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토요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복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1
그때에 요한은 7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9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나란 존재는 구세주께서 탄생하실 장소이며 누여질 장소, 또한 죽으시고 부활하실 거룩한 장소입니다!
이제 슬슬 성탄 시기도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치렁치렁, 주렁주렁 매달았던 성탄 장식이며 트리도 조심스럽게 떼어내어, 내년 성탄을 위해 보관함에 잘 간직할 순간입니다.
주님 성탄, 육화 강생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고 체험하게 된 성탄 시기여서 개인적으로 참 은혜롭고 풍요로웠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이토록 감지덕지, 황공무지한 성탄 앞에 나도 그에 합당한 호응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결국 나도 나자렛의 마리아처럼 내 안에 아기 예수님께서 잉태되시고, 탄생하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란 존재가 한없이 죄스럽고 불경스러운 존재이지만, 동시에 나란 존재가 구세주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장소이며 누여질 장소, 또한 죽으시고 부활하실 거룩한 장소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성탄이란? 천상의 거룩한 왕좌에 편히 계셔도 좋으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향한 극진한 사랑 때문에 인간 세상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오신 한없는 겸손이 구체화된 은혜로운 대사건입니다.
극도로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의 겸손은 성탄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생애 내내 반복됩니다. 공생활 초기 예수님께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요르단 강을 찾아가셔서 세례자 요한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죄가 없으신 분, 세례가 필요 없으신 분, 무죄한 어린 양이신 예수님께서 한 인간에게 세례를 받습니다. 무죄한 분이 죄인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죄인들의 세계로 들어오시겠다는 표현이 예수님의 세례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세례는 하느님께서 죄인인 우리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시고 함께 우리와 동행하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한없는 예수님의 겸손, 우리를 향한 극진한 사랑은 오늘도 매일의 미사를 통해서 거듭 반복됩니다. 매일 미사 안에서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잉태되시고, 탄생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십니다.
올 한해 이토록 은혜로운 성체성사에 어떻게 해서든, 보다 자주 참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미사가 주는 놀라운 은총과 풍요로움을 만끽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