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 작품집「노란집」, 2000년 초반부에 쓴 소설과 수필 수록
노란집 (박완서 지음/열림원/1만 원)
한국 문단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작가 박완서(1931~2011)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년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박완서 선생의 글은 여전히 소설과 수필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가슴 설레게 하고, 특히 가톨릭 신자들은 '정혜 엘리사벳'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신앙인이기도 했던 그의 작품을 신부님들의 강론과 주보 글에서도 심심치 않게 만나곤 한다. 최근 박완서 선생의 유작을 모은 작품집「노란집」이 출간됐다.
책 제목 '노란집'은 선생이 서울의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1990년대 후반에 이사한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노란빛 '땅집'(단독주택)을 말한다. 책의 서문을 쓴 박완서 선생의 장녀 호원숙(비아)씨에 따르면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모두 선생이 아치울 노란집에 살면서 2000년대 초반부에 쓴 글이다. 앞서 발간된 작품집 「세상에 예쁜 것」에 수록된 작품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쓴 것들로, 이 책과는 시기적으로 구분된다.
책은 6장으로 이뤄졌다. 1장은 '그들만의 사랑법'이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이다. 호원숙씨 표현대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경쾌함과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 박완서 선생의 진면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2장부터 6장까지는 대부분 수필이다. 할머니가 손자들에게 두런두런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푸근함과 젊은 세대에 대한 당부부터 노년의 삶을 살면서 일어나는 자잘한 경험과 느낌,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큰 작가로 살면서 문학인이자 신앙인, 생활인으로서 경험하고 느낀 영성적 지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김민정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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