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어달라고 애걸한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결백하다고 한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갸웃갸웃한다. 의심을 받는 것처럼 처참하고 억울할 수 없다.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변명으로 들려 아무런 소용없다. 오히려 뻔뻔하다고 괘씸죄가 덧붙는다. 갈수록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로 절망적이다. 나는 아니라고 극구 항변을 해도 아예 들어보려고도 않는다. 고작 거짓을 늘어놓는 것으로 여긴다. 변명을 위한 잔꾀에 지나지 않는 모양새다. 갈수록 뒤엉켜 진흙탕이다. 올가미가 조여와서 답답하고 캄캄하다. 어디서부터 무엇 때문에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일까. 아리송하기 짝이 없다. 잘못보다는 단순한 모함에 빠진 것이다. 누군가 송두리째 내 몫을 가로채고 있다. 내가 타깃이 되어 마구잡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엄청난 음모로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 난관을 딛고 일어서서 어떻게든지 밝히고 허물을 벗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만이 떳떳하게 일어설 수 있는 길이다. 올바르게 해명하고 함정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오해가 오해를 만든다. 한번 바람을 타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대충대충 당연히 그런 것으로 여기며 받아들인다. 마치 뒷받침하듯 크고 작은 이야기까지 만들어 나돈다. 그렇게 되면 의심의 여지가 없게 된다. 뭇 사람이 한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어가며 생매장시키는 꼴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모든 것이 허탈하고 허무하게 된다. 여기서 물러서거나 물컹하면 정말 그런 것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되어 발버둥 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진실은 묻힌 듯 드러나게 된다. 거짓은 진실을 못 이긴다. 하지만 시간이 걸려 고난을 감수해야 한다. 속을 뒤집어 보일 수 없다고 하소연해도 연극일 뿐이라고 한다. 한번 모함을 받으면 벗어나기 쉽지 않다. 벗어나도 이미 상처투성이로 후유증이 여간하지 않다. 만만하게 보이면서 먹잇감이 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