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형(클리앙)
아침에 저희직원이 애 병원에 다녀온다고 늦는답니다.
혼자서 오픈을 하려고 매장 문을 여는데.. 할머니 한분이 달려옵니다.
1.새벽에 딸래미가 본인 휴대폰에 침투해서 문자를 자동삭제함.
-이것 좀 봐줘요..
-어머니 저 매장 문 먼저 열고 봐드릴게요..
-나 지금 급해요.. 이것 먼저해줘요,.
-어머니.. 매장 오픈을 하고 해드릴게요.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니 솔직히 무슨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잠이 안와서 새벽에 본인폰의 문자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본인과 며칠전에 싸운 딸이 본인 휴대폰에 침투해서 문자를 삭제했다네요.
휴지통에도 삭제한 문자는 없고 카카오톡은 아예 안쓰고 계시는분입니다.
-어머니 지워진게 없는거 같은데요... 어떤걸 이야기하시는거세요..??
-아니.. 안지워졌는데 내가 여기를 왜 와요....???
-휴지통에도 없고... 지워진게 안보이는데요???
-내가 그럼 거짓말을 한다는건가요????
-어머니 거짓말을 하신다는게 아니라요...
-내가 새벽에 잠이 안와서 문자를 보고 있는데 우리딸이 침투를 해서.. 삭제했다니까..
-어머니.. 그럼 따님에게 문자를 다시 보내라고 해주세요..
-이봐요.. 내가 괜히 하는소리 같아요??? 이게 지워졌다니까.. 자동으로요..
-제가 그럼 어떤거를 도와드려야하나요??
-이거 자동으로 지워진것을 복구해달라니까요????
-문자를 삭제하셨다고 해서 휴지통을 봤는데 지운게 안보이는데요..
-이거 복원을 해달라니까 자꾸 딴소리를 하시네... 새벽에 놀래서 잠을 못자고 왔는데..
이러는 와중에... 단골고객 아주머니가 내방하시더니..
대뜸 전화를 받아보라면서 저에게 전화를 넘겨주십니다..
네??? 이게 뭐지?? 얼결에 전화기를 받아서 통화를합니다..
2.보험증권을 이메일로 받게 해줘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상대방도 영문을 모르는듯..)
-네..? 말씀하세요...???
-누구신가요????
-네???? 저는 전화를 바꿔주시길래 받은건데요???
-......... 하... 고객님 바꾸어주세요..(단골아줌마 바꿔달라는 이야기)
한참을 통화를 하시더니... 다시 전화를 바꿔주십니다.
무슨이야기냐면... 보험갱신을 해서 본인이 보험증권을 PDF파일로 받았는데..
파일을 카카오톡이 아닌...이메일로 받고 싶다는 이야기네요..
단골아주머니에게 물어봅니다...
-고객님. 이메일주소 자주쓰는게 있어요???
-없는데요...... ???
-아..... 그럼 지금 휴대폰 구글계정 이메일을 알려드려도 될까요???
-네??? 난 잘 모르는데....
일단.. 구글계정 이메일을 그 보험사 직원에게 알려드렸는데..
아까 1번 할머니가 옆에서 자꾸 이야기를 합니다...
-이거 복구를 어떻게 해야하냐니까요????
-어머니.. 이게 지워진게 안보여요... 따님에게 다시 보내라고 하세요..
-우리딸이 싸워서 앙심을 품고 내 전화기에 새벽에 침투를 했다니까요.???
-아이고.. 어머니....
이러는 와중에 해지를 해달라는 아줌마 한분이 들어옵니다.
3.유심트레이를 뽀개는 아줌마.
-어서오세요...
-정지 좀 하려고요...
-번호를 일시적으로 사용을 안하신다는 이야기세요??
-네...
-신분증 주시면 정지를 해드리겠습니다.
일시정지를 다 해드렸더니..나가다가 다시 들어옵니다.
그러더니.. 왜 영수증은 안주냡니다.... 무슨 영수증을 이야기하는건지???
이제 보니.. 일시정지가 아니라. 번호해지를 해달라는겁니다.
-고객님이 아까 정지를 해달라고 하셔서 정지를 했는데 해지인가요??
-번호를 없앤다니까요?????
이와중에 옆에서 1번 할머니는 문자 복구를 해달라고 하고...
2번 아줌마는 이메일이 도착했는데 어떻게 열어보냡니다.. 하........................
3번 해지해달라는 분 해지를 해드렸더니..
대뜸 유심카드 빼 달라네요... 그래서 유심을 빼서 드리고...
유심트레이를 휴대폰에 다시 넣는데.. 트레이도 달랍니다..
갑자기.. 유심을 꺽어버리고.. 유심트레이도 꺽어버립니다.
?????? 아니.. 이게 뭔 상황인지...????
-고객님.. 유심트레이를 왜 꺽어버리세요???
-이거 해지했으니까요..내맘이죠.,..왜요????
-아... 이 단말이 아예 안쓸 예정인가요????
-그래서 유심을 꺽어서 버릴려고요......
아니.. 유심을 꺽어서 버리는건 봤어도.....
왜 뜬금없이 유심트레이를 꺽어서 버리는건지.. ㅎㅎ
아무튼 3번 아줌마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더니...
왜 단말기 옆에 구멍이 생겼냡니다.... 네??????
-아까 아저씨가 여기서 유심빼고 나서 여기에 구멍이 생겼잖아요???
-유심카드와 유심트레이를 달라고 해서 꺽어서 버리신거 아닌가요???
-그런거면 진작 이야기를 했어야죠???
-네??? ...그거를 왜 꺽어서 버리냐고 여쭤보니.. 고객님 마음이라면서요?
-이야기를 해줬어야죠....
-..................
이러는데.. 우리직원이 들어옵니다.
1번 할머니는 복구해달라고 한시간째 안가고.. 계시고..(직원이 응대중)
2번 아주머니는 이메일 잘 확인해서 아아 한잔 사주더니 가시고..
3번 아주머니는 휴대폰에 구멍이 생긴거 민원넣는다고 우리매장 명함 받아갔습니다.
오전에 혼자서.. 이짓을 하다보니..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첫댓글 댓글 중---
vidovit
유심트레이 꺾어버리고, 왜 이야기 안해주냐는 분은 난이도가 진짜 높네요;;;
침투 어쩌고 하시는 분은 딸과 잘 화해하시는게 맞는것 같고요;;;
xenne
ㅎㅎㅎ 이것은 시간차 공격~~~
용이형님이 거의 대응 못하게 3명이서 달려드네요. 보면서 간만에 잘 웃었습니다. 남이 보기엔 희극이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비극인 이 종이 한장 차이의 인생이라니...
해킹을 하는 딸과 스스로 부셔버린 제품을 보상해 달라고 하는 손님이나.... 한국의 작은 모습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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