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6. 윤회의 주체

6. 윤회의 주체 왕이 물었다.  “존자 나가세나여, 다음 세상에 환생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환생합니다.”  “현재의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환생합니까?” “대왕이여, 현재의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환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왕이여, 현재의 이름과 형태에 의해 선 혹은 악한 행위(업)를 짓고 그 행위에 따른 다른 새로운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환생합니다.” “존자여, 만일 현재의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환생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습니까?” 장로가 답했다. “만일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날 일이 없다면 사람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러나 실제로는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기 때문에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망고나무 열매를 훔쳤다고 합시다. 망고나무의 주인이 그를 붙잡아 왕 앞에 끌고 나와 ‘왕이시여, 이 남자가 저의 망고 열매를 훔쳤습니다’라고 했을 경우 그 남자가 ‘왕이시여, 저는 이 사람의 망고 열매를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망고의 열매와 제가 훔친 망고의 열매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처벌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대왕이여, 그 남자는 처벌받아야 하겠습니까?” “존자여,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는 처벌 받아야 합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입니까?” “존자여, 그가 가령 그와 같이 말하여 최초의 망고 열매를 현재 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후의 망고 열매에 관하여 그 남자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이름과 형태에 의해 선 혹은 악한 행위를 짓고 그 행위에 의해 다른 새로운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쌀을 훔쳤다고 합시다. 쌀 주인이 그를 붙잡아 왕 앞에 끌고 나와 ‘왕이시여, 저는 이 사람의 쌀을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쌀과 제가 훔친 쌀은 다른 것입니다. 저는 처벌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대왕이여, 그 남자는 처벌받아야 하겠습니까?” “존자여,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입니까?” “존자여, 그가 가령 그와 같이 말하여 최초의 쌀을 현재는 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후의 쌀에 관하여 그 남자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이름과 형태에 의해 선 혹은 악한 행위를 짓고 그 행위에 의해 다른 새로운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또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구마를 훔쳤다고 합시다. 고구마 주인이 그를 붙잡아 왕 앞에 끌고 나와 ‘왕이시여, 이 남자가 저의 고구마를 훔쳤습니다’라고 했을 경우 그 남자가 ‘왕이시여, 저는 이 사람의 고구마를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고구마와 제가 훔친 고구마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처벌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대왕이여, 그 남자는 처벌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존자여,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 입니까?” “존자여, 그가 가령 그와 같이 말하여 최초의 고구마를 현재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최후의 고구마에 관하여 그 남자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이름과 형태에 의해서 선 혹은 악한 행위를 짓고 그 행위에 의해 다른 새로운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시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대왕이여,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추울 때 불을 피워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나서 불을 끄지 않고 일어나 가버렸기 때문에 그 불이 다른 사람의 밭을 태웠다고 합시다. 밭 주인이 그를 붙잡아 왕 앞에 끌고 나와 ‘왕이시여, 이 남자가 저의 밭을 태웠습니다’라고 했을 경우 그 남자가 ‘왕이시여, 저는 이 사람의 밭을 태우지 않았습니다. 제가 끄지 않은 불과 이 사람의 밭을 태운 불은 다른 것입니다. 저는 처벌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대왕이여, 그 남자는 처벌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존자여,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의해서 입니까?” “존자여, 그가 가령 그와 같이 말하여 화재의 원인이 된 맨 처음의 불을 현재는 볼 수는 없다 하더라고 밭을 태운 최후의 불에 관하여 그 남자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이름과 형태에 의해서 선 혹은 악한 행위를 짓고 그 행위에 의해 다른 새로운 이름과 형태가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시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등불을 들고 둥근 지붕에 올라가 식사를 했는데 등불이 옮겨 붙어 지붕의 풀을 태우고 풀이 타면서 집을 태우고 마침내 마을을 태웠다고 합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이보게, 자네는 어째서 마을을 태웠는가’라고 물을 경우 그 남자가 ‘그대여, 나는 마을을 태우지 않았다. 내가 식사를 하기 위해 그 빛을 사용한 등불과 마을을 태운 불은 다른 것이다’라고 하고 언쟁을 벌이면서 당신에게 온다면 대왕이여, 당신은 어느 쪽 말이 옳다고 보십니까?” “존자여, 마을 사람들의 말이 옳습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입니까?”  “가령 그가 그렇게 주장하였다 하더라도 마을을 태운 그 불은 그가 식사를 하기 위해 사용한 그 불에서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이름과 형태는 다음 세상에 있어서 또 태어날 이름과 형태와는 다른 것이면서도 후자는 전자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여러 가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남자가 어린 소녀에게 구혼하면서 결혼납입금을 치르고 일어나 갔다고 합시다. 그 소녀는 나중에 성숙하여 묘령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다른 남자가 외서 결혼납입금을 치르고 결혼했을 경우 전의 남자가 와서 ‘어이, 자네, 자네는 어찌하여 내 아내를 데려갔는가?’ 하고 묻자 뒤의 남자가 ‘나는 당신의 아내는 데려가지 않았다. 당신이 구혼하면서 결혼납입금을 지불할 때의 어린 소녀와 내가 구혼하여 결혼납입금을 지불할 때의 묘령에 이른 부인과는 다른 사람이다’라고 답했다고 합시다. 그들이 언쟁을 하면서 당신에게 온다면 대왕이여, 당신은 어느 쪽이 옳다고 보십니까?” “존자여, 전의 남자 쪽이 옳습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입니까?” “가령 그가 그렇게 말했다 하더라도 성숙한 부인은 어렸을 때의 그 소녀가 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이름과 형태는 다음 세상에 있어서 또 태어날 이름과 형태와 다른 것이면서도 후자는 전자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여러 가지 악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소치는 사람에게 한 병의 우유를 사고 그 소치는 사람의 손에 맡기면서 ‘내일 가지고 가겠소’라고 말하고 일어나 갔다고 합시다. 그 우유는 다음날 타락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와서 ‘어제 그 한 병의 우유를 나에게 건내주시오’라고 했기 때문에 그 소치는 사람은 타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나는 당신에게서 타락을 산 것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고 합시다. 그들이 언쟁을 하면서 당신에게 온다면 대왕이여, 당신은 어느 쪽이 옳다고 보십니까?” “존자여, 소치는 사람 쪽이 옳습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입니까?” “가령 그(구매자)가 그렇게 말했다 하더라도 그 타락은 우유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이름과 형태는 다음 세상에 있어서 또 태어날 이름과 형태와는 다른 것이면서도 후자는 전자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여러 가지 악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