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倍達)의 어원
倍의 상고음은 다음과 같다.
ㄱ. 高本汉 b'əg
ㄴ. 李方桂 bəgx
ㄷ. 王力 bə
ㄹ. 白一平 bəʔ
ㅁ. 潘悟云 bɯɯʔ
諸家들의 재구는 차이가 있으나, 이것은 諸家의 오류로 인한 것이 아니다. 상고음 시기 내의 5~600년 사이에서 어느 시점의 음을 재구했느냐, 또는 어느 방언을 재구했느냐에 따른 차이인 것이다.
초음을 재구해 보자.
성모는 高本汉의 재구에서 성모 b'는 상고음에서 없었던 음소였으므로 방언음일 가능성이 크다. 제가들이 성모를 b로 재구한 것이 옳을 것이다.
운모는 ə와 ɯɯ로 재구하였는데, ə는 [ㆍ], ɯ는 [ㅡ]에 해당된다. 이 둘은 상대관계로서 서로 호용하기도 했다. 호응관계는 ㅏ/ㅓ, ㅗ/ㅜ, ㆍ/ㅡ인데, 이 둘은 서로 교체하여 써도 의미상 변화가 없는 관계이다. ə, ɯ 둘 중에 어느 하나를 기저로 삼아도 좋으나 ə를 기저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운미는 g, gx, ʔ, ø로 나타나는데, ø는 운미가 탈락된 형태이다. g, gx, ʔ는 동일한 계열의 자음인데 k의 마찰음이 h라면 q의 마찰음이 x이다. q는 k보다 더 목구멍 깊은 데서 나는 소리다. ʔ는 후두긴장음인데, 훈민정음에서의 여린히읗과 같은 소리이다. 이 모두는 아음계열로 조음위치와 방법상의 문제로 발생된 변이음관계에 있는 것이다.
변이음은 예를 들어 ‘구구’의 두 ㄱ을 한국어 토박이 화자는 같은 음인 줄 알지만 사실은 k, g의 차이로 다르다. 한국인은 이 두 음을 구분하지 못하지만 영어권, 이ퟝ본어, 중국어에서는 현격한 차이로 인식된다. 그런데 영어권에서는 ㄱ, ㄲ, ㅋ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각 언어의 음운체계가 다른 데 대한 음소지식의 차이이다. 한국인은 g, k를 k 하나로 인식하고 영어권은 우리음 ㄱ(k), ㄲ(k’), ㅋ(kʰ)를 k 하나로 인식한다.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g가 k의 변이음이 되고 영어권에서는 k’, kʰ가 k의 변이음이 된다.
이처럼, 倍의 운미 g, gx, ʔ는 기저음 g에서 변천한 음이 되는 것이다. 결국, 성모가 b, 운모가 ə, 운미가 g라는 것이다. 즉, 倍의 상고음 이전 음은 [bəg]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倍의 운미 g는 r의 입성화로 덤에 생겨난 것이다. 이 과정은 전문 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되므로 여기서 생략한다. 다시 말해서 초음은 [bər(ᄇᆞᆯ)]인데, 후에 r이 입성화되면서 g가 덧나게 되어 [bərg(ᄇᆞᆰ)]가 된 것이다.
초음 [bər(ᄇᆞᆯ)]는 입성화하는 쪽으로는 [bərg(ᄇᆞᆰ)]로 변천하였지만 음절말 r가 j화하는 i-breaking현상 쪽으로 변천하면 [bəj(ᄇᆞㅣ)]가 된다. 여기서 j는 일반인들이 아는 ㅈ 발음이 아니라 반모음 [ㅣ]인 것이다. i+a는 [이아]이지만 j+a는 [야]가 되는 것이다. 北의 상고음이 pək이지만 초음은 pərk인데, 운미 –rk는 하나씩 나뉘어 하나는 pər, 다른 하나는 pək으로 변천했다. 전자의 pər(ᄇᆞᆯ) > pəj(ᄇᆞㅣ) > paj(바ㅣ)가 [배]로 변천한 것은 r의 j화 때문이고, 후자는 pək>puk으로 변천해 [북]이 되었다. 그래서 北은 [배], [북] 두 음을 지니는 것이다.
결국, [bər(ᄇᆞᆯ)]은 ‘[ᄇᆞㅣ]>바ㅣ>배’로 변천하였다. 모로>몰>모ㅣ>뫼(山)//나라>날>나ㅣ>내(川)으로 변천한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초음 [bər(ᄇᆞᆯ)]는 ‘밝다/희다’는 뜻이며 그 이전의 음은 [ᄇᆞᄅᆞ]이고 [ㆍ]의 상대형 [ㅡ]와 결합하면 [브르]가 된다. ㅁ/ㅂ같은 양순음은 [ㅡ]를 만나면 [ㅜ]로 변한다. 믈>물(水), 블>불(火), 플>풀(草), 쁠>뿔(角)과 같다. 말하자면 [브르]는 [부루]로 변천하였고 ‘부루’는 ‘부여’로 변천한 것이었다. 그 과정의 변천은 여기서 생략한다.
倍의 초음 ‘ᄇᆞᆯ’이 ‘ᄇᆞㅣ>바ㅣ>배’로 변천해 배달의 ‘배’가 된 것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보면 倍達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배달 나라는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이 하늘에서 지상에 내려와 세웠다고 전한다. 배달 나라의 수도는 신시(神市)였다고 하며 그 위치는 백산(白山)과 흑수(黑水) 사이, 즉 지금의 백두산과 흑룡강 중간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일전에 비교언어학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비슷한 음을 유추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바타르]가 白山의 의미거나 이와 유사하다면 동계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쪽 변천은 ‘ᄇᆞᄅᆞ>브르>부루’, 다른 한쪽 변천은 ‘ᄇᆞᄅᆞ>ᄇᆞᆯ>ᄇᆞᆰ’이다. 같은 어원 ‘ᄇᆞᄅᆞ’이지만, ‘부루’는 ‘불>붉’으로 변천해 赤, 火이고 北狄의 후예로 추정된다. 그러나 ‘ᄇᆞᆰ’은 光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ᄇᆞᆰ(光)’은 그 시원이 중앙아시아로 추측된다.
출처:http://blog.daum.net/mujinbon/724?category=1086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