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보도된 대학 서열에서 서강대학의 위치는 처참하다. 분통이 터진다.
대오각성하고 근원적이고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모교의 미래는 암담하다. 겉치레 장식물들을 떼어버리는 것이 급선무 중의 하나이다.
철학과, 사학과, 국문과, 영문과 등등 소위 인문학과들을 가칭 ‘인문교양학과’로 통폐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 아예 폐과해버리면 더 좋을 것이다.
이 분야들은 구태여 비싼 학비를 ‘낭비’하며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고졸 수준의 지능이면 누구나 독학할 수 있으며, 또한 국가 또는 사회의 입장에서도 투자할 만한 ‘생산성’이 없는 것이다.
예컨대 키에르케고르는 굳이 철학 강의를 들어야 아는가? 혼자서 읽으면서 그가 레기네를 사랑하고 헤어진 사연에 동정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면 되는 것이다. 칸트나 헤겔 처럼 난해한 책들은 외면해 버려도 별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포장지만 뜯기 어려울 뿐이지 그들의 핵심 메시지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보편적인 명제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66권의 방대한 성경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은가! 지적 호기심을 억제하기 어렵거든 주석서를 옆에 놓고 읽으면 되는 것이다.
풀루타크 영웅전이나 시저의 갈리아 전기는 워낙 흥미진진하므로 사학 강의실에서 보다 침대에서 뒹굴며 읽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상당수의 일류 작가 또는 문필가들은 국문과의 문턱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다. 게다가 시와 소설은 그냥 읽으면 되는 것이지, 강의 '씩'이나 들을 필요가 어디 있는가!
‘내로라’ 하는 영어의 달인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비영문과 출신 중에 훨씬 더 많다. 녹음 테이프를 틀어 놓고 달달 외우고 있으면 외국어가 되는 것인데, 무슨 해외 어학 연수니 조기 유학이니 하며 요란법석을 떠는가! 나는 일어를 배워보겠다고 학원에 등록한 일이 있다. 강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나는 호흡이 가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사흘만에 포기하고, 집에서 혼자 녹음 테이프 틀어 놓고 달달 외우다 보니 학원의 3개월 진도를 한달도 채 안 되어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국가를 플라톤의 소위 '철학자 왕’이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은 고전이다. 말하자면 이공학적 '기술’ 또는 '지식'은 지엽일 따름이며 숲을 보는 인문과학적 '지혜’를 갖춘 현자만이 나라를 바르게 다스릴 수 있다는 요지이다. 사계의 당사자들은 이런 국가 '지도자’들을 육성하기 위하여 인문학을 살려야 한다고 강변할지도 모르겠다.
천만의 말씀이다. 양명학에서 '천명지성’과 '양지'를 말하거니와, 지혜는 선택 받은 사람들이 타고 나는 것이지 배워 얻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현대사의 가장 지혜로웠던 지도자는 박통과 DJ였다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전자는 배운 것이라고는 총질밖에 없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연출하지 않았는가! 후자는 IMF 위기의 벼랑 끝에서 나라를 살려냈지만 그의 학력은 오늘의 학제로 환산하면 '고졸'도 채 못되지 않은가! 경제학자가 정권을 잡으면 오히려 경제를 망친다고 하지 않은가!
학비를 투자하면서 배워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오히려 기술이고 지식이다. 따라서 정부 또는 대학당국이 돈을 쏟아 부어 국가발전을 도모해야 할 부문에서 인문학은 제외되어야 마땅하다.
허세의 장식물들을 떼어냄으로써 절약된 돈은 이공학 분야를 육성하거나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데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제가 글을 올리면 제 이름으로 오르거든요? 김형민씨 서강총동문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가입하시고 나서 글을 올리도록 하시지요. 투고란에는 올리면서(이건 총동문회 홈지기가 글을 올릴지 말지를 결정하고나서 올리는곳)전화번호는 김형민씨 전화번호를 남겼습니다.
전에 어떤 후배가 우리 카페로 들어와 법인 홈피 주소를 알려준 일이 있습니다. 그것을 검색해내면 되는데 내 실력으로 쉽지가 않군요. 수고스럽지만 그것을 카페에서 찾아내 주시면 되는데.
어려운 이야기 입니다. 겉에서보는것과 실제 관계되있는사람과는 엄청난 서고의 차이가 있지요.뜻은 좋으나 현실이 따라주어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