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약가 인하 직격탄을 맞고 하락하던 제약주가 하반기 들어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줄었고 인구 고령화와 소득 증가로 헬스케어가 미래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이후 제약업종 지수는 56%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4%를 크게 웃돌았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종근당(001630)과
대웅제약(069620),
한미약품(128940)의 주가는 130~170% 정도 올랐다. 이 외에도
LG생명과학(068870)과
동아제약(000640),
유한양행(000100)은 60~70% 상승했다.
국내 제약산업은 지난 4월 일괄약가인하 정책으로 제품가격이 14% 정도 하락해 산업 성장률이 하락했었다. 그러나 김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제약산업의 선진화와 사업화를 위해 육성 정책에 집중하면서 제약 정책 관련 우려감이 줄고 있다며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 규제도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며 “정부는 한미 FTA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서 신약과 더불어 조기산업화가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와 천연물 신약, 개량 신약 개발에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고령화 추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2030년 한국 인구의 의료비와 노인 의료비는 각각 275조원, 158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식생활과 생활 습관으로 인한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증가가 의약품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제약업종이 신약과 자체 개발 신제품들로 인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제약사들이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증가시켜 왔기 때문에 내년부터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임으로 제약업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제네릭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약 업종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주는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들은 상반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매출이 증가하면서 약가 인하 대비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제네릭 중심의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익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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