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인집>
-신명나라 맛집여행-
*간보기
쏘는 흑산도 홍어가 쫀독거리는 돼지고개 수육과 만나 묵은 김치와 함께 삼합이 되었다. 홍어의 본고장이라는 목포에섯 만나는 홍어는 어떠한가. 밥을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코로 오감으로 먹는다는 것을 확인한다. 소극적인 후각이 아니라 맛보는 후각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1. 식당 얼개
1) 상호 : 덕인집
2) 전화번호 : 062) 242-3667
3) 주소 : 목포시 무안동 4-5
4) 주요음식 : 홍어, 삼합, 민어찜, 애탕 등
2. 맛보기
목포에 왔으니 홍어를 먹어야 한다. 더국나 금어기라고 세발낙지까지 뜸한 시절이니 덕분에 더 지천인 홍어를 맛보면서 목포를 맛보고 느껴야 한다. 남도 홍어는 사실상 흑산도 홍어가 대부분이다. 정약전이 유배되어 <자산어보>를 쓴 그곳, 아득한 흑산도가 홍어로 현현한다.
많이 삭지는 않았다. 덕분에 초심자도 겁내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쏘는 맛은 코끝에서 잠깐 퍼졌다가, 금새 돼지 수육으로 잠겨든다. 이렇게 먹어냈다. 사실 많이 겁먹었던 것보다 후각 자극이 약하다. 홍어는 미각이 아니라 후각도 동원되어야 한다. 후각이 단지 냄새만 맡는 것이 아니라 미각에서 감당 못하는 암모니아 발효가스를 맛봐야 한다. 후각까지 동원하는 맛을 개발해낸 것은 음식 조상의 쾌거다. 덕분에 우리 음식이 어디까지 확장하는가.
*먹은 음식 : 삼합 80,000원
조금은 촌스럽게 시골 잔치상 풍모를 그대로 간지간 채 상에 올랐다. 맛만은 만만치 않다. 촌맛이 아니라 전문가의 맛이다. 홍어 맛을 모르면서 맛을 논하지 말라고 맛의 저 높은 곳에서 홍어가 말하는 듯하다. 우리 맛의 확장, 지역 음식의 확장이 어디까지인지 즐거운 마음으로 재어보자.
신천초 무침을 내왔다. 약간 쌉쏘롬한 것이 형용하기 어렵다. 된장기가 없는데도 강한 나물 맛이 토속적인 느낌으로 남는다.
왼쪽 빨간 고추장같은 반찬은 멸치속젓이다. 남도 음식이다. 쫀득쫀득한 밥알이 낱낱이 감기는 틈새로 함깨 하면 내가 남도에 왔구나, 싶다.
왼쪽 빨간 가루는 소금에 고추가루와 참기름을 넣은 양념소금이다. 참 간단한데 별미다. 특히 애를 찍어먹으면 좋다.
말로만 듣던 홍어 애, 즉 간이다. 서비스로 내온 특별음식이다. 이것 또한 삭아 있어 코를 쏜다. 부드러운 식감이나 맛은 강하고 특별하다. 푸아그라 아니어도 더 고급 음식, 동물 학대가 아니어도 이런 음식이 나온다. 한식, 좋은 음식이다.
묵은지 얹어 삼합을 만들어 보았다. 묵은지 진한 맛 사이로 어김없이 홍어의 진한 맛은 감지된다. 돼지고기가 달래며 홍어와 묵은지를 중화시킨다.
밥도 국산이다. 쫄깃거리는 쌀밥이 홍어삼합과도 좋고, 나물류와도, 젓갈류와도 좋다. 홍어국은 국물이 쏘는 맛을 그대로 담고 있다. 홍어 건더기도 흐물어지지 않고 그대로 모양을 간직하고 맛은 맛대로 낸다. 홍어의 변주다.
2. 먹은 날 : 2019.7.3.저녁
음식 값 : 흑산홍어 80,000원, 삼합 80,000원, 홍어찜 100,000원, 애국 30,000원, 민어찜 40,000원
3. 먹은 후
식사 한끼 값으로 삼합 80,000원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더 제대로 삭힌 홍어를 먹고 싶다면 금메달집으로 가야 한단다. 이보다 곱절은 더 줘야 한다. 제대로 된 홍어를 먹을 수 있겠지만 값이나 더 삭힌 맛이 먹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또 덜 삭은 그냥 홍어는 1인 2만원이면 먹을 수 있는 유명맛집도 있다. 그러나 홍어는 삭아야 홍어, 삭지 않은 홍어는 맹숭맹숭, 삭히든데 드는 공정을 생각하면 이만한 값은 줘야 하는 거 같다.
시골 식당에 온 느낌, 30년은 넘고 40년에는 부족한 집이란다. 맛과 분위기는 30년 족히 된 거 같다. 목포에서는 오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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