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수
-*좋은 하루 되세요"
언제부터 인지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란 인사를 자주 듣게 된다. 젊은이들이 “좋은 아침!” 이란 인사를 주고받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모두 영어를 우리말로 옮긴 것 인데, 적절한 인사가 부족하던 터라 꽤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 말에 인사말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할 때 항상 예로 드는 것이 “진지 잡수셨습니까”란 인사다. 지금 들으면 우습지만, 농경사회에서는 따뜻한 배려가 담긴 인사였다. 그러나 그 인사는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속에 우스꽝스런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다.
우리가 풍부한 인사말을 갖지 못한 것은 깍듯한 인사보다 은근히 마음을 전하는 것을 점잖게 여기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적절한 인사말이 발달하지 못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공동체 의식이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질만능 풍조, 무한경쟁, 너 죽고 나 죽자는 막가 파 식 대결이 만연하면서 인사는커녕 적대감으로 서로를 대하는 병든 사회가 됐다. 한 아파트 주민끼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웃으며 인사하는 대신 아래 위를 쓱 훑어보는 민망한 사회가 됐다.
그런데 최근에 (대개 1년 전쯤부터) 인사에 대한 응답이 돌아왔다.
내가 인사하기 전에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먼저 인사하는 기사들이 더 많다.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친절교육’을 시행한 결과인가 생각해 본다.
아니면 이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되어 서로 인사를 주고받을 여유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한마디 인사가 공동체로 맺어준다. “좋은 하루 되세요”란 인사는 함께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약속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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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