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 마치고 오던 길에 아내와 동네 기사식당에 들렀다. 누구는 기사식당 싫어하지만, 나는 조촐한 식당 좋아한다. 만 원 이상 식당은 잘 안간다. 먼저 상 위에서 눈에 띈, 기름 안 바른 김 여나문 장, 쪽파 썰어 넣은 간장, 멸치 볶음, 무채, 김치, 도토리묵, 된장찌개 보고 문득 김형석 교수님을 생각했다. 그분도 집에서 이런 간단한 식단을 즐기시는 걸 TV에서 본 적 있다. 그래서 100세 이상 장수하시는지 모른다. 나도 철학 배웠고, 김형석 교수도 철학 강의 했다. 그분 친구는 김태길, 안병욱 교수인데, 두 분 다 타계하시고 혼자 남았다. 나 역시 비슷하다. 철학과 친구 송 모는 프린스턴 장학생으로 경북대 교수했고, 권 모는 아데네 대학 나와 고대서 강의했지만, 막걸리와 문학 사랑하는 나만 남기고 떠났다.
기름 바르지 않은 김은 권 모 18번 도시락 메뉴였다. 그는 도봉산 전태일 토굴집 옆에 살면서 1년 365일 김 몇 장과 병 김치 몇 쪽으로 밥을 먹었다. 모시던 A 그룹 김회장은 항상 밥상에 멸치 볶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분 개인 재산은 3兆였다. 나는 지금도 그분의 근검절약 정신을 존경하여 당시 그분이 즐기던 1500원 하던 칼국수 생각나는 우리 동네 싸구려 칼국수 집 자주 들린다.
소크라테스가 감옥에서 죽을 때 친구에게 이런 유언 남겼다. '어이,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내가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두었다가 갚아주게'라고. 얼마나 소박하고 인간적인가. 나는 김 한 장이 상당한 영양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간장 된장이 약이라 생각 한다. 그러나 장수는 별로 바라지 않는다.
주변에 사업하는 친구가 있다. 바둑판에 나온 그들이 군말없이 친구들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길 즐기는 걸 보면 착하다 생각한다.반면 그렇지 못한 친구는 촌스럽게 생각한다.
첫댓글 글이 끊겨서
참으로 정직하게 사십니다.그러니까 건강을 유지 할 수가 있지 않을까요?오래 오래 사세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