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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나무를 심은 사람-3-사람 살만한 곳이란?/최복현
사람처럼 지혜로운 동물은 없습니다. 사람처럼 어리석은 동물도 없습니다. 사람은 지혜로운 동시에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서로 상반된 양면성을 가진 사람, 모순인 것 같지만, 사람은 한편으로는 어리석고 한편으로는 지혜롭습니다. 욕심을 적당히 가졌을 때는 지혜롭지만 욕심이 과하면 어리석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사람이면서 거기서 나오는 두 가지 속성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 두가지 중 하나를 키우며 우리는 살아갈 겁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으로 변해갈지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겁니다. 이를테면 사람이 지혜로우면 주변을 살리지만, 사람이 어리석으면 주변을 죽입니다.
사람은 삶의 공간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삶의 공간이란 사람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그만큼 사람은 자신의 공간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잘 지켜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그 공간이 얼마니 중요한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거할 공간만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공간은 관심을 두지 않는 이기적 준재입니다. 그런 이기적인 욕심들 때문에 공간을 황폐하게 만들고 생명이 없는 땅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사람을 타는 곳은 어디나 오염이 됩니다. 사람 손이 많이 타면 탈수록 모든 것은 오염이 되어 파괴도고 죽어갑니다. 자연이 오염되고, 심지어 사람마저도 오염됩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선 순수했던 사람들이 순수를 잃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면 자연이 오염되고 훼손됩니다. 모든 생명의 근간이 되는 물마저 오염됩니다. 그 모두가 사람들의 이기심이 가져다 주는 폐해입니다. 이처럼 어리석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은 더는 살기 어려운 곳으로 변합니다. 자연도, 사람도, 오염이 되니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은 황무지로 변합니다.
나는 해발 1,200~1,300미터의 산악지대에 있는 헐벗고 단조로운 황무지를 향해 먼 도보여행을 떠났다. 그곳엔 야생 라벤더 외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 폭이 가장 넓은 곳을 가로질러 사흘을 걷고 나니 더없이 황폐한 지역이 나왔다. 나는 뼈대만 남은 버려진 마을 옆에 텐트를 쳤다. 마실 물이 전날부터 떨어져서 물을 찾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폐허가 되어 있기는 했지만 낡은 말벌 집처럼 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옛날엔 이곳에 샘이나 우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중에서
처음엔 살만한 곳, 사람들이, 생명체들이 살만한 곳이라도 분별 없는 사람들, 어리석은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들이 모이면 오래지 않아 그곳은 살기 싫어지는 곳,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합니다. 그처럼 인간은 지독합니다. 그 지독한 인간들 때문에 땅이 죽어갑니다. 그러면 그 땅은 더 이상 생명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제야 인간은 깨닫거나 무관심합니다.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 공간을 버려두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단물만 빼어먹고 그 공간을 버리는 인간들, 그들은 파괴자들입니다. 이렇게 기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모여사느냐에 따라 그 공간은 살만한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기적인 사람들, 그 어리석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 그 공간은 이내 사람 살기 힘든 공간이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들, 이타적인 사람들이 모여 살면 그 공간은 지금은 황폐하고 황량한 바람만 부는 공간이어도 언젠가는 살만한 공간으로 변합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서서히 내 주변의 세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나라는 개체들이 모여 우리가 되고, 우리가 우리 사는 공간의 모습을 정합니다.
우리는 우선 우리 스스로의 마음의 공간을 잘 가꾸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무엇을 담느냐는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내 마음이 살아 있으려면 나 스스로 마음을 살려야 합니다. 그것은 내가 내 마음에 무엇을 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과욕을 담는다면, 이기적인 마음을 담는다면 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적당한 욕심의 비전을 담는다면, 이타적인 마음을 담는다면 나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이렇게 정해진 나는 나 자신을 살리는 사람, 주변을 살리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단 그 조건은 일시적인 나가 아니라 지속적인 나, 꾸준한 나인 한에 있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 그건 내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최복현 amour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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