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두류산 양단수를
조식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듯고 이제 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겻셰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듸오 나는 옌가 하노라
♣어구풀이
-두류산(頭流山) : 지리산(智異山)의 다른 이름. 「여지승람 남원(輿地勝覺南原)」에 白頭山脈 流行之比 故及名頭流 = 백두산 산줄기가 흘러내려 이에 이르렀기로 또한 두류(頭流)라고 이 름지었다.
-양단수(兩端水) : 두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 물. 이름.
-녜 듯고 : 옛날에 듣고. ‘녜(옛날)’는 명사. ‘녯’은 관형사.
-도화(桃花) : 복사꽃.
-산영(山影)조차 : 산 그림자까지
-잠겻셰라 : 잠겼구나. 잠겨 있구나.
-무릉(武陵) : 중국 호남성(湖南省)에 있는 땅이름.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이름 높은
선경(仙境), 즉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이상향. 별천지.
♣해설
초장 : 지리산의 명승인 양단수를 지난날 말로만 듣고서 이제 와 처음 보니
중장 : 신선들이 사는 곳을 가르쳐 준다는 저 복사꽃이 떠내려가는 맑은 냇물에는 산
그림자까지 어리어 있구나!
종장 : 아희야, 그 유명한 무릉도원이 어디냐? 내 생각으로는 산 좋고 물 맑은 복사꽃잎이
흐르는 것을 보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같이 여겨지는구나.
♣감상
지은이는 중국의 죽림칠현을 본받은 산림학파(山林學派)의 한 사람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벼슬에의 권고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두류산에 들어가 사색과 연구에 전념하였다. 이 작품도 그러한 시기에 지어진 작품으로 이 곳 지리산 양단수를 이상향인 무릉도원에 비유하고 있다. 무릉도원은 곧 동양인들이 동경하는 이상향인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이상향을 지리산에서 찾고 그 속에서 자연의 풍취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작가소개
조식(曹植, 1501~1572) : 자는 건중(楗仲), 호는 남명(南溟), 시호는 문정(文貞), 성리학파로서 어려서부터 성리학을 공부하며 제자백가(諸子百家)에 통달해 이황 등에 의해 여러차례 벼슬이 내려졌으나 모두 사퇴하고 세도(世道)의 쇠상(衰喪)함과 인심이 허물어져 감을 탄식해 지리산에 들어가 후진양성에 전념하였다. 이황과 함께 명성이 높았으며 광해군 때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저서로는 「남명집(南溟集)」, 가사 작품으로는 「남명가(南溟歌)」, 「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 등이 전해지고 있다.
♣참고
무릉(武陵) : 이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준말로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말이다. 진(晋)나라 태원(太元) 연간에 무릉의 한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며 냇물을 따라 올라가다가 문득 복숭아꽃 수풀을 만나 그것을 따라 찾아가니 숲과 물이 다한 곳에 조그만 구멍이 하나 있었다. 수십 보를 걸어 들어가 보니 별천지가 있었다. 그곳의 남녀들은 형화스러운 생활 속에 기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를 보고 묻기를 ‘우리는 진시황 때 난리를 피해 이곳에 와 있는데 지금 바깥 세상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한(漢), 삼국시대, 진(晋)의 흥망성쇠를 전혀 모르고 있는지라 어부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어부가 수일 수 집에 돌아왔더니 자기 집에는 후손들이 살고 있었으며 태수(太守)에게 알려 그곳을 다시 찾으려 애썼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곧 이상향(理想鄕)을 일컫는 말이다.
첫댓글
여기가 무릉도원이냐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은 비가 내린 후에도 영상기온입니다.
봄 냄새가 물씬 납니다. 봄이 벌써 출발을 했나 봅니다.
오늘도 무한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