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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미니 피겨를 본다. 한때 인형이란 남자 아이들이 아닌 여자 아이들을 위한 전유물이었다. 그러던 중 1964년, 미국의 완구 전문업체 하스브로(Hasbro)가 일명 액션 피겨(action figure)라 불리는 지 아이 조를 처음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는데, 이 새로운 장르의 장난감은 바로 남자 아이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지 아이 조라는 신제품이 성공을 거두자 전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액션 피겨들의 제작 판매가 줄을 잇게 되었다. 예를 들어 코믹북 제작사인 마블(Marvel)과 DC 코믹스(DC Comics)는 자사의 인기 있는 수퍼히어로와 악당 캐릭터를 미니어처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팝문화에 사고뭉치 앤디 워홀이다.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년 8월 6일~1987년 2월 22일)은 미국의 미술가이며, 팝 아트 운동의 선구자이다.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상업 예술을 전공한 그는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잡지 삽화와 광고 제작으로 명성을 쌓았다.
1960년대부터 그는 캠벨 수프 깡통이나 코카 콜라 병 등 유명한 상품들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후에 그는 실크스크린으로 바꾸어 대량 생산된 상품의 그림을 그리는 것만 아니라 작품 자체를 대량 생산하였다. 그는 "예술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뉴욕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인 팩토리(The Factory)에서 판화, 신발, 영화, 책 등을 만들어내었다. 워홀의 작품에는 의뢰를 받아 제작한 초상화나 광고도 포함되어 있다.
워홀의 작품세계는 대부분 미국의 물질 문화와 연관되어 있다. 그는 돈, 달러 기호, 식품, 잡화, 여자 구두, 유명인, 신문 스크랩 등을 그렸다. 그에게 이런 주제들은 미국 문화의 가치를 의미했다. 예를 들어, "코카 콜라는 언제나 코카 콜라다. 대통령이 마시는 코카 콜라는 내가 마시는 코카 콜라와 같은 그 콜라다". 그는 대중에게 익숙하고 유명한 이미지를 이용해 20세기 미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했다.
1968년 6월 3일 팩토리 스튜디오의 직원 발레리 솔라나스가 스튜디오에 들어와 워홀을 총으로 세 발 쏘았다. 두 발은 빗나갔지만 세 번째 총알이 그의 양쪽 폐, 지라, 위, 식도를 관통했다. 병원에서 의사들은 그가 죽었다고 선언했으나 그는 그 총격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다. 솔라나스는 후에 "그는 내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95년에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디자인 붐의 미니 피겨의 세계 원고
파트리시오 올리베르(Patricio Oliver), 나이트 서커스(Night Circus)의 캐릭터들, 레드 매직
일찍이 아이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미니어처 인형의 세계는 이제 하나의 대중 문화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오늘날 미니 피겨는 즐거운 오락거리이자 수집의 대상으로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성인들을 주 고객층으로 겨냥한 미니 피겨의 디자인도 상당수다.
피겨의 장르 역시 그 출발격인 지 아이 조(G. I. Joe) 유격대나 코믹 북의 수퍼히어로를 넘어 엄청난 확장을 이루어 왔다. 오늘날에는 정치인이나 종교인, 철학자, 뮤지션은 물론 심지어 나 자신의 모습을 꼭 닮은 피겨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실제로 나 자신을 모델로 한 피겨는 아니겠지만 이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러한 피겨들은 다양한 재료와 사이즈로 제작되며, 그 중에는 수집할만한 가치가 상당한 제품들도 존재한다. 피겨라는 이 독특한 제품의 영역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넓어졌을 뿐 아니라 3D 프린팅 같은 첨단 기술의 등장과 함께 변신을 더해가고 있다.
본 버거만(Jon Burgerman), 더니 티 베어(Dunny Tea Bear) & 타도(TADO), 더니 엉클 버키(Dunny Uncle Bucky), 키드로봇
피겨의 역사 온갖 종류의 인형들이 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이미 수 세기 전부터의 일이지만 원래 인형이란 남자 아이들이 아닌 여자 아이들을 위한 전유물이었다. 그러던 중 1964년 미국의 완구 전문업체 하스브로(Hasbro)가 일명 액션 피겨(action figure)라 불리는 지 아이 조를 처음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는데, 이 새로운 장르의 장난감은 바로 남자아이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지 아이 조라는 신제품이 성공을 거두자 전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액션 피겨들의 제작 판매가 줄을 잇게 되었다. 예를 들어 코믹북 제작사인 마블(Marvel)과 DC 코믹스(DC Comics)는 자사의 인기 있는 수퍼히어로와 악당 캐릭터를 미니어처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액션 피겨의 성공 시장으로 등극하여 이는 한층 확고한 현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976년작 <스타워즈>는 등장인물들의 액션 피겨를 탄생시킨 최초의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텔레비전 시리즈물이나 만화 역시 등장인물들을 작은 장난감으로 변신시키기 시작하였다. 액션 피겨의 인기는 1980년대에 정점을 이루게 되었고, 이와 함께 많은 이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피겨들을 수집하는 데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온갖 종류의 액션 피겨들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액션 피겨에 열을 올리던 아이들 중에는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후에도 액션 피겨의 수집을 계속해 나가는 이들이 생기게 되었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이러한 점에 착안한 여러 제조업체들이 성인들을 위한 디자인의 액션 피겨들을 제작하면서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신제품들은 한층 향상된 품질과 보다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때부터 액션 피겨라는 명칭의 사용은 더 이상 적절해 보이지 않았는데, 이러한 피겨들이 액션이라고 할 만한 움직임이나 작동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성인용 피겨 분야의 첫 번째 흐름은 전통적 장르로부터의 다양화로 나타났지만 몇몇 업체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나 운동선수처럼 한층 성숙한 캐릭터들의 피겨를 내놓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피겨들은 갖고 노는 장난감이라기보다는 진열장 속의 전시품을 겨냥하고 제작된 것으로 미니어처 피겨라는 대상에 대해 보다 성숙한 관점으로 접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용 미니 피겨가 동심이 깃든 장난감의 세계를 대체해 버렸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성인용 미니 피겨란 단지 미니 피겨 수집의 다음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랭크 코지크(Frank Kozik), 레드럼 더니(Redrum Dunny), 키드로봇
미니 피겨 수집 수집이야말로 현재 미니 피겨의 세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한정판이나 희귀한 모델, 주문 제작형 피겨들은 열광적인 구매자들에게 인기 만점의 상품이 되어 왔다. 이러한 일은 요즘 들어 더욱 극명해졌지만 심지어 미니 피겨가 탄생하기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던 현상이다. 즉 수집이란 행위는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모습으로서 본능에 따른 행동이거나 아니면 사회가 낳은 하나의 산물일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건 간에 미니 피겨의 세계는 이러한 인간 행위에 자연스레 딱 들어맞는다. 많은 수집가들이 캐릭터 풀 세트나 특정 디자인을 찾아 다니는가 하면 초창기 모델이나 희귀본을 수소문하는 이들도 있다. 여타의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니 피겨 업체들 역시 수집 현상을 이용해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고자 한다. 수집열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오류가 있는 피겨들을 제작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이러한 시장의 술책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집가들이 어린 시절의 아이콘들에 둘러싸여 깊은 향수의 감정을 만끽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진열장 속의 미니 피겨 미니 피겨와 아동용 완구가 차별화되는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주인이 이를 진열하는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액션 피겨를 장난감 상자 같은 데에 담아두고 있다가 다시 갖고 놀 때 쉽게 꺼내 쓰곤 한다. 반면에 대부분 성인들이 수집하는 미니 피겨 같은 것은 정밀하게 만들어진 오브제로서 보통 선반 위나 진열장 안에 놓아 두곤 한다. 피겨를 원래의 포장 상태 그대로 보관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자 하는 수집가들도 종종 있다. 물론 모든 수집가들이 이렇게 엄숙한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니어서 포장지를 벗겨낼 뿐만 아니라 어느 때건 피겨를 갖고 노는 수집가들도 있긴 하다. 대다수의 디자인은 이렇듯 진지한 마음으로 피겨를 진열하는 행태가 반영된 것이지만 마음껏 갖고 놀고 사용하도록 만들어지는 피겨들도 볼 수 있다.
마이크 리빗의 아트 아미 시리즈. (좌측부터) 앤디 워홀, 데일 치후리, 데미언 허스트, 뱅크시의 미니 피겨.
미니 피겨의 종류
1. 한정판 아트 피겨 아트 피겨는 여타의 피겨와 가장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피겨다. 미니 피겨를 기본으로 하지만 코믹 북이나 영화, 현실의 인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오리지널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이러한 피겨들은 통상 비닐을 재료로 사용해 한정판으로 제작된다.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이러한 피겨의 겉면을 캔버스로 활용해 그 위에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또한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특성 때문에 상당한 수집 가치가 있고 가격 역시 아주 높은 경우가 많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빈센트 반 고흐의 액션 피겨
2. 코믹 북 미니 피겨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코믹 북의 캐릭터는 가장 보편적인 모델이다. 스파이더맨이나 수퍼맨 같은 고전적인 캐릭터들뿐 아니라 엑스맨처럼 새로운 캐릭터도 미니 피겨의 재현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러한 피겨들은 그 보편적인 매력 덕분에 매우 다양한 스타일로 변주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버전과 성인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모델이 함께 제작되고 있다. 특히 영화나 안방 극장까지 진출한 코믹 북의 수퍼히어로와 악당이 가장 일반적이다. 서구의 코믹 북뿐 아니라 일본의 망가나 저패니메이션의 캐픽터들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론 아라드의 미니 피겨 & 벨기에 아티스트 빔 델보이에(Wim Delvoye)의 액션 인형(Action Doll) 작품
3. 예술가와 디자이너 예술과 디자인의 세계 역시 미니 피겨의 불모지가 아니라는 점은 적지 않은 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일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예술의 대가를 표현한 피겨도 있고, 론 아라드, 하이메 아욘, 자하 하디드, 카림 라시드 같은 디자이너들 역시 미니 피겨로 재탄생하였다. 특히 마이크 리빗(Mike Leavitt)은 여러 예술가들을 미니 피겨로 변신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아트 아미(Art Army) 시리즈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데일 치후리(Dale Chihuly), 뱅크시(Banksy), 앤디 워홀 같은 예술가들을 미니어처로 탄생시킨 바 있다.
4. 유명인사들 미니 피겨의 세계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장르는 바로 유명인사들(celebrities)의 피겨다. 배우, 뮤지션, 운동선수, 정치인 같은 유명인들을 미니어처로 변신시키는 것이다. 이 범주의 피겨들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유명인사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최근의 열띤 관심은 이러한 미니 피겨의 양적 팽창을 가져오게 되었다. 유명인사들의 미니 피겨는 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파파라치의 카메라가 포착한 황당하고 민망한 순간처럼 매우 유머러스한 표현의 피겨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아찔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마이클 잭슨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미니 피겨,
5. 나만의 미니 피겨 미니 피겨에 대한 대중적인 사랑에 힘입어 어떤 이들은 자신이나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자기만의 디자인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모델로 삼는 대신, 자신의 게임 아바타를 미니어처로 재탄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제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가상의 오브제나 캐릭터를 현실 세계로 불러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니 앤 셰어(Sonny and Cher)의 빈티지풍 미니 피겨 & 록밴드 디보(Devo)의 위프 잇(Whip It) 피겨
6. 유명 캐릭터들 코믹 북의 캐릭터는 아니지만 시대의 아이콘 같은 캐릭터들도 미니 피겨의 세계에서 비약적인 인기를 거두고 있다. <대부>나 <스카페이스> 같은 컬트 영화 속 등장인물이나 공포 영화의 섬뜩한 살인마들이 그 주인공들이며, 심슨 가족이나 <24>의 주인공 잭 바우어(Jack Bauer), <오피스 The Office>의 드와이트 슈루트(Dwight Schrute)처럼 텔레비전 시리즈물의 캐릭터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셜록 홈즈와 같은 문학 작품 속 인물들도 미니 피겨로 만나볼 수 있다.
게임 워크래프트(Warcraft)의 미니 피겨(via make) & 앤드거 토이(AndGor Toy)사가 맞춤 생산하는 나만의 미니 피겨 개리 젠슨(Gary Jensen)
7. 역사 속 위인 지난 시대의 명사들 역시 미니 피겨의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같은 과학자나 에드거 앨런 포나 오스카 와일드 등의 유명 작가를 본뜬 이러한 피겨들은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수나 모세, 교황 같은 종교적 인물을 묘사한 피겨들도 있다.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와 셜록 홈즈의 미니 피겨
텔레비전 시리즈물 <오피스>의 드와이트 슈루트 & 영화 <에일리언>의 외계 괴물, 맥팔레인 토이
8. 아이러닉한 묘미의 미니 피겨들 역사 속 인물들이 유머러스한 톤의 미니 피겨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아이러니한 묘미를 위해 제작되는 피겨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레즈비언이나 남자 간호사, 크레이지 캣 레이디(crazy cat lady) 미니 피겨 같은 것들이 이러한 부류의 유머 감각을 보여주는 경우다. 크레이지 캣 레이디의 미니 피겨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것이 바로 아이러니한 디자인의 미니 피겨가 던지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나 캐릭터들을 미니 피겨라는 형태로 우상화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토록 하는 것이다.
영화 <대부>의 미니 피겨, 맥팔레인 토이
모세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미니 피겨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미니 피겨
에드거 앨런 포와 오스카 와일드의 미니 피겨
역설적인 재미의 미니 피겨들. (좌측부터) 강박 장애 남성, 레즈비언, 크레이지 캣 레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