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질 (클리앙)
2024-05-19 12:43:37 수정일 : 2024-05-19 12:46:22
금욜에 회사 마감주라 퇴근하니까 몸과 마음이 피폐하더라구요.
애들은 공부, 숙제, 시험준비 등으로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고 와이프도 뒷바라지해야한대서
애들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자는거 보고 밤11시쯤 혼자 차를 몰아 대전-_-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140km 2시간 정도 거리였지만 경부고속도로로 쭉 내려가는 길이라서 주행보조 덕에 힘들지가 않았습니다.
대전 숙소가 비싸지않아서 혼자 묵으면 하루 5-6만원 정도면 1박이 되더라구요. 방도 깨끗하고 아침도 주는데 이가격이라니 감사했습니다.
보통 성심당은 줄이 길어서 아침 8시에 오픈런을 한다고 하는데 담날 아침에 일어나니 도저히 바로 나갈 엄두가 안나서 성심당 도착은 아침 10시반이었는데요,
세상에 주차에만 30분 걸리고 성심당 주변 인파는 이미 인산인해 수준이었습니다. 디즈니랜드 제일 긴 줄 정도로 또아리틀듯 지하로 내려가는 길까지 사람이 늘어져있더라고요 ㄷㄷ
성심당에서는 쉐프빵모자를 쓴 직원분들까지 나와서 양산을 나눠주고 줄을 통제하는 모습이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ㅎㅎ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는데 가족도 있고 커플도 있고 역시나 빵은 여성들 취향인가 싶은게 여성비율이 80프로는 돼보였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1시간 넘게 줄을서니 약간 기빨리는 느낌이었는데 여성분들은 연신 사진찍고 엄청 신나하더라구요 ㅋ
암생각없이 가서 몰랐는데 제가 줄 선곳은 성심당 본점이 아니었고 성심당 부티크라고 해서 케익류 위주로 특성화된 곳이었는데요, 여기가 줄이 좀 짧다고 하는데도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않았습니다.
망고시루라고 해서 4.2만원짜리 케익이 있는데 특급호텔 20만원짜리 느낌이어서 얼른 하나 사고 순수롤이라는 선물용 롤케익이 인기어서 이것도 잔뜩 사고 이런저런 예쁜 빵이 많아서 가성비 좋다 생각에 조금씩 담았더니 예상보다 세 배 넘는 가격이 나왔습니다 ㅠ
줄서서 사는것도 힘든데 보냉포장을 하느라 또 줄을 서야했습니다 ㅋ 한 50명 포장줄이 늘어서있는데 아 진짜 이 집은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이런생각이.. 약 20분을 또 기다려서 포장된 빵이 나오는데.. 아.. 너무너무 많은양이.. 혼자오셨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하니 팔을 벌리라고 하시고 양팔에 빵봉투를 잔뜩 끼워주셨습니다... 엄청 무거운 ㅋ
시그니처로 유명한 튀김소보로 같은 일반빵은 본점에서만 판다고 해서 차에 빵을 가져다 놓고 다시 본점으로 가보는데.. 어우 줄이 더 길어져서 2시간은 기다려야될 정도였습니다.
포기해야겠다 생각에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대전역에 있는 지점은 10분 정도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에서 나오더라구요? 옳다꾸나하고 대전역으로 차를 몰았는데..
세상에 대전역은 물론 근방 1km 안에 모든 주차장이 만차고 아예 차를 댈수가 없더라구요. 가만 봤더니 차들이 대전역 내외부를 뺑뺑이 돌면서 한명이 내리고 성심당 빵을 사서 돌아오는 진풍경이 ㅋㅋㅋㅋ
저는 혼자 왔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한참을 멀리 차를 대고 20분을 걸어서 대전역점에 갔습니다. 가서도 튀김소보로와 일반빵으로 매장이 양분돼있어서 전용줄에 한번, 일반빵에 다시 한번 그렇게 두 번 줄을 서서 빵을 샀네요 ㄷㄷㄷ
너무너무 사람이 많았고 빵도 다양하고 상당히 지쳐서 본래 대전 다른곳도 가려했는데 다 포기하고 바로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생각은 10시에 빵사고 2시쯤엔 집에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각종 줄서기 대기로 6시가 넘어서 왔네요 ㅋ
평소에 이렇게 뭔가를 힘들게 사지를 않아서 그런지 여러모로 충격이었습니다. 성심당은 그냥 대전 그 자체더군요 ㄷㄷ 대전역 지점이 곧 없어진다는데 그러면 줄이 길어서 사고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소보로를 원래 좋아해서 튀김소보로 맛이 궁금했는데 좀 데워서 먹으니까 진짜 맛있네요. 부추빵도 야채만두? 야채호빵? 맛이 나는데 밥대신으로 맛있게 먹었고 망고시루도 괜찮았는데 망고만 먹고 나머진 느끼해서 손이 안갔습니다 ㅎ 디저트 케익은 딸기가 풍성하고 모양도 예뻐서 집에서 제일 인기가 좋네요.
명란바게뜨는 안에 명란이 엄청 많이 들었고 팥이나 우유크림 하여간 뭐가 들어가도 다른 빵집 2배 넘는 양이어서 '이래서 성심당 빵이 유명하구나' 납득이 됐습니다.
빵이 좋으니 사람이 몰리고 회전이 빠르니 빵이 더 맛있고 손님이 줄서서 기다리니 직원들 자부심이 올라가고 여러가지로 이상적인 모습이었네요. 이런걸 언제 봤더라 싶은 생각도 들고 이정도 규모로 평판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하구나 감탄했습니다. 서울 진출 욕심도 낼법한데 안그러고 뚝심있게 대전을 빛내는 것도 넘넘 멋있고요.
결론은 빵사러 갔다가 많은걸 배우고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본점 보러 또 가고 싶은데 냉장고에 빵이 가득해서 와이프 눈치가 보이네요 ㅋㅋ
첫댓글 댓글 중---
RMMC32EL
본점있는 은행동이 구도심인데
성심당 주변으로 성심당타운
작은 테마파크처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사람은 많은데 거리며 매장이며 너무 좁아서
오래 있기가 힘들죠
처음 간사람이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구경할거는 많은데
구경할수가 없어요
사는거 조차 전투적으로 사야하니요
오라질
@RMMC32EL님 네 이게 성심당 보고나서 진이 빠지니까 다른 곳은 코앞인데도 구경을 못하네요. 전통시장이랑 메타세콰이어 나무 이런거 생각하면 대전이 노잼시티가 아니라 동선이 문제인거 같고 개선하면 얼마든지 유쾌도시 될거같습니다
alss
@RMMC32EL님 성심당 주변 카페등에서 성심당빵 반입 가능 하게 하고 접시와 나이프 제공해서 상생 하는 프로젝트하더군요
오라질
@alss님 빵사니까 전단지를 넣어주는데 그렇게 제휴한 곳들 리스트가 잔뜩 나열돼있었어요!
왕꿈틀꿈틀
성심당이니깐 대전역점 그 위치에서라도 장사가 되는데 거길 4억 임대료 잡고 입찰하면 어느 미친 회사가 거기서 장사하겠다고 들어가겠습니까? 코레일도 자기들 규정이 문제가 있어서 고치려고 하긴 하는데 그 와중에 국민의 힘 유경준 의원이 지속적으로 특혜 주장해서 이번엔 규정대로 입찰 띄우니 사실상 성심당이 나가게 된 거죠.
오라질
@왕꿈틀꿈틀님 눈치가 없어도 진짜 ㅋㅋ 가보니까 코딱지만하더만 4억이면 무슨 뉴욕 한복판 수준 임대료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정신 못차린 정치인이 제일 문제입니다
미씽링크
대전토박이입니다.
차를 이용해서 성심당 빵만 구입을 할 예정이라면 dcc점 추천합니다
성심당을 즐길 생각이라면
본점주변이 소규모 성심당 타운입니다
우동부터 양식 그리고 카페까지 골고루 즐길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