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제6장(第六章) 지(知)가 과(過)·불급(不及)이 없어서 도(道)가 행해지게 된 이유이다.
子曰 舜은 其大知(智) 也與신저 舜이 好問而好察邇言하시되 隱惡而揚善하시며 執其兩端하사 用其中於民하시니 其斯以爲舜乎신저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임금은 큰 지혜이실 것이다. 순(舜)임금은 묻기를 좋아하시고, 천근(淺近)한 말씀을 살피기 좋아하시되, 악(惡)을 숨겨 주고 선(善)을 드날리시며, 두 끝을 잡으시어 그 중(中)을 백성에게 쓰시니, 그 때문에 순(舜)임금이 되신 것이다.”
舜之所以爲大知者는 以其不自用而取諸人也라 邇言者는 淺近之言이로되 猶必察焉하시니 其無遺善을 可知라 然이나 於其言之未善者엔 則隱而不宣하고 其善者엔 則播而不匿하여 其廣大光明이 又如此하시니 則人孰不樂告以善哉리오 兩端은 謂衆論不同之極致라 蓋凡物이 皆有兩端하니 如小大厚薄之類라 於善之中에 又執其兩端而量度以取中然後에 用之하시니 則其擇之審而行之至矣라 然이나 非在我之權度精切不差면 何以與此리오 此는 知之所以無過不及而道之所以行也니라
순(舜)임금이 큰 지혜가 되신 까닭은 자기 지혜를 쓰지 않고 남에게서 취하셨기 때문이다. 이언(邇言)은 천근(淺近)한 말인데도 오히려 반드시 살피셨으니, 그 버린 선(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의 선(善)하지 못한 것은 숨겨 주고 드러내지 않으며, 그 선(善)한 것은 전파(傳播)하고 숨기지 아니하여, 광대(廣大)하고 광명(光明)함이 또 이와 같았으니, 사람들이 그 누가 선(善)으로써 말해 주기를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양단(兩端)은 중론(衆論)이 같지 않음의 극치(極致)를 이른다. 모든 사물에는 다 양단(兩端)이 있으니, 소(小)와 대(大), 후(厚)와 박(薄)과 같은 종류이다. 선(善)의 가운데에 또 그 두 끝을 잡고서 헤아려 중(中)을 취한 뒤에 쓴다면, 택(擇)함이 분명하고 행함이 지극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있는 권도(權度)[저울과 자] 가 정(精)하고 간절하여 어그러지지 않는 자가 아니면, 어찌 이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이는 지(知)가 과(過)·불급(不及)이 없어서 도(道)가 행해지게 된 이유이다.
右는 第六章이라
우(右)는 제6장(第六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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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6장)
子曰:「舜其大知也與!舜好問以好察邇言。
隱惡而揚善。執其兩端,用其中於民。
其斯以爲舜乎!」
자왈 순기대지야여 순호문이호찰이언
은악이양선 집기양단 용기중어민
기사이위순호
<직역>
스승 말하셨다(子曰) 순임금(舜) 아마(其) 큰 지혜(大知) 일 것이도다(也與)
순임금(舜)은 묻기를 좋아하(好問)고(以) 가까운 말(邇言)을 살피기(察)를 좋아했다(好)
악을 숨기(隱惡)고(而) 선을 높였다(揚善) 그 양 끝(其兩端)을 잡(執)고 백성에게(於民) 그 중간(其中)을 사용했다(用)
아마(其) 이것(斯)이 순임금(舜)으로 여기도록(以爲)하겠지(乎)
<해석>
공자 말하셨다. 순임금은 큰 지혜로운 사람일 것이다. 순임금은 묻기를 좋아하고 일상적인 천한 말도 살피기를 좋아했다. 악은 숨기고 선을 높게 했다. 양 극단을 모두 파악하고는 백성에게 그 중간을 사용했다. 이것이 순임금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일 것이다.
<해설>
이제 너무 어려운 부분은 지나갔다. 물론 중용은 전체가 어렵다. 주자는 중용의 어려움을 ‘中庸初學者未當理會’라고 말했다. 즉 ‘중용은 초학자가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시작부터 천명과 성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구체적으로 만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추상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다. 철학적 주제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논어에서는 다행히도 공선생님이 철학을 철학으로 설명하지 않고 모르는 자를 가르치는 용어로 설명하시니 초학자들도 공자의 이야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본래 모르는 사람은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법이다.
순임금이 큰 지혜(大智)인 이유는 자신의 지식에 기대어 일처리 하지 않고 남의 지혜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묻고 살피고 여러 의견을 듣고 그중에 가장 좋고 적당한 것을 채택하면서 집단의 지혜를 자신이 사용하니 큰 지혜가 되는 것이다. 묻기를 좋아하고 이언(邇言)을 살피기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언(邇言-가까운 말)은 아언(雅言-우아한 말)에 대비되는 통속적인 말을 뜻한다. 교향곡이 아언이라면 뽕짝이 이언이다. 백성들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살피기를 좋아하듯 여론에 신경 썼다는 이야기다.
위의 구절에서 공선생님은 중용의 출발이 어디인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순임금은 양극단을 잡은 후 백성에게 그 중앙을 사용했다고 공자 말한다. 정사를 함에 있어 먼저 양 극단의 주장을 듣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수의 의견에 따라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여론에 신경 쓰고 양극단의 주장 중에 중앙을 택하는 것은 독단을 피하고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며 백성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원칙이다.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투표를 통해 백성의 다수 여론을 수렴하고 심지어 그 다수가 권력을 장악하게 하는 시스템인데 순임금의 중앙을 잡는 정치의 원칙과 별로 다르지 않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당이 여론을 거스르고 한쪽 극단을 잡아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중앙을 잡는 것이 중용의 핵심적인 생각인데 이 이야기는 우임금에게 한 순임금의 말에서 출발한다. 서경 우서(虞書) 대우모(大禹謨)에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는데 그 중에 윤집궐중(允執厥中)이란 구절이 있다. 진실로(允) 그(厥) 중앙(中)을 잡아라(執)라는 말이다. 공자의 말과 서경을 참고로 하면 중용의 출발은 정치라고 보면 된다. 그 이외의 잡다한 철학적인 중용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중용에 대한 이해를 방해할 확률이 높다.
<한자해석>
舜(순임금 순) : 순임금, 무궁화, 뛰어나다
以(써 이) : ~로써, ~때문에, ~하여, 그리고(순접), 이미,
邇(가까울 이) : 가깝다, 가까이하다
其(그 기) : 그, 그것, 만약, 아마도, 아직, 역시, 장차
斯(이 사) : 이, 이것, 곧, 이에, 잠시
以爲(이위) : 여기다, 생각하다, 간주하다
<영역>
The Master said, "There was Shun:-He indeed was greatly wise! Shun loved to question others, and to study their words, though they might be shallow. He concealed what was bad in them and displayed what was good. He took hold of their two extremes, determined the Mean, and employed it in his government of the people. It was by this that he was S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