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절 거룩한 이들의 도통한 이야기
1. 그때에 부처님은 여러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불법 가운데서 처음 깨달을 적에, 무슨 방편으로 삼매에 들어갔느냐?“
향엄 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나서 이렇게 여쭈었다.
“ 나는 부처님께서 모든 끝이 있는 법을 자세히 관하라 하신 말씀을 듣고, 그때 부처님을 하직하고 조용한 방에 앉았다가, 비구들의 침수향 사르는 것을 보니 향기가 살그머니 코에 들어 오더이다. 그 향기는 나무도 아니요, 공한 것도 아니요, 연기도 불도 아니어서, 가도 닿는 데가 없고, 와도 온 데가 없음을 생각하였나이다. 이로부터 뜻이 스러지고 무루를 발명하오니, 티끌 기운은 없어지고 묘한 향기가 그윽이 뚜렷하였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나는 향기의 방편으로 원통을 얻었습니다.
2. 필릉가바차, “나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의 여러 가지 즐겁지 못한 일을 말씀하시던 것을 생각하면서, 성중에 밥을 빌다가, 길에서 독한 가시에 발을 찔려 온 몸이 매우 아팠습니다. 나는 생각하기를 , ‘알음알이가 있는 탓으로 아픈 줄을 아는 때문에, 비록 아픈 줄을 아는 것과 아픈 것이 있더라도, 본각의 깨끗한 마음에는 아픈 것과 아픈 줄 아는 것이 없으리라.’ 하였고, 다시 생각하기를 , ‘한 몸에 어찌 두 가지 각이 있을까?’ 하였으며, 이렇게 생각한 지 오래지 않아서, 몸과 마음이 문득 공하여지고, 삼칠 일 동안에 온갖 번뇌가 없어져서 아라한이 되었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나는 본각을 순일하게 하고 몸을 잊어버리는 방편으로 원통을 얻었습니다.”
3. 손다라난타, “나는 처음 출가하여 계율을 받았으나, 선정에는 항상 마음이 산란하였더니, 부처님께서 ‘ 코끝이 희어짐을 관하라.’ 하심을 듣고, 처음 관한지 삼칠 일 만에는 콧속으로 드나드는 숨이 연기와 같아지고, 몸과 마음이 안으로 밝아지며, 언 세계에 뚜렷이 사무치어 막힘이 없이 깨끗하기가 구정과 같더니, 연기 모얀이 점점 스러지고, 코로 쉬는 숨이 희어지면서, 마음이 열리고 번뇌가 없처지며, 드나드는 숨이 광명으로 화하고 시방세계에 비치어 아라한을 이루었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나는 숨을 소멸하여 광명을 내고 광명이 뚜렷하여 번뇌를 멸하는 방편으로 원통을 얻었나이다.“
4. 오추사마, ”나는 오랜 옛적부터 탐욕이 많았더니 공왕 부처님이 세상에 나셨을 적에 말씀하시기를, 음욕이 많은 사람은 뜨거운 불덩이가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여러 뼈마디와 팔다리에 있는 더운 기운을 관하라.’ 하시기에 그렇게 하였더니, 신기로운 광명이 속으로 엉키면서 음란한 마음이 변화하여 지혜의 불이 되었나이다. 그때부터 부처님들은 나를 화두금강이라 불렀나이다. 나는 화광 삼매의 힘으로 아라한을 이루고 마음에 큰 원력을 세워 부처님들이 성도하실 적마다 나는 역사가 되어 마군과 원수를 항복받나이다.부처님이시여, 나는 몸과 마음의 따뜻한 기운을 관하여 걸림 없이 고루 통하게 하고, 모든 번뇌를 소멸하여 큰 보배 불길을 내는 방편으로 원통을 얻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