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평소 무서운게 지대 좋아를 정말정말정말로 좋아하고 챙겨보던 햄치즈입니다!!!!
가끔 지인들과 무서운 얘길 할 때면 전 어딜 가든 이 얘길 꼭 하고 다녔어요
그 정도로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가장 무서운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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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금은 성인인 햄치즈 본인이
중1 때 시절....
1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했고 전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방학한정 영어보충수업을 들으러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근데 말만 보충수업이지 원어민 선생님이랑 게임하고 놀다가
피자나 치킨 등 맛있는 음식도 시켜먹고 그야말로 애들끼리 그냥 학교로 놀러가는 수준이었어요
그렇게 일주일의 보충수업이 다 끝나고 마지막날이었습니다
이대로 더이상 개학 때까지 학교에 올 일이 없던 저희는 우리가 개학 할 때까지 또 언제 집 밖에서 나와
다같이 만나겠냐며 뒷풀이 겸 친구 A의 집으로 다같이 놀러갔습니다
집에 갔을 땐 A의 아버지와 동생이 있었어요
A의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두분 다 항상 밤 늦게야 집에 오신다고 들었는데 마침 아버지가 딱 나갈 타이밍이셨더라구요
나가시기 전에 저희한테 집에 잘 놀러왔다며 피자를 사주셨고 그렇게 저희끼리만 A의 집에 남게 됩니다
그때 한창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하거나 무서운 동영상을 보는 게 저희 사이에서 유행했어서
피자를 먹는 내내 무서운 영상.. 특히 갑툭튀 영상 같은 것을 봤습니다
한여름도 아닌 눈이 펑펑 오던 한겨울이었는데 저희가 그때 왜그리 무서운 것에 열광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그렇게 무서운 영상을 보며 피자를 다 먹고난 후 심심했던 저희는 숨바꼭질을 하게 됩니다
우선 제가 제일 먼저 술래였어요
근데 제가 무서운 걸 참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겁이 없는 건 아니라
무서운 영상 보고나서 모두가 숨은 조용한 집에서 혼자 다녀야 한다는 게 갑자기 막 무섭더라고요
무섭다며 염병천병 난리를 치며 어찌저찌 친구들을 다 찾고
또혼자 숨으러 다니기에도 무서워진 저는 A의 동생과 계속 같이 다니게 됩니다
처음엔 A의 동생과 함께 2층 침대의 2층으로 올라가 이불 속에 숨었던 기억이 나요
숨바꼭질의 인원은 저와 A의 동생을 제외하고
A, B, C, D, E 이렇게 다섯명이 더 있었습니다
다음판 술래는 A 였습니다
어디 숨을까 고민을 하다가 A의 동생이 안방에 있는 옷장으로 들어가자고 하더군요
A의 집 안방 구조는 이랬습니다
3개의 옷장이 연달아 배치되어 있었어요
사실 그때부터 전 유교걸이라 안방에 들어가도 되는 거냐며 문 앞에서 멈칫했는데
그순간 B와 C가 해맑게 저희를 제치고 옷장1 안으로 들어가길래
어뭐야 우리도 그냥 들어가자 하고 전 A의 동생과 옷장2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문닫고 있기엔 또 무서웠던 저희 둘은 문을 아주아주 조금 열어두었습니다
근데 그때 B와 C가 안방을 나가더라고요?
다른 데 어디 숨으려고 저러나... 싶다가
일단 저희가 들키지 않는 게 우선이다보니 바로 신경을 끄고 옷장 문을 거의 다 닫았습니다
그렇게 술래였던 A가 카운트를 다해갈때쯤,
A의 동생과 전 숨죽여 가만히 옷장 안에 있었는데
자꾸 옆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계속 킥킥대질 않나..
자꾸 소곤소곤소곤소곤 하는 소리가 들려서
A의 동생과 전 B랑 C가 찾을 곳을 못찾고 다시 옷장 속으로 들어갔나보다 싶어서
B랑 C냐?
라고 넌지시 말을 걸었습니다
근데
어~ 우리야
라고 대답을 하더니 다시 낄낄대기 시작하더라고요
왜 저렇게 떠드나.. 저러다가 우리까지 같이 들키면 어쩌나.. 싶어서
옷장1 쪽으로 벽을 살짝 쿵쿵 치며 조용히 하라는 싸인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고요해지더라고요..
그렇게 A가 친구들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B와 C가 저희 옆에 있던 옷장 속이 아닌, 건너편에 있던 A의 방에서 발견되어
A와 함께 깔깔대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저와 A의 동생은 분명 방금 전까지 여기 숨어있던 애들이 왜 저기서 발견이 되었는지 영문을 모르겠어서
오싹해지는 마음에 바로 옷장에서 나와 A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가자마자 저희는 B와 C에게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여기에 와서 숨었냐며 큰소리로 추궁하였고
그 소리에 놀라 숨었던 D와 E까지 A의 방으로 와 결국 게임이 중단되어 다같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B와 C는 오히려 저와 A의 동생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처음부터 여기 숨어있었어....
라는 겁니다......
제가 혼란스러워 하면서 너희 제일 끝 옷장 안으로 숨지 않았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B가
숨으려고 하긴 했는데..
발만 대고 그냥 다른 데 숨자 싶어서 C랑 바로 나왔어
라는 겁니다
제가 믿을 수 없다고 들어가는 거 다 봤으니까 장난 그만 치라고 막 애써 웃으면서
이제 제대로 말하라며 계속 그랬는데
보다못한 D가
야 왜그래 무섭게..
나도 얘네 옷장에 들어갔다가 바로 나와서
A방으로 들어가는 거 보고 난 다음에 숨었어..
거짓말 아니야 얘네
라며 저에게 심각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저는 물론 A의 동생까지 패닉이 되었어요
분명 A가 카운트가 거의 끝날 때 쯤까지 옆 옷장은 계속 소란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보다 제 말에
대답을.. 했잖아요?
당연히 B와 C가 계속 숨어있는줄 알았죠
얘넨 옷장에서 대화는 커녕
그냥 처음부터 이곳에 숨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처음엔 친구들이 저와 A의 동생을 속이려고 이러나 그만 놀리라며 화까지 냈는데
오히려 다들 저보고 너나 그만 놀리라며, 심지어 A는 여기 다른 곳도 아니고 자기 집인데 무섭게 좀 하지 말라고
적당히 하라며 저에게 화를 내며 떨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분명 잘못들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A의 동생과 이러다가 우리까지 같이 걸리는 거 아니냐는 대화를 똑똑히 하였기 때문이죠
그날 저와 A의 동생이 옷장 속에서 들었던 낄낄거렸던 웃음소리들,
신나게 속삭이던 소리들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대체 누가..
저에게 친구들인 척 대답을 했을까요?
이 일을 생각하면 저희와 놀고 싶었던 설명할 수 없던 존재들이
잠시 함께 숨바꼭질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