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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반야사 |
월유봉. 신라시대 거찰인 심묘사가 있던 곳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심묘사 경내 팔경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의 사찰 규모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세조가 문수보살의 안내를 받아 목욕후 병이 낫았는 영천. 옆에 높게 솟은 바위가 망경대 이다.
망경대 위에 위치한 문수전.
반야사에서 바라본 백화산. 오래된 파쇄석이 쌓여 호랑이 형상을 띄고 있다.
영동 반야사 3층석탑과 대웅전.
서릿발 같은 ‘선사의 기개’ 절벽마다 그윽
“감사합니다. 이 곳과 인연을 맺어 참으로 고맙습니다. 문수보살~.” 충북 영동 반야사 문수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한 보살님의 혼잣말. 우연히 듣게 된 그녀의 간절한 마음은 문수전을 오가는 내내 내 마음 속에 번졌다. 문수전 앞에 서니 준봉들을 휘돌아가는 석천계곡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난 5일 영동을 찾았다. 영동군 황간면에는 720년(선덕여왕 17년)에 창건된 반야사가 있다. 금강 상류 계곡이 굽이쳐 흐르면서 멋들어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맑게 흐르는 계곡물엔 삼삼오오 사람들이 들어가 강물바닥에서 다슬기를 채취하고 있다.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반야사에서는 매우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반야사와 백화산이 어우러져 빚어낸 호랑이 형상이 그것이다. 반야사 계곡 건너편에 있는 백화산을 바라보면 수천년 동안 흘러내린 파쇄석이 산허리에 쌓여있는데, 그 곳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랑이 형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80m 높이의 웅장한 형상에 300m에 달하는 몸통 길이는 실로 문수보살이 타고 다니던 호랑이라고 부를 만 하다. 문수도량에서 노닐다 백화산에 넋을 묻은 호랑이의 곧은 기개가 절로 느껴진다.
반야사에는 또 오대산 상원사와 비슷한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조선 세조가 복천사(법주사 복천암)에서 법회를 마치고 이곳에 들렀는데 문수보살의 안내로 영천에서 목욕을 한 후 지병이 다 나았다는 이야기다. 세조가 목욕을 했다는 영천 옆에는 망경대가 높이 솟아 있다. 가파른 바위 위에는 문수전이 위치하고 있고 그 곳에 올라서면 눈 앞이 장관이다.
여기서 잠깐. 황간에서는 놓쳐서는 안되는 곳이 또하나 있다.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유봉(月留峯)이다. 숨겨진 비경, 월유봉은 예부터 영동 팔경의 하나로 회자 되었지만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월유봉 아래는 신라 대도량의 하나였던 심묘사(深妙寺)가 있었다. 심묘사는 당대 고승인 성주산문을 개창한 무염국사(無染國師)의 주석처로 유명하다.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문득 월유봉 아래로 펼쳐진 봉우리로 눈을 돌린다. 절벽 곳곳에서 그 옛날 서릿발과 같은 선사들의 기개가 나그네의 마음을 압도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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