25분에 용산역을 출발하는 목포행 고속철의 승차권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제가 탈 고속철의 승차권입니다. 아래의 새마을호 승차권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으로 일정 변경이 되어, 수수료 400원을 지급하고 반환 처리하였습니다.
특실 승차권을 제시하고 용산역 라운지에 입장하여 서비스로 제공되는 카페라떼를 마셨습니다.
일요일의 오후, 용산역 맞이방은 무척 붐비는 모습입니다.
제가 타고 갈 목포행 고속철 제411열차입니다. 용산-서대전-익산-송정리-목포의 필수 정차역에만 서는 열차로, 이 다이아가 마음에 들어 선택을 하였습니다.
열차가 광명역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고속선을 달리는 순간. 바깥 세상은 온통 설원의 풍경입니다. 고속철을 타고 달리며 설원을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평화로운 설원의 풍경.
열차가 천안/아산/온양온천역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서대전역이 가까워져 올수록 날이 어두워짐을 느낍니다.
서대전역 출발 뒤의 객실 풍경입니다. 대각선 뒤의 2인석에는 한 쌍의 젊은 커플이 앉았는데, 창측에 앉은 여자분이 휴대전화로 나지막이 통화를 하며 일반실 승차권이 없어 특실을 탔다는 말을 합니다. 주말열차로 특실 역시 만석이었지만, 이 날 우리 객실은 승객들의 높은 공공질서 의식으로 시종일관 매우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하였습니다.
저의 목적지인 송정리역에 거의 다다른 열차가 그 전의 선택 정차역인 장성역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광주에 도착하여 집으로 가기 전, 최근 이전 개업을 한 중학교 동창 친구 부모님의 식당에 들러 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송정리역에서 구 도청으로 가는 5번 버스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친구는 아직 기말시험이 끝나지 않아 서울에 있었고, 친구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일을 도와 드리는 누나가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예전 식당과는 달이 이전을 해 온 이 곳에서는 포장마차 형식의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장마차에 맞는 새로운 메뉴가 많이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속의 국수도 그 중 하나인데, 각종 해산물 등의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 만든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맛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그 뒤의 생피조개 역시 한입 배어 물 때마다 새빨간 피가 입안을 흥건히 적시어 마음껏 바다내음을 느끼게 해 주었고, 잘 익은 묵은김치와 사진에는 나오지 않은 고동까지, 정말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포장마차 내부입니다. 친구 어머니와 누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두 분께 인사를 드리고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조만간 포장마차 옆과 뒤의 공간에도 좌석을 설치하여 본격적인 포장마차의 분위기를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멍구네집'이라는 이전 식당의 상호는, '이름은 좀 바보스럽게 지어야 오래 산다'라는 친구 할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김상구'라는 친구의 이름을 '멍구'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가족들의 관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부근에 위치한 예전 친구집 식당입니다. 식당의 장소를 옮기기는 했지만 이 건물 전체가 친구 집 소유입니다. 현재는 다른 사람에게 1층의 세를 내 준 상태인데, 멍구네집이라는 식당의 상호는 세입자가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판이 바뀌었군요.
친구의 집을 나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촬영한 구 도청 건물입니다. 현재는 전남지방경찰청 청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눈보라 속의 건물 모습이 인상깊어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 사진에는 그러한 느낌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는 구 도청 앞 분수대. 이번 여행 일지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읽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뜻깊은 성탄절과 연말 보내시고, 다가오는 새해도 힘차게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음 여행기의 예고편(!?)
12월 20일 광주발 김포행 비행기의 예약 내역입니다.
12월 21일 중앙대학교병원에서의 예약 진료, 지인과의 점심, 유레일패스 구입, 친척 누나가 구입해 올 것을 부탁한 이집트 여행 서적 구입, 교수님 및 몇몇 학생과의 저녁 송년회 등으로 하루를 보내고 12월 22일에 출국할 예정입니다.
인천-파리 여정의 왕복 예약 내역입니다.
첫댓글 반갑습니다. 저도 중앙대생입니다. ( 서울 캠퍼스 법과대 )
경부고속도로네요 안선 IC 부근 여기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구간.
여행기 잘 보고 가요 ^ ^
좋은 시간과 추억의 시간들을 보내셨군요~~ 부럽습니다!! ^^ 글구 잘 보았네요!!
감사합니다.^^ 카페에서 동문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