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한국치유문화원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글 스크랩 자유를 사랑하는 독일 발도르프 학교
고희경 추천 0 조회 387 10.02.05 05:38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자유를 사랑하는 독일 발도르프 학교


발도르프는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사립학교 재단


얼마 전 여성중앙 월드와이드 취재차 발도르프 학교를 찾았습니다. 눈이 엄청 많이 온 날 오전이었지요. 학교는 오래된 옛 건물과 현대식 예쁜 디자인이 돋보이는 부속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눈 덮인 숲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좀처럼 세련되고 깔끔한 학교를 찾기 쉽지 않은 독일에서 드물게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학교라기보다는 휴양지에 온 것 같았지요.


교문을 들어서니 마침 휴식 시간이라 아이들이 산토끼처럼 숲속을 뛰어다니며 눈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지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 예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독일은 학생들을 찍으려면 반드시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셔터를 누를 수 없었지요.


취재차 몇 번 독일 학교를 정식으로 방문했었는데, 그때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는 했지만 학생들 사진은 찍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 합니다. 그러니 특별히 미니 인터뷰를 허락받은 한 여학생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아이들이 들어가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텅 빈 학교를 찍을 수밖에 없었지요.


현재 독일은 전체 39500여 학교 중 4700여개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영역은 개신교와 가톨릭 재단이고. 1146개의 가톨릭 학교가 가장 많은 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다음이 1086개의 개신교 학교 순이지요.


그러나 개신교와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는 이미 시립학교와 수업방법이나 형태 등 대부분의 커리큘럼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시립학교처럼 학비도 없고 자율적인 학교발전기금 정도의 부담이 있을 뿐이지요. 재단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큰 사립학교 재단이 발도르프 학교입니다. 발도르프 학교는 기존의 개신교와 가톨릭 재단과는 학비나 커리큘럼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지요. 독일은 현재 217개의 발도르프 학교에서 1900여명의 교직원과 교육 전문가들이 종사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996개의 발도르프 학교와 1500여개의 발도르프 유치원이 운영될 정도로 이 학교는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강조되는 수업은 예술과 수공업


1919년 루돌프 스타이너(Rudolf Steiner)에 의해서 창립된 발도르프 학교의 교육목적은 아동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창의적으로 개개인의 발전과 능력을 배양해 나가는 데 있습니다. 루돌프 스타이너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라고 마음대로 판단 내려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수수깨끼 같은 내면의 가능성을 끌어내 주는 것이 나의 할 일이다.”라며 예를 들어 어린이의 세계에 대한 관심, 창의력, 건전한 사고, 예술적인 호기심, 자립심, 사회성, 강한 의지 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특히 강조되는 수업은 예술과 수공업 과목입니다. 뜨개질이나 오리기, 옷감 짜기, 조각, 판화, 금속공예, 그리기, 책 만들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체를 이용한 작업과 예술 활동이 강조됩니다. 때문에 이 학교에는 미술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수공업과 미술 영역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을 구상화함으로써 아이들의 창의적인 판단능력을 키우기 위함이고, 이 학교가 미술 교육을 위한 전문학교는 아닙니다.


발도르프 학교는 원칙적으로 특별히 재능 있는 아동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평범한 아이들이 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재능을 찾아내도록 한다는 데 있습니다.


개신교나 가톨릭, 시립학교 등 대부분의 독일 초등학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4학년 동안 한 담임 교사가 지도합니다. 그런데 발도르프 학교는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총 8년 동안이나 같은 선생님이 담당을 하지요. 이것은 교육의 연속성과 안정감을 통해 학생과 교사간의 유대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여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교장과 이사장이 없는 학교


이 학교에는 교장이나 이사장이 없습니다. 이날 저를 맞아준 교사도 대외 홍보를 담당하는 교사였습니다. 독일 학교는 보통 작은 인터뷰도 교장의 일입니다. 직접 일일이 설명하고 자료를 찾아줍니다. 그 역할을 이 학교에서는 담당 교사가 하더군요. 교장이나 이사장이라는 직함은 공식적으로 없지만 교사와 학부모, 재정에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관련 기관이나 기업의 책임자들이 모여 학교를 대표할 회장을 선출합니다. 이처럼 여타의 사립학교나 시립에 비해 특히 학부모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요구되기도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또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유급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습이 부진한 아이들을 위한 개별 보충수업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에 유급과정이 필요 없지요. 실제로 유급과정을 없앨 수 있는 중요한 교육 방법은 에포크라는 블록수업입니다. 에포크 수업이란 2주 혹은 3주의 정해진 주기 동안 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형태의 지도 방식입니다. 이 시간에 능력별 수업이 가능한 것이지요.


또한 수치로 나타나는 성적표를 받지 않습니다. 학기말에 받는 성적표에는 학생의 학습 발달과 성취도, 재능 등에 대한 교사의 견해가 기술되어 있을 뿐 수치로 계산 된 평가가 나와 있지는 않지요. 이것은 이 교육이 뛰어난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과정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학교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라면 발도르프 학교에 만족할 수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교는 특별히 우수한 학생을 더욱 우수하게 지원하는 학교가 아니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원하는 독일 부모들은 학교 성적보다는 자유를 존중하교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독특한 커리큘럼이 좋아서입니다. 때문에 학습 결과에 비중을 두는 부모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전학을 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부모의 수입에 따라 모두 다른 학비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둔 학부모 나디아 틸만은 발도르프 학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발도르프 학교 4학년입니다. 나는 이 학교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대부분의 학교들 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경 제적인 면에서는 학비적용 규칙이 지역마다 모두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매달 180유로(약 30만원) 정도 내고 있습니다. 학비는 부모의 수입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경우는 가장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 고 수입군에 속합니다.


그러나 교과서나 준비물 등 수업에 필요한 여타의 재료들이 모두 학비에 포함되어있어서 부모의 부담이 실제 액수만큼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요. 우리 아이 반에는 전혀 등록금을 내지 않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기 때문에 예전처럼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발도르프 학교는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모들이 해줄 수 없는 예체능 특별교육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큰 장점입니다. 또한 일일이 준비물을 챙겨갈 필요 없이 학교에서 거의 모두 제공되어 바쁜 부모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는 어려서부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키웠기 때문에 아마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이 학교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그것 때문입니다. 학교 입학과 동시에 자유를 억압당하고 책상에 앉아 많은 양의 수업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지요.


어떤 사람들은 이 학교가 학습을 너무 등한시 한다고 불만이기도 하지만 저희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을 주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면에 잠자고 있는 가능성을 서서히 발견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녀의 딸, 4학년 소피아 틸만은 발도르프 학교를 이렇게 자랑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숙제가 많지 않아요. 수업시간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다음에 얼마든지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걱정이 없어요. 또 내가 좋아하는 미술 시간이 많아서 신나요.


저는 특히 옷감 만들기에 관심 많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어서 유명한 모델의 옷을 만들어 주는 것이 꿈입니다. 선생님도 제게 그런 재능이 있다고 미술시간마다 칭찬해 주시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옷 만드는 것만 배워서는 안 된데요. 공부도 해야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것도 중요한고, 그 모든 것들을 잘하는 사람이 훌륭한 디자이너도 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미술시간 이외의 다른 시간에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글의 일부는 여성중앙에 기고되었습니다.



 
다음검색
댓글
  • 10.02.06 00:06

    첫댓글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는 참 훌륭한 학교이네요. 오직 공부에만 얽매이지않고 자기계발을 할수있는 학교! 나디아털만씨의 말씀처럼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면에 잠자고있는 가능성을 서서히 찾아낼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학교! 이런학교에서 공부한 아이들은 이다음에 커서 나라를 잘 이끌어 가는 폭넓은 참 인재들이 될것 같네요.

  • 작성자 10.02.06 07:37

    그쵸?기질에 따라 전인적 교육을 하며 나와 틀린이 아니 다름을 어려서부터의 교육에서 자연스레 배우는 과정과 내가 일등이란 경쟁심리가 앞서게 교육하는 우리나라 현실과 다른 교육에 흠뻑 바져봅니다 내면교육.... 하늘바라보기님!넘 멋지셔요 늘 관심과 열려있는 모습이 참 좋아보여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10.02.09 00:42

    감사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잘 알수 있도록 해주셔서...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