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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걸어와 드디어 발품을 접는가 했더니 에고고, 잘 정돈된 숲 길 사이로 한참을 더 걸어야 한다는.
드디어 목적지 중정 기념관에 도착을 하여 뒤켠으로 걸어 들어갔다.
정문으로 가면 아무래도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할 듯 하여 우리는 산책 코스가 아름다운 숲길로 걸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 바로 3층 기념관으로 스으윽.
대만인은 말할 것도 없고 꽤 많은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구경을 하는데 대만의 역사를 샅샅이 알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않아 기본적인 감상만 하고
기념관으로 직행 한 이유는 1시간에 한 번씩 진행되는 근위병 교대식을 놓치지 않고 참관하기 위해서
중정 기념관 숲속길은 산책하기도 좋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 하나씩 꿰차고 운동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단체로 군무-우슈-를 추면서 운동 삼매경 인 사람들이 꽤나 많아 참 흥미로웠고 그것이 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자유스러움으로 보여 더욱 좋았다.
기념관에 들어서 가장 눈에 뜨였던 필리핀에서 장개석 총통에게 보내 주었다는 자동차.
검소하기로 이름난 총통은 선물인고로 답례 차 단 하루만 사용해 보았다는 후문.
그리고는 저렇게 그때 그 모습으로 존재감을 간직한 채 장개석의 애국심을 표출하고 있다.
시간 별로 전개되는 근위병 교대식...멋지고 근사하게 생긴 근위병을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즐거운데 아아 ,칼군무같은 저 자세들.
어느 누구 하나 실수 하지 아니하고 정확하게 동작을 맞춰 교대식을 끝내니 세련의 극치를 보는 듯하고 절로 장개석 총총에 대한 그들의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교대식 하기 십 분 전에는 대만의 역사와 장개석 총통의 이념을 비롯한 애국심 고취 발로는 말할 것도 없고
대만 홍보 차 여행객들에게 진지하게 대만에 대해 역사와 관광 명소를 되짚어 주는 해설사가 등장한다.
대만 여행을 한다고 하면 다른 곳은 몰라도 이곳은 반드시 들러가야 한다.
왜냐하면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 루불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일컬어지므로.
아니라도 케이블 티비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말할 것도 없고 모 방송국에서 보여 준 전 세계 박물관 및 미술관 시리즈 편에서
친절하고도 정확하게 일일이 소장품 하나 하나 설명을 곁들여 보여주던 시절에 열심히 시청하였는 고로 관심이 많았던 터라 꼭 들러 보고 싶었고
이미 프로그램을 통해 일일이 작품에 대한 배경과 설명을 들었던 터라 굳이 헤드폰을 끼고 설명을 다시 듣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저 딸내미와 둘이서 느끼고 감상할 뿐.
알다시피 박물관의 대부분 전시품들은 중국의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등 황실 유물둘로서
원래는 중국 본토 베이징 고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것을 대만 정부가 1948년에서 1949년 사이에 옮겨온 것이다.
이곳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5천 년 중국 역사의 보물과 68만 점의 미술품으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한꺼번에 전시 할 수 없어 일정 기간 전시가 끝나면 다른 작품들로 교체되어 선 보이니 다양한 작품을 만나려면 자주 찾아가야 할 듯.
뿐만 아니라 전시되지 못하고 거대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작품도 수두룩 하다니 그 규모는 말로 표현 하기 어려 울 듯.
암튼 너무 많은 사람들 덕분에 밀려다니며 들여다 본 작품들 앞에서는 할 말을 잃었고
특히 가장 보고 싶었던 배추 모양의 "취옥배채" 앞에서는 인산인해의 관람객들 때문에 질색....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겨우 눈 도장만 찍었다.
역시 명품 유물다운 자체로 시선을 끈다는....덕분에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박물관의 홍보 일정 부분을 책임지기도 하고
그 근처 음식점들은 오로지 배추 만으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후문이니 고기나 기타 등등이 필요한 분들은 식탐 불가.
어쨋거나 그곳의 너무 많은 유물들을 관람하기엔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정말 관심있는 것들을 선택하여 구경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한참을 걸어야 하므로 복장 역시 편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일단 촬영 불가이니 카메라를 비롯한 가방등은 입구에 맡겨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와중에 또 국립고궁 박물관 한 켠에서는 파륜궁 신도들이 모여 꼼짝하지 않은 채 기도 삼매경.
도대체가 어느 누구 하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은 채 기도문을 외우거나 점입가경의 기도중.
또한 버스 정류장 앞에는 파륜궁 신도들이 중국 본토에서 핍박 받는 모습을 전시해 놓았다...아, 맹목적인 종교 맹신이라니.
타이페이 일정은 여기까지.. 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역으로 돌아와 한 잔의 차로 피곤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는데
어째 역사에는 앉아서 편히 음료수 한나 마실 곳이 없는지-그곳 사람들은 바닥에 털퍼덕 주저 않아 잘도 마시더라만- 다시 이층을 거슬러 올라가 겨우 한 곳을 차지 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원하는 녹차가 아닌 달달한 차가 나온 고로 입맛만 버렸다는.
그래서 쥔장은 커피 한 잔으로 피로를 풀어야 했다.
타이페이 역에서 다시 타이중으로. 일명 타이중 역사는 유적 명소로도 이름값을 널리 떨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기차 캐릭터가 한 몫을 하고 역내에 마련된 철도 관련 기념품 또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만 국가가 지정한 2급 고적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타이중 역사는 서양식 첨탑 구조에 타이완 건축 구조를 가미시켰다.
드디어 딸내미가 그토록 꼭 들려야 한다고 부르짖던 "일출-근사하기로 소문 남-, 원래는 "궁원 안과"였던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대만 전통 과자인 펑리수 전문 판매점으로 만들었다.
과육이나 견과루를 포함하여 만든 펑리수의 맛은 먹어봐야 알고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은 천차만별.
파인애플 빵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펑리수가 식탐을 자극하고 포장이 너무 예뻐서라도 갖고싶다는.
펑리수가 현재에 이르기 까지 관련 서적과 상품 케이스, 자료들을 정리하여 전시해 놓았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실내 인테리어와 종업원들의 모습과 상품 케이스가 아름다워서도 한 컷 팍팍팍 날려 주시고...
그곁에 펑리수 과자를 얹어주는 아이스크림 가게도 장난이 아니다.
물론 아이스크림 맛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보는 것만으로도 식탐 자극.
그 맛을 못 잊어 다음 날 돌아오기 직전에 다시 한번 또 사먹고야 말았다는.
대만 일정을 마무리 하고 마지막 밤을 지내게 될 숙소에 들러 키를 받고 올라가려는데 아, 참 나름 의미를 부여한 숙소라 여겨졌다.
구름 위를 떠다니는 비행기를 탑승하여 꿈나라로...꽤나 재미난 발상.
물론 탑승을 무사히 마치고 숙면을 취할 그 밤, 다시 밤 거리로 나서는 딸을 보며 역시 청춘이 좋다.
지치고 힘든 에미는 숙소에서 딸이 돌아올 때 까지 초초하게 기다렸다는 후문.
가볍게 훌쩍 떠나 돌아올 때는 늘어나는 짐을 위해 여벌 배낭을 가져갔더니만 역시 탁월한 선택이다.
어쩌다 보니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져 시작 의도와 상관 없이 짐이 많아져 버렸다.
바쁘게 잡아 놓은 마지막 날 오전 일정을 포기하고 여유를 부리면서 그 유명하다는" 훠궈"를 아. 점으로 선택하여 먹기 위해 찾아들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지라 시간이 좀 남는다 싶어 근처 세븐 일레븐에서 버스카드의 잔액을 확인해 보니 환불받을 만큼은 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그대로 들고와 누군가 대만으로 떠난다고 하면 줄 요량이지만 그럴 일은 있는지.모르겠다.
어느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한 번으로 족하지는 않다.
구석 구석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둘러 볼 양이라면 몇 번은 찾아들어야 하겠지만 아직은 일본의 구석구석 찾아드는 즐거움 만큼 까지는 아닌 듯.
언젠가는 가보지 못한 대만의 다른 곳을 여행하게 될까? 싶은 기대감은 일단 접고
11시 개점에 맞춰 잽싸게 식당으로 다시 찾아들었더니만 그새 사람들이 늘어나 있다.
실내 분위기는 깔끔하기는 하나 별 특색은 없는데 아, 종업원들의 매너가 장난이 아니어서 어쩐지 부담감 팍팍.
말 한마디, 설명 한 번 할 때 마다 완전 90도 폴더 인사를 번번이 해대니 어색한 그 자리가 눈치가 보이더라는.
역시 영어, 일어는 필수 인듯, 두 언어 중 하나를 택하여 일단 말을 걸어오지만 결국 두 언어를 죄다 동원하여 의사 소통 완료.
국물과 곱창과 기본 야채와 밥은 필수로 주고 고기 종류와 만두와 버섯과 다른 야채들은 선택 사항.
빨간 국물은 맵고 하얀 국물은 시 다고 하여 우리는 벌건 국물맛 만을 선택하였는데 두 가지 맛을 죄다 맛보지,못해 아쉬웠다.
왜냐하면 둘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먹을 수가 없었으므로.
결국 우리가 선택한 음식도 반 이상이 남아도는데 자꾸 국물을 더 주시겠단다...에효.
고기 종류는 다양하지만 우리는 소고기를 선택하였고 탁월한 선택이었다.
블로거들이 추천한 곱창 고기는 안 그래도 서비스로 주는 곱창에서 누린내가 심하게 난지라 우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양배추는 무겁지 아니하고 상큼하더라.
어쨋거나 공들인 것에 비해 절반도 못 먹고 나온 생각을 하면 아깝기도 하고 워낙 비싼 관계로 후회막급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식탐의 지존이 거기까지 였는데.
결국 음식 후기에 곱창에서 누린내가 너무 많이 난다고 써주었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맛에 먹는지도 모를 일.
부른 배를 안고 짐을 파킹해 놓은 숙소 근처로 돌아와 다시 후식으로 어제 먹었던 아이스크림 분점으로 찾아갔다.
본점과 분점의 차이를 느껴보기 위해서.
약간의 거리 차이를 두고 있을 뿐인데 실내 인테리어 부터가 감이 다르고 외국인 보다는 역시 내국인이 많이 찾는 듯.
카메라를 들이대자 마자 저만큼 떨어져 있던 직원이 쪼르르 달려와 센스 있게 분위기 조성을 해주신다...기특한.
어제와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과 두가지 토핑을 선택.
"훠궈"를 먹고 난 후의 후식으로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그렇게 입맛을 개운하게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가 택시를 부탁하였다.
일단 타이중에서 공항까지 미터로 얼마나 나오는지 물어보나 마나 기본적으로 대만 돈 500원 이라는 말씀에 그냥 콜.
알고보니 기본적으로 타이중역 에서부터 500원이라는 말씀이고 보면 제대로 잘 활용한 셈인데
그전에 잠깐 길거리 택시에게 물어보았더니만 1,000원을 달라고 해서 노 탱큐 하였던 것이 얼마나 잘한 것인지
새삼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또 바가지 쓸 뻔 했네에....한숨을 돌였다는.
다들 어디에서 각자에게 걸맞는 여행들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제 시간에 속속 도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반갑기도 하고
잠깐 동행인을 자청하였던 자매 여행팀을 만나니 더더욱 반가웠다.
2시간 이 조금 넘는 거리 비행 그러나 3시간이 걸리는 비행 착륙까지의 시간 소요...먼거리는 아니다.
비행 기상 악화로 잠시 흔들리기는 하였어도 잘 다녀와 아슬아슬 하게 막 떠나려는 공항 버스를 간신히 잡아
안성으로 돌아오는데 잠이 쏟아진다...알게 모르게 피곤하였다는 말이겠지.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방을 만나니 왜 그리 반갑던지.
집으로 돌아오니 무설재, 공기 맛이 다르다...에고 천국이여.
암튼 갑자기 이뤄진 대만 배낭 자유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직도 볼거리가 많고 가볼 장소도 많지만 아쉬운 이별이다.
언젠가는 다시 한 번 찾아들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작별을 고한다.
다양한 먹을 거리와 나름 친절한 사람들과 여전히 어둡고 칙칙한 도시 분위기 이지만 넘치는 자연 경관을 가졌음에 만족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는 것과 순리대로 산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정말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갖지 못해 전전긍긍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비움이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여행 한 번 자알 했다.
오늘은 또 포항으로 날아간다.
내일 돌아올 예정이다...장거리 운전이 지금의 몸 상태로 걱정은 되지만 어쩌겠는가. 일정은 소화해야 하는 법.
다녀와서 아마도 대만 여행기 후일담이 다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재밌게 잘읽었지만 또 다시 후일담을 기다려짐을 어쩌리요~?
무엇보다 그 박물관이 가장 당깁니다 그려~! ^ ^
박물관은 아마 하나 하나 관심있게 보자면 하루종일 걸려도 모자랄 일이요
수장고의 유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을 한다고 하니 그 또한 관심을 가지려면 많은 세월이 필요할 듯.
대만 국민들도 죄다 섭렵하지는 못하는 듯.
ㅎㅎㅎㅎ 후일담, 어찌 될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잘 다녀온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