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드러 눕는 도로를 뚫고 대만여행과 김장을 하느라 밑바닥으로 떨어진 체력을 끌어 올릴새도 없이 이번엔 포항으로 달려 갔다.
그러나 바쁘게 달려가야 할 고속도로가 국도보다 못한 교통 체증을 일으키니 이게 뭐냐 싶었다.
가는 곳마다 더러는 공사중이어서 혹은 사고 차량 때문에 밀리기도 하고
집을 떠나 길 나선 불타는 금요일 추종자들 덕분에라도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밤을 빨간 후미등으로 장식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긴 장소는 정해져 있으나 시간의 제약이 없었던 고로 굳이 조바심 내며 달려가야 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도로 위에 올라서면, 자고로 운전대를 잡은 이상 한밤일지라도 달려주셔야 함이 당연지사 이나
오호 애재라, 갈 길이 먼데 시속 30킬로라니 참 속절 없는 시간만 흘러간다.
내색은 안했어도 내심 저녁 7시에 안성에서 출발하여 포항까지 밤 11시까지는 도착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물어보나 마나 쥔장이 열광하는 슈퍼스타 K 결승전, 그것도 처음 등장 할 때 부터 응원하였던 "곽진언"이
피해갈 수 없는 라이벌 "김필" 과 대결 구도를 가진다는데 어찌 길 위에서 시간을 낭비한단 말이냐 싶어서다.
그리하여 밀린 길을 지나 조금 뚫렸다 싶은 도로 위를 질주 본능을 일으켜 마구 달려주고 나니 아, 다행이다.
꼭 11시에 포항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 주신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포항 명물 "영일대- 전 박정희 대통령이 머물렀다고 포항 사람들이 엄청 홍보하더라- 힐튼 호텔"에 도착하였다.
들어서자 마자 바쁘게 케이블 티비 채널을 돌리며 슈퍼스타 K 가 방송되는 채널을 찾았더니만 아직은 에피소드 전달 중.
그리하여 복장을 정리하고 티비 앞에 앉아 온갖 에너지를 끌어 모아 집중하면서 "곽진언"에게 응원의 힘을 실었다.
첫번째, 자유곡 선택에 마이클 잭슨의 곡을 선택한 "김필"은 워낙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보컬이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대중들의 마음이나 여심을 홀리게 되는지를 아주 잘아는, 센스가 넘치는, 보컬 경력이 많은 결승 진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워낙 기교도 많고 분위기 리드하는 매너도 넘쳐나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잘하긴 했지만 과함은 부족함만 못하더라고
편곡도 넘치고 역량도 뛰어난데 어딘가 모르게 감동이나 진정성이 부족해 보였다는 쥔장의 생각.
게다가 정확한 발음이 들리지 않은 채로 웅얼웅얼 거리는 가사 전달이 강약 조절에 실패한 듯 하고
편곡에 약간의 오류도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에 안타깝기는 했다.
그래도 심사위원들은 극찬을 하던데 웬만하면 심사위원들이 일단은 노래를 먼저 평가해 주면 좋으련만
노래 외적인 요소로 다들 평가를 하니 번번이 그랬음을 이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결승전인데 어찌하여 저런 멘트를 날리시나 싶어 바라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참 난감하더라는.
그래서 욱 하면서 심사평을 듣기는 했다...
왜 우리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들이 하는 심사평처럼 보컬의 음악성에 대한 절대 평가 같은 것은 없는지 아쉬울 뿐이고.
곽진언, 불안해 하면서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
혹시 결승전이라 긴장을 하지 않을까 했으나 역시 역력하다...
그래서 인지 첫 스타트에서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치로 드러내 보이지 못했고
가왕 조용필의" 단발머리" 선택이 조금은 안타깝게 여겨질 정도로 아쉬워 불안감이 엄습하더라는.
그리하여 심사위원 점수에서 밀리는 현상이 일어나 불안감이 고조 되었으나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은
그의 본래 목소리로 곽진언의 진정성이 엿보이는 음색과 노래가 대중을 사로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여하튼 두번째 미션곡은 자작곡으로 이뤄졌으니 곽진언, 그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워낙 그 부분은 타의 추총을 불허하므로.
역시나, 김필의 강렬한 열창에 비해 관중을 압도하고 무대를 장악한 채로 몰입도를 높여가며 담담하게 부른
"자랑"이 거창하지는 않아도 꽤나 큰 울림으로 울려퍼지면서 시선을 확 사로잡더니만
그가 전해주는 노랫말 가사 하나 하나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근 조근 전하고픈 메시지나 할 말 다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뭉클하다.
감동이 스르륵 밀려오면서 큰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혼자 기타 하나로 무대를 감당하며
자신의 진심을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우승하겠다 싶은 떨림이 있었고 그 떨림은 감동적이어서 당연히 우승 기대감으로 전해져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나 세련되고 마구 질러대는 가창력에 열광하는 대중들이
과연 잔잔하게 진정성과 진심을 표출하는 곽진언의 마음을 읽어낼까 싶은 불안감도 있었다.
허나 역시 진정성 앞에서는 온갖 화려함으로 무장을 하고 넘치는 보컬의 힘을 가졌어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듯.
대중의 현명한 선택이 곽진언이라는 시대의 음유 시인을 탄생 시켰다.
물론
심사위원들이 100점에 준하는 점수를 주긴 하였어도 대중들의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발하는 멋진 순간이었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쥔장 또한 #0199로" 곽진언, 2"라고 문자 메시지를 선택해 보내긴 했다...100원의 위력을 실감하기 위해.
게다가 밑져야 본전이니 오디션에 출사표를 던져 보라고 뒤에서 부추켰다는슈스케 출신 "존박"의 혜안이 없었다면
또 우리는 "곽진언"이라는 아름다운 젊은이 혹은 색다른 음유시인 걸물을 만나지 못했을 터.
개인적으로 저 지난 시즌에 허각 보다는 존박을 응원했던 사람으로서 존박의 등떠밈과 부추김에 역시 박수를 보낸다.
유유상종이라고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이다.
암튼 이번만큼은 오직 중저음 목소리의 부드러운 음색과 자신에게 주어진 것으로만 노래하고픈 열정과
자신의 모든 능력을 프로듀싱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낸 곽진언의 손을 들어준 현장의 청중과
티비로 지면 본 시청자들과 심사위원들의 삼위일제가 빚어낸
귀한 보석 선물 같은 선택이 빛난 결승전이엇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까닭에 그의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을 바라보는 쥔장의 마음도 흐뭇하기 짝이 없고 설레기도 했다는.
간만에 멋진 보컬을 대중 곁으로 안착시킨 민족감으로 편하게 꿈나라로 고고고.
덧붙여 한 마디 하자면 좀더 세심한 음향과 마이크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던 생방송 무대가 더러 옥에 티요
웬만하면 오디션 참가자들의 입장에 서서 대변을 해주던 제작자들의 태도는 보기에 좋았다는.
더불어 드디어 소리 질러대 노래 부르는 것에 피로도를 가졌을 혹은 잔잔함에도 울림이 있다는 것을 간파해낸 대중들이
수준 높고 격이 넘치는 탁월한 선택을 하여주었음에 박수를 보내고 양손을 들어 환영하며 지지한다.
그리하여 그의 매력적인 저음이 12월 3일에 있을 홍콩 MAMA에서 전 세계인들의 귀를 사로잡길 바란다.
또 하나, 임도혁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비주얼 외모로 평가받는 것에 굴하지 말고 드러내지지 못한 그의 내면과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능력을 지닌 자신의 힘을 믿으라고.
임도혁, 그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장래가 촉망되는 보컬리스트이니 말이다.
어쨋거나 슈스케 6 우승자 곽진언이여,
희망컨데 오래도록 대중들을 사로잡는 명품 중저음의 목소리와 자신만의 가슴 따뜻한 감성의 노랫말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진정성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물처럼 들려주길 희망한다.
파이팅 곽진언!!!!!!!!!!
감동이 지나친 나머지 어젯 밤 늦게 포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장호원 부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안개에 파묻힌 도로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다가
다시 엉금엉금 기어가듯 야간 운전을 하며 돌아오니 아니라도 운전으로 지친 몸이
안개 덕분에 두배로 가중되어 피곤이 극도에 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시지 않는 감동의 후유증을 몇 자 기록으로 남긴다.
곽진언,
그가 노래 할 세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줄 모양이니 말이다.
첫댓글 함께해서 더 즐거운 여행이었네요~! 덕분에 드디어 본방 사수했음도 즐거웠고~! ^ ^
좌우지간 집 떠나 친구와 수다를 떨며 여행을 한다는 것, 아주 즐거운 일입니다 그려.
정말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여준 멋진 결승전이었던것 같으내요
또한 햇살편지님의 음악적인 혜안에 감동을 하는 시간이었구요~~
일요일, 집에서 재방송을 조용히 집중하여 들여다 보니 더욱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대중들의 선택이 탁월했다, 정말 잘했다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가창력 뛰어난 사람은 너무 많은데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슴을 울리는 보컬이 많지를 않아서 식상하고 실망하던 차 였기에 더욱.
아무래도 저 뿐 만 아니라 다들 그랬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