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산악회

미실(美實)과 사다함(斯多含) 신라 진흥왕 23년(562), 신라는 대가야를 정벌하기 위한 군대를 일으키고 이 때 화랑의 풍월주였던 사다함은 낭도들을 이끌고 출전하기에 이른다. 사다함으로써는 미실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나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별의 아쉬움을 미실은 이렇게 노래로 불렀다. 바람이 분다고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고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고보고 아아, 임이여 잡은 손을 차마 물리치려뇨 사다함을 보내면서 미실이 부른「출정가」다. 사다함은 대가야의 요충인 전단량(대가야의 성문)을 함락시키는 큰 공을 세워 300명의 포로(받은 즉시 모두 풀어주었다고 삼국사기는 기록하고 있다)와 많은 토지를 하사받게 된다. 바야흐로 미실과 가시버시가 되어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다. 그러나 운명은 그녀에게 그러한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다. 사다함이 원정을 떠나있는 사이 그전에 잠깐 동안 염문을 뿌리고 다녔던 세종 전군이 미실을 잊지 못해 상사병에 걸리고만 것이었다. 아무리 지소태후(只召太后-진흥왕의 어머니)라도 아들이 죽을병에 걸리고 난 다음에야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사도왕후(思道王后-진흥왕의 제1왕후) 조카라도 아들이 죽자고 못 잊어 하는 데는 불러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태후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던 미실은 궁으로 들어오고 다시 세종을 섬기도록 강요받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미실도 처음에는 저항했다. 사다함에 대한 정분을 잊을 수 없었던 미실은 세종에게는 용명이라는 부인이 있다는 핑계를 댔다. 그런데 세종이 그 어머니와 짜고 용명을 사가로 내쫒아 버리는 데는 더 이상 명분이 없어졌다. 결국 사다함이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그를 기다린 것은 사랑하는 미실이 아닌 남의 아내가 되어버린 참담함이었다. 사다함이 지어 부른「청조가」라는 노래는 신라전역에 쫙 퍼져 불려졌다고 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이를 승화하여 사랑하는 임을 보호하겠다고 한 역설의 노래. 파랑새야 파랑새야 저 구름 위의 파랑새야 어찌하여 나의 콩밭에 머무는가. 파랑새야 파랑새야 나의 콩밭에 파랑새야 어찌하여 다시 날아들어 구름위로 가는가. 이미 왔으면 가지 말지 또 갈 것을 어찌 왔는가.   부질없이 눈물짓게 하며 창자가 문드러져 말라죽게 하는가. 나는 죽어 무슨 귀신이 될까 나는 죽어 신병(神兵)이 되리 날아들어 호신(護神)이 되어 매일 아침저녁 전군부처 보호하리. 만년 천년 죽지 않게 하리. 이 노래를 지어 부를 때 사다함의 나이는 17세 천년만년 죽지 않게 하리라던 노래가사와 달리 그는 마음의 병 이지기 못해 일찍 죽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