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도 그렇습니다. 반야심경이 좋다고 정신줄을 놓습니다. 반야심경이 좋습니까. 그거 살아가는데 뭐 도움이 됩니까.
희망과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다 허망한 것이라고 초를 쳐버립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오열하는 상주들에게 생사는 원래없는 거라고 삥 돌게 만듭니다.
반야심경은 연기법을 충분히 이해한 사람들이라야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므로 살기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실과는 아주 동떨어진 이론입니다.
보통의 범부들은 백 번 천 번을 들어도 아무 이익이 없고 백 번 천 번을 읽고 외워도 효험이 없습니다. 입만 아픈 채로 그냥 빈손으로 일어섭니다.
사람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어렵게 들어갑니다. 더 부피가 큰 금강경을 잡습니다. 그거 많이 독경하면 소원성취 된다고 잇몸이 퉁퉁 붓도록 밤새도록 독경합니다.
그러다 법화경을 만납니다. 너무너무 좋아서 죽어라 사경에 올인합니다. 그러다 화엄경을 배웁니다. 광활한 법계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것이 시들해지면 또다른 배울 것을 찾습니다. 사람이 바뀌어야 되는데 경전만 자꾸 바뀝니다. 그러면 아는 것은 많고 교만만 자라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집니다.
그때 그들에게 나타난 것이 바로 니까야입니다. 들어봤을 겁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소승경전입니다. 그것도 시절인연이 다하면 아가마가 또 등장할 것입니다. 틀림없습니다.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아가마 아가마.
절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3배를 합니다. 그러다가 108배를 합니다. 그러다가 1000배를 합니다. 그러다 3000배를 합니다.
그러다 만 배 했다고 자랑합니다. 그게 다입니다. 절 많이 했다는 이력을 달고 그 다음 신행은 포기해 버립니다. 참 소득없는 짓만 골라서 합니다.
참례도 그렇습니다. 전국에 이름난 사찰들을 다 찾아다니며 참배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인도의 사대성지를 다 다녔다고 합니다. 중국의 사대성지를 다 다녔다고 합니다.
지금은 일본의 유명사찰을 훑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은 이 지구가 이미 석가모니부처의 성지라는 것을 통이 작아서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평생을 불교의 언저리만 헤맵니다. 우물을 파려면 한 곳에만 파야합니다. 전문가는 한 군데만 팝니다. 비전문가는 언제나 바쁘게 이리저리 파고 다닙니다. 백수가 과로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선해서 뭐 부처가 될 일이 있습니까. 진언 많이 외워서 즉신성불이 되겠습니까. 기복 기도 많이 해서 천년만년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까.
경전 많이 배워서 뭐 논문 쓸 일이 있습니까. 경전을 아무리 많이 배워도 그 속에 나아갈 길을 못 찾으면 허당이 됩니다.
그래서 경전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본다고 하는 것입니다. 무슨 경전을 배웁니까? 금강경을 봅니다. 이렇게 대답해야 하는 겁니다.
출처 : 원효센터 공파스님.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 백중기도 입재법문 중 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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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좋아합니까. 희망과 행복을 꿈꾸는 중생에게 초를 쳐버리는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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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人空을 증득하기 위한 실천의 수행없이 그냥 외우기만 하면 어떤 사람이 나는 대통령이다 라고 맨날 중얼거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고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집착과 분별의 아이콘 범부가 오온개공을 대번에 직관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곳, 극락세계.
이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눈길조차 주지않은 멋진 장부가 되는 길. 그 세계로 가는 열차에 탑승하는 티켓 놓치지 않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반야심경 안 들어본 사람없고 안 배운 불자가 없다. 그런데도 불교의 교세가 날로 쇠퇴하고 있다.
그것은 이 실상경전인 반야심경이 그들의 삶에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꼭 산수에 재미붙힌 유아에게 고등수학을 말하는 것과 같아서 그렇다.
이별을 해 본사람만이 사랑이 허망하다는 것을 알듯 인생을 살아본 사람만이 인생이 덧없음을 안다.
다 떠나고 다 없어질때라야 만이 세상이 진짜 무상함을 아는데,
거기에 복덕이 있으면 그때서야 이 공 도리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반야심경과 금강경은 조사불교에서만 소중히 여길 뿐 일반범부들에게는 그림의 떡과같은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