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재 혼, 44회,
후배들은 별루 반감의식없이 쪼르르 차에 오른다.
교도소 측에서 마련해준 푸짐한 음식물을 선물로 받고서, ...
ㅡ"선배님,고맙습니다. 실은 겁이 났거든요, 누군가 말려주기를 바랬고요,"ㅡ
ㅡ"이사람아, 나도 바지 가랭이에 오줌을 져렸다고, 고두룸 똥,을 쌋구먼은 ..."ㅡ
어둠이 짙은 늦은 시간에 보성에 당도했다.
늦은 밤인데도 보성역전 광장에는 수천명도 넘는 인파가 박수를 치면서 환호한다.
광장 중앙에는 술이며 주먹밥이며 음식물을 마련해 놓고 아줌마들이 솔선수범하여
배식을 한다.
ㅡ"전두환이 물러가라! 신현학이 물러가랏!"ㅡ
대모꾼들은 질서정연했고 시민들은 환호했다.
통행금지 시간인 밤12시가 되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통행금지 싸이렌도 불지않았다.
그야말로 해방된 기분이다.
ㅡ"선배님, 어디로 갔으면 쓰겠소!?"ㅡ
ㅡ"내가 어케 알겠능감,!?? 자네들 중에 누가 선임자간듸,!?"ㅡ
ㅡ"광주 친구들은 죄다 빠져 쁘리고, 목포 친구 몇몇하고, 해남 강진 장흥에서 탓던 친구들 뿐인디, ...."ㅡ
광주고속<5대> 버스를 탈취했던 주모자 격인 대모꾼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어 버린뒤였고
트럭을 몰고 자진해서 합류했던 촌놈 쪼시래기 같은 놈들은 술기운이 떨어지니께,
氣가 죽어 눈치만 슬슬 본다.
ㅡ"그람,오던 길로 되돌아 갑시다. 장흥 강진으로 가면서 동지들을 집으로 보내줍시다."ㅡ
며칠후<5월27일경>부터는 하늘엔 삐라가 뿌려지고 군경이 시내를 장악했다.
버스가 개통된 첫날에 새벽차를 탔다.
나중에 알게된 사연인즉 하루만 지체했드라면 ... 영락없이 삼청교육대에 끌려 갔을꺼라고,
"어쩌면, 선생님은 세상에 없는 고생을 다 하셨네요,
첨,선생님을 뵈올 때 느낌이 강했어요,
뭔가, 큰 일을 하셨던 분 같았어요,"
"허,허,허, ... 죽을 고비만 수없이 넘나들었죠,
사업 실패로 중동으로 태평양으로 아메리칸으로,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탔지요,"
세상은 넓고 할일도 많았다.
젊었을 땐, 하와이 사모아 타히티 호주로 마도로스가 되어서 태평양을 휘휘 ...
사업 실패 땐,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바레인 아브다비 이라크,로 중동을
떠돌았다.
역동적인 고향 탐진강은 유유히 흐르고 그 뜨거운 함성이 억불산에 메아리로 잠겨있다.
격동의 세월이었다.<27년간>
세상 밖 향하던 꿈 이제는 사랑으로 거둬 고향 안에서 종착하고 싶다.
ㅡ어서오십시요, 오늘은 토요시장이 열리는 날, 한우를 싸고 맛있게 먹을수 있습니다.ㅡ
읍내 장터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정남진 한우 축제가 개최되고 있었다.
마침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최고급 꽃등심 600g에 30,000여원으로 포식을 하였으니 횡제다.
"진짜루 한우고기가 맞남요!?"
"허,허허, ... 그람, 가짜를 팔겠능감요,!"
"넘! 싸서요,"
"인서씨! 맛있어요,? 더 드실라요,?"
"아네요,"
"언니, 괞찮아요, 더 드셔도요,"
"아녀,요즘 맘,놓고 식사를 했더니, 식탐도 준 것 같아요, 몸,도 가쁜하고 편해지고,"
"후훗, 며칠전만 해도 걱정이 컸었는데요 ... 이렇게나 건강해 지셨으니,
시골 공기가 사람에게 좋긴 좋은가 봅니다."
"네, 당뇨병엔 스트레스가 최대의 적이예요,
사랑하는 분과 산야를 찾아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약이되고 피가되지요,
음식도 자연식이라서 그렇고요,"
해는 서산에 기울고 있다.
십수년을 삶의 터였던 고향이나 진배없는 곳이다.
장흥 읍내에서는 둘째<서슬대문에 육칸대청>가라면 서운할 집터에서 떵떵 거리며 살았던 곳이다.
시대를 잘 못 타고 ... 라고 변명 해도 될까,
하필이면 그 때에 박정권이 몰락되고 전두환이가 총뿌리를 휘둘렀으니,
내 탓이요, 라고 ... 라고 ... 는 억울 타,
강산이 두번씩이나 변하고 7곱해나 지났다.
그 세월을 뛰어넘어 나는 다시 이곳에 우뚝 서 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서 나타난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가슴아픈 이별을 해야만 했던 슬픈 기억들이 앞을 가린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겨우 아물어진 상처가 다시 찢기는 심정이 될터이고
고생 바가지로 살았던 과거가 되살아나는 신파극이 될것이다.
가자,
쫒기듯이 항급히 장흥을 벗어난다.
지금은 인서씨의 건강을 위한 여행일 뿐이지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
"넘,급하게 서두르니께, 체하겠어요,"
"진짜, 고향이 가까우니께, 맘이 거시기 해서 그렁당께요,"
"방금 전 장흥은 가짜 고향인가요, 호,호,?"
"네,아버님의 태고향이 강진군 군동면 시목리니께, 강진이 고향인겝니다.
국민하교는 장흥에서 4학년까지 다녔구요,
나머지 학년은 강진에서 다녔구,상급 학교는 목포에서 고창에서 광주에서 다녔지요,
아버지의 역마살을 쫒으며 여러학교를 다니다 보니께, 주먹이 쎄야 되겠드라구요,
텃세란 거 있잖아요, ... 되게 깡다귀가 쎗든 거 같아요, 후후훗,"
"그러셨을 것 같아요, 지금도 체격이 건장하시구, 운동선수 같아요,"
장흥 강진간 도로역시 고속도로화 길이어서 이십여분만에 도착이다.
작은 읍내지만 어둠을 쫒는 네온등불들이 깜박거리며 시내는 활기차다.
ㅡ"벌교에서 쌈 자랑말고 해남에서 깽메기 자랑말고 강진가서 돈 자랑말라고,"ㅡ했던 고장이다.
그만큼 강진은 알부자가 많다는 것이다.
삼천리 자전거 회장이 강진사람이고, 동원산업 김재철씨가 강진 군동사람이다.
어케 살다보니께,
김재철<선장>씨와는 인연이되서 참치잡이 초창기<60년대>때 함께 사모아에서 배를 탄적이 있다.
배포가 크고 머리가 비상한 김제철<아버지친척으로집안조카>씨는 <수산대학교 출신>
일본에서 중고 참치잡이 배를 외상으로 샀다. ... <참치를 잡아서 배값을 치루기로하고,>
김재철<선장>씨는 참치잡는 귀신이었다.
불과 몇년사이에 동원호는 십수척이 됐고 남태평양<사모아군도>을 동원호의 세상이었다.
삐가이 알바코 가찌오등을 낙시<주낫>질을 해서 잡을 때라서 알바코<25키로>한마리 값이
경찰 월급과 막먹는 값이라서,<하루에약300마리>돈을 갈쿠로 긁는 시대였다.
말단 쎄라<선원>였던 우리들은 한달 월급이 12,800원, 경찰 월급은 5,000원이었다.
김재철씨와의 인연이 계속 이어졌드라면은 한자리 했을란지도, ...
고려수산으로 배를 갈아 타게 되면서 운명이 뒤죽박죽이 되고 말았다.
배가 물속으로 잠수 해 벼렸었다.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 무인도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겪고 겨우 살아나왔다.
팔자가 사나워서 라고 해도 ... 내 인생은 기막히게도 기구하다.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었다.
깨질 때 깨졌드래도 아직까지 비굴하게 살지는 않았다.
얘들엄마가 없이도 자식들은 반듯하게 키웟고 시집장가 잘 보냈고 손지까지 봤으니,
지금도 예쁜 인서씨와 처제<예비처제>를 동반하여 여행을 하잖은가 말이다.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구, ...
40년 50년 전 읍내에는 다산 상호의 간판이 수두룩 했다.
다산 다방이 있었고 다산 약방이 있었고 다산 식당이 다산 빵집이 있었다.
점포마다 다산이란 간판이 달려있는 이유에 대한 의구심은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서 풀렸다.
ㅡ"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 )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로 본관은 나주(羅州)이다.
경기도 광주(廣주)출신(현재,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으로 자는 미용(美鏞)이다."ㅡ
ㅡ"다산 정약용 선생은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 초당에서 귀향살이를 하셨고,
강진에 유배되어 18년간 귀양생활 중 ... 초창기에는 강진읍 동문 밖에서 8년간이나 사셨다.
아마두, 오명수 늬네집 터 였을게다."ㅡ
실로 감격이었다.
옛날 다산 선생님이 기거했던 집은 너무 낡아서 아버님이 새집으로 단장했다.
암튼간에 그분의 혼이 담겨진 집터이다.
어린 생각에 우쭐했던 기억도 있다.
고향엔 누님이 계신다.
오씨집안의 맏딸로서 8남매의 큰 언니의 책임이 컷던만큼 성격이 칼칼하다.
환갑이 넘는 나이인데도 제과 빵, 다방을 경영하는 여장부다.
"누님이 계신데,만나 보실레요?"
"네,!? 제가 ... 이런 몸으로 괞찮겠어요,?"
"당신이 어때서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제게는 분에 넘치는 규수입니다."
"네,언니는 아름다워요, 아,아, ... 나의 언니는 선량하고 어질고 총명한 분이예요,
이세상에서 뉘라,언니와 견줘서 아름답다고 하겠느뇨!? ...호,호,....
선생님! 우리 언니 참,예쁘시죠,?"
"글쿠 말구여, 그래니께, 언니는 저의 순애보예요,
예쁘고 미운것은 아무 이유가 되질 않아요,
언니랑 같이 있으면 가장 나다운 나로 있을 수 있어요,
언니가 이세상에 태어났으므로 나는 태어날 이유가 되는 겁니다."
"네,!????,......그 그럴 수 가 요,!?"
"명수씨! 고마워요, 고마워요, 흐흑, ...
전, 행복합니다. 오늘이 제 생生이 끝이라 할지라도 여한이 없어요,
정말 아름다운 나팔꽃처럼.... 가는 그 날, 그리고 즐거운 소풍이었다고...
말하겠습니다.
명수씨, 명수씨, 사랑합니다."
우리는 저끝을 향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가고 있는중입니다.
어느날 어느곳에서 어떻게 하차의 명령이 떨어질런지는 모르기 때문에 희망이라는 꿈을 안고
사랑하는 마음을 안고 그래도 웃을수 있나봅니다.
"누님을 만나 볼까요?"
"네, 그러세요,"
인서씨의 허락이 있었지만 좀 더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인서씨의 모습은 누가봐도 병색이 완연한 아픈사람이다.
누님의 성격이 칼칼하여 모난 말을 하여 인서씨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싶다.
보나 마나 누님은 인서씨의 모양세를 보곤 입바른 소리를 할게 뻔하다.
ㅡ"명수야! 너,정신이 있는겨, 나갔는겨, 다 죽어 간 사람을 델쿠와 선,! ... 쯧쯧쯧,..."ㅡ
누님의 성격은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거침없이 막말을 할 것이다.
누님은 덕담을 주는 인격은 아니다.
그러나 오후에 찾아 뵙겠다고 약속한 터여서 누님은 기다리고 있을거였다.
"인서씨! 제가 먼저 누님을 뵙고 올테니께, 쪼메 기다리시오,잉,!"
"왜,!? 그러는데요,?"
"네, 후후,....그럴일이 있승께여,"
근처 다방<찻집>에 찾았다.
"여기서 쪼메만 기다리고 있으시오,잉,!"
누님은 역시나다.
"야, 명수야! 늬 어디여!? "
"네, 집앞인데여,"
"왔으면 들어 올 일이지 ... 뭣 한당가!?"
"이집이 맞나!? 찾고 있는디여,?"
덜컹 방화문이 열리고 누님 얼굴이 뽀죽히 내민다.
넓다란 집에 누님 말고는 인기척이 없다.
매형은 몇년전에 집사람과 같은 혈압으로 쓰러지셨고 3,4년간 투병끝에 돌아가셨고
자식들은 시집 장가를 갔다.
"에고, 몇년만이야, 어여 들어오잖코,!?"
"네, ... 네에,"
"근데!? 왜,혼자여,?"
"누님!"
"깜짝이야,! 뭔,일 있능겨?"
"실은즉슨, 결혼할 사람과 같이 왔구먼여, 근데,!??? 누님 성격이 걱정이 돼서요,"
"왜, 내가 어째서!?"
"많이 아파요, ..."
"누가!? ... 아니,! 결혼할 애인이 아픈거여,?"
"네, 근간에 갑자기 아파서요,"
"어디? 어디가 아픈거여,!?"
"죽을 병은 아니구여, ... 그냥 속병이니께, 만나면,덕담을 해 주셔야 해요,"
"긍께, 나보고 맘에 없는 말을 하란말이여,!? ...
흐미, 늬는 젊었을 때도 성치않는 여자와 결혼 한다꼬 ...
농약을 먹고 야단 법썩을 떨드만은,
나이 먹어서도 그 병이 가시지 않았드란 말이여,
에구, 무시버라, 우리집에 초상칠 일 없게 할랑께,
염려말드라고, 잉!"
"암튼간에 누님만 믿을랑께요, ... 금새 데리고 올텡께, 쫌 기다리시오,잉!"
다짐을 받고 불이나게 뛰처나온다.
감사합니다. 곧, 글 / 우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