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반말'로 적었습니다.
죄송하지만 부디 감안하고 읽어주셨음 감사하겠습니다. ^^
2007-2008시즌 NBA가 오늘로 막을 내렸다.
동부의 보스턴 VS 서부의 LA
무관의 빅3 VS 3년 우승 경력의 올 시즌 MVP 코비 브라이언트
난 주위에선 찾아보기 힘든 농구'경기'의 팬이다.
90년대 슬랭덩크, 기아.연대.고대의 국내 아마농구, 마이클 조던 같은 슈퍼스타의 NBA가 미디어를 수 놓았을 때는
'보는' 농구가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로 농구 경기를 보고, 선수 이름을 아는 이들을 주위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같이 얘기할 사람도 몇 없는 농구를 보며 나 혼자 환호했었다. 친구들은 온통 축구에만 열광했다. 게임까지 말이다.
더욱이 파이널 경기를 하는 요즘, 마침 유로2008이 열려 모두 거기에 몰두해 있다.
암튼 나는 공감 안가는 덩치와 실력들을 가진 외계인들이 모인 NBA보단 우리 나라 KBL경기를 더 즐겨봤다.
그러나 우리 나라 농구가 프로화되며 외국인 선수를 도입한 후, 국내 선수의 힘보다는 잘 뽑은 외국인 선수에
의해 성적이 좌우되기 시작했고 점차 흥미가 떨어졌다. 물론 매년 시즌 경기를 대부분 챙겨보긴 하지만.
NBA는 경기는 사실 잘 보지 않았다. 다만 FM을 하듯 선수들의 [기록]에 열광했다.
수 많은 굿 플레이어들 중에서도 케빈가넷에 눈이 끌렸던 것은 10여 년간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9년 연속 20득점, 10리바운드, 2004 시즌 MVP, 4년 연속 리바운드 왕-
미네소타라는 약체팀에서 한 번을 제외하고 플옾 1라운드에서 탈락을 하는 무관의 제왕이었다.
그의 기록과 기량에 반했고 우승반지 하나 없는 그의 손가락에 연민을 느꼈다.
그 선수가 우승, 우승을 위해 마찬가지로 무관의 선수들인 레이엘런과 폴피어스와 보스톤에서 만났다.
그때만 해도 우승을 바라기는 했지만 현실화될 줄은 모르고 이렇게 각 팀 에이스들이 뭉쳤다는
만화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고 피가 끓기만 했다.
예상대로 혹은 예상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정규리그 승률 1위를 거머진 빅3의 보스턴은
예상과는 달리 동부 플레이오프에서 애틀랜타와 킹 제임스의 클리블랜드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고전을 했다. 자칫 탈락을 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동부 파이널에 올라 디트로이트를 만났다. 동부 파이널이라는 긴장되고 기대되는 순간을
마침 이 시기 즈음 취업이 결정되며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전 경기를 감상하며 모처럼의 강한 흥분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빅 3, 내 영웅 케빈 가넷, 레이 앨런 그리고 폴 피어스에게 내 모든 감정을 이입해 그들과 같이 승리하고 때론 지기도 했다.
진흙탕 같은 수비팀 간의 대결에서 다행히 보스턴이 승리를 가져갔다.
마침내 파이널에 올랐고 상대는 올 시즌 MVP 코비 브라이언트의 LA레이커스.
매 경기 소리를 지르며 지켜봤고 경기 전날 밤엔 다음 날 경기에 가슴이 셀렜다.
최종적으론 KG의 반지획득과 그의 눈물을 기대하며.
파이널 6차전이 열린 오늘, 결국 승부는 일찌감치 3쿼터에 20점이 넘는 점수차가 나며 결정 되어 버렸다.
웃긴 얘기지만 나와 많은 팬들은 케빈 가넷이 첫 우승을 하고 흘릴 눈물을 기대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모자를 뒤집어쓴 체,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나도 눈물이 돌았고 눈물이 흘렀다.
1999년 한화의 우승에도 흘리지 않은 눈물이었는데 이렇게 눈물이 흐른 건
케빈 가넷을 포함한 빅3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그간 무관의 서러움을 내 아쉬움으로 동일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파이널 중간에 이런 들뜬 내 자신을 보면서
'어차피 재네는 연봉 100억을 버는 스타고 그깟 반지를 따건 안따건 나랑은 다른 인생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근데 그러면 어떠한가. 난 NBA를, 그리고 이들을 보면서 벅찬 '감동'을 했다.
'팀 보스턴'의 팬으로 뭔가에 몰두해서 간절히 바랬던 시간, 그 자체로 충분했다.
빅3 그리고 벤치, 특히 우승을 위해 영입된 카셀과 브라운 옹 등 각각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우승이 내게는 다른 우승과 달리 느껴졌다.
어떤 분야든, 특히 앞으로 내가 일할 곳인 LG전자 마케팅에 '이야기'가 합쳐진다면 더 성공적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해고 후 애플에 귀환해 선보였던 아이팟의 이야기처럼.
졸업 전 한량과 같은 생활을 하던 내게 주어진 시간적 여유를 NBA 파이널과 함께 하고 빅3의 반지 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건 정말 행복했다. 앞으로 사회인이 되면 시차가 다른 미국의 NBA를
비기는 쉽지 않으니 말이다.
*** 이 감동을 [I LOVE NBA]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같인 취미를 나누고 저보다 엄청난 전문적인 눈을 가진 회원님들의 글을 보며 이해하고 같이 느끼고 호흡하고..
이 카페에 가입한 지 4년이 됐고 주 관심 영역은 KBL이었는데 이번 시즌 보스턴을 보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
첫댓글 팀보스턴의 스토리가 더욱더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쉽도록 만들어줬죠^^
99 한화도 만만치 않았다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