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코너
IT기술로 건설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다
〈카르타〉


글 | 컴퓨터공학부 3 김도현
편집 | 재료공학부 3 한정현
포크레인과 측량 장비, 그리고 설계도.
흔히 건설산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들입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위치한 스타트업 ‘카르타’는
이러한 건설산업에 IT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 건설’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요.
카르타의 최석원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1.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건설용 데이터분석 플랫폼 카르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석원입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12학번이고, 일을 하며 계속 졸업을 미루어서 올해나 내년에 졸업할 것 같습니다. 자유전공학부는 보통 2개의 전공을 선택하는데, 저는 컴퓨터공학과 학생설계전공인 ‘계약제도학’을 전공했습니다. 계약제도학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경영학, 정치학, 심리학 그리고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조직에 관한 이론들을 넓게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또한 프로그래밍과 어플리케이션 및 웹 개발에 관심이 있어 오래 해왔었고, 2012년부터 와플스튜디오(컴퓨터공학부 개발 동아리)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2-1. 카르타는 어떤 일을 하는 스타트업인가요?
A2-1. 카르타는 건설용 데이터분석 플랫폼이고, 드론으로 수집한 항공 이미지를 분석하여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자면 저희가 하는 일은 건설현장을 드론으로 몇 백장 정도 촬영하고, 그 이미지를 분석해서 건설 현장의 모습을 3차원으로 모델링해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건설사들에서 드론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드론과 이미지 분석 모두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는 분야라 당장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용자들이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분석 및 시각화, 나아가 적절한 어플리케이션까지 제안하는 웹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카르타의 서비스를 건설사들이 활용함으로써 크게 두 가지의 효용을 취할 수 있는데, 첫째로 3차원 모델링을 통해 실제구조에 대한 실측 정보를 바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측량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넓은 현장을 한눈에 확인하며 공정 진척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Q2-2. 2D 이미지를 분석해서 3D 모델을 만드는 원리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2-2. 사람이 물체를 양쪽 눈으로 보면 시차1)가 생기는데, 이를 바탕으로 거리감을 인식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원리를 알고리즘으로 구현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건설현장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시차를 분석함으로써 각 물체의 기하학적 깊이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죠.
Q3. 카르타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이고,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여쭈어봅니다.
A3. 카르타 전에는 안티드론2)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 초 평창올림픽 현장에 결과물을 배치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마음 맞는 팀원들을 만나 함께 본격적인 사업에 도전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아이템을 건설용 드론 사업으로 바꾸어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1년정도 되었습니다. 작년 말에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그것을 기반으로 올해 초 ‘킹슬리벤처스’라는 벤처 캐피탈에서 초기 투자를 받았고, 이번에 TIPS3)에 선정되면서 팀을 점차 키워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Q4-1.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느낀 점이 있다면?
A4-1. 그 동안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거나 안티드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경험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에서 새로운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데드라인을 지켜 결과물을 만들면 끝나는 일회성의 도전이고 어플리케이션 역시 만들어서 운영하는 일만이 전부인 데에 반해,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야만 하고 고정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원들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며 이러한 변화를 겪는 것이 힘들기도 했었고,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Q4-2. 카르타라는 스타트업은 기술적 베이스가 큰 중요성을 차지한다고 생각되는데, 이에 따라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A4-2. 기술을 통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만큼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기술 개발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둘 것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지나치게 복잡한 기술은 개발해냈다 하여 비즈니스적 성공을 보장하지 않을뿐더러 기술이 일정 수준까지 발전하기 전에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좋지 못한 상황이 찾아옵니다. 따라서 훨씬 긴 기간 동안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기술 위에 자리잡은 스타트업이기는 하지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나름대로 빨리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게 바로 지금 하고 있는 건설용 드론 시장이고요.
Q5-1. 스타트업을 운영함에 있어 어떤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5-1.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서비스 개발부터 R&D, 인사, 회계, 재무 등 셀 수 없이 많죠. 이것들을 모두 통달한 상태에서 창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스타트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최선의 수를 찾아 나가며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양하고 넓은 분야를 빠르게 익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5-2. 서울공대에서의 경험이 창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5-2. 공학적 베이스를 가지고 스타트업을 하는 것에는 장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나 기술적인 부분을 스스로의 손에 쥐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이점입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이슈를 캐치하고 솔루션을 찾아내는 등의 디테일한 프로세스들을 직접 조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업 초반에는 엔지니어 인력이 가장 필요함과 동시에 구하기가 어려운데, 기술적 베이스를 가지고 창업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Q6.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6. 작년 말, 저희 카르타가 가진 역량과 비전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보여줬던 가능성을 실현해야 하는 단계죠. 모든 것들을 실물로 만들어내야 하는 작업이라 다소 힘들기도 하지만, 지금 함께하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잘 해내 볼 생각입니다.
Q7. 서울공대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A7.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많은 것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해보는 경험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든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봤으면 좋겠습니다.
(註)
1). 관측 위치의 차이에서 생기는 물체의 시각상이나 방향의 차이.
2). 테러, 범죄, 사생활 영역 침입이나 감시, 조작 미숙에 의한 사고 등을 야기하는 나쁜 드론을 무력화하는 기술
3).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