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반이 지나 산청자연한방휴양림을 나선다.
저녁에 잠잘 산청읍의 나리팬션에 차를 한대 두고 모산재를 찾아간다.
산하와 도로는 푸르르고 차들도 많다.
구비진 길을 찾아 모산재를 얼마 두지않고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등산객의 발걸음보다 느리다.
1km 정도 앞두고 식당으로 길을 건넌다.
차를 세우고 주인에게 말하니 차를 한쪽으로 비켜 주차하란다.
주차비 대신으로 동동주 한잔 먹고 가잔한다.
조껍데기 술을 도토리묵에 먹고 일어선다.
차는 끝이 없이 늘어서 있다. 가끔 빨간 대형 관광버스도 마찬가지로 묶여있다.
주차장을 지나 영암사지 쪽으로 올라간다.
길 가에 할머니들이 산나물과 머위대 등을 늘어놓고 부른다.
구비진 좌판끝에서왼쪽으로 들어선다.
오른쪽 작은 언덕 위에 절터가 보여 올라가 보니 영암사지 부도가 귀부만 앉아있다.
작은 빗돌을 세워 동서 양쪽에 떨어져 있고 중앙에 석등같은 부재의 일부가 있고
작은 계단 위로는 법당이 있었던가 보다.
돌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보물인 석탑이나 석등은 내려오면서 찾자고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화강암 부서진 마사토 길은 금방 바윗길로 바뀐다.
기둥을 세워 밧줄을 매 두고 내려오는 이들도 반 앉아서 내려온다.
오름길이 힘들다. 조망이 열린 곳에서 건너편 산허리로 돌아가는 차량의 행렬을 보고
저수지와 건너편의 산과 가까잉의 부드러운 바위를 본다.
건너편 긴 순결능선 바위도 열린다.
어젯밤 마신 술에 아침 산행에 기력이 빠졌나보다.
소나무 그늘 사이에 들어가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간식을 먹는다.
길을 벗어나 깔끄라운 화강암 경사 바위를 올라보지만 힘들어 다시 돌아온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돛대바위다.
조망은 더 좋다. 건너편의 순결바위 능선 바위 위에도 사람들이 많다.
삼각형의 돛대바위를 지나 둥그랗게 솟은 바위에 앉아 올라오는 일행을 본다.
소나무가 늘어선 마사토 길을 지나 돌아가자 정상이다.
왼쪽으로 가면 황매산 철쭉평전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4km가 넘는 길을 걸으면 좋으련만 오늘은 포기다.
나무 사이로 들어가 황매산 줄기를 건너다보고 모산재 돌탑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한 사나이가 장승을 깎다가 돌탑위에 세우고 있다.
전국의 명산에 목장승을 세우고 다닌다고 옆의 여성이 사진을 찍으며 말해준다.
바보에게 사탕 몇개를 뺏어 전해준다.
나무 사이에 들어가 간식을 먹고 순결바위 능선으로 내려간다.
길을 벗어나 둥그런 바위 끝에 서서 건너편 능선을 바라보곤 한다.
둥그런 암반 사이에 철쭉이 피어있다.
아무렇게나 전화기를 대고 사진을 찍는다.
암반 위에 선 바위에 올라 폼을 잡는다.
바위 위엔 정해진 길이 없다. 사람들마다 바위를 잘 걷는다.
가파른 산을 내려와 부드러운 능선을 걸으니 커다란 소나무 사이에 돌담이 두른
국사당이 있다.
영암사에서 물을 마시고 영암사터에 들러 3층석탑과 석등을 만난다.
법당으로 오르는 돌계단과 그 난간은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한 때의 영화를 짐작한다. 신령스러운 바위의 기운을 잘 받은 사찰이었겠다.
밀린 차들은 풀리고 젊은 경찰관들이 하나로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아스팔트를 걸어 차르르 세워 둔 식당에 들러 먼저 막걸리를 시킨다.
차를 끌고 뒤따라오는 형제를 데리러 가야되는데 피곤하다고 술을 마시며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