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대한 노래에서 빠지면 않되는 명곡중의 명곡인 햇빛촌 고병희의 "유리창엔 비"입니다.
유독 7080시대에는 젊은이들의 가요제가 풍성했던 시절이라 그런지
명곡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도 다양합니다.
오늘도 우수에 찬듯한 고병희만의 표정과 감성이 어느누구도 따라오지못할 그만의 느낌으로,
시대가 변하였어도 명곡으로 남아있습니다.
'유리창엔 비'는 1989년 지구레코드에서 발매한 이정한, 고병희의 혼성 포크 듀엣 햇빛촌의 1집 앨범입니다.
타이틀곡 '유리창엔 비'가 가요톱10 5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우며 큰 히트를 기록하고
이 앨범을 끝으로 고병희는 솔로로 독립했고, 이정한은 햇빛촌의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정한과 고병희의 혼성 포크 듀엣 햇빛촌은 1980년대 서울 시내 대학생 연합 아마추어 포크 동아리의
이름을 계승한 것입니다. 이 동아리는 서울가톨릭회관을 근거지로 하여 구성원들이 작사, 작곡한 노래들을
직접 부르는 모임이었습니다.
당시 이 동아리에는 이후 소리두울로 독립한 장필순과 김선희도 속해 있었습니다.
청량리 블루스로 유명한 명혜원도 이 동아리 출신이죠.
당시 홍익대생 이정한도 이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노래동아리 햇빛촌은 1984년 아마추어 동아리로서는 드물게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꾸민
"FOLK SONG: 기타 안에 마음을 그 안에 평화를··"을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이정한은 자작곡 '이런 밤에'와 '야외 스케치'를 노래하였죠.
햇빛촌 동아리는 1987년 남자멤버들의 군 입대로 흩어지면서 자동 해체되었습니다.
솔로 활동을 준비하던 이정환에게 상명여대 성악과 여대생 고병희가 찾아왔는데,
대중가수를 꿈꾸던 그녀는 작곡가 이정한과 스승과 제자 사이로 함께 노래를 연습하며
팀을 이뤄 앨범을 준비하였습니다.
이정한의 곡을 두 사람이 솔로, 듀엣으로 녹음해 1년 이상 서로 노래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1988년 여름 지구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그해 8월부터 12월까지 녹음 작업을 하였죠.
이정한을 주목했던 선배 가수 이정선이 앨범 편곡과 클래식 기타 세션까지 담당 하였습니다.
유리창엔 비
이정한 사,곡 햇빛촌 노래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이슬만 뿌려놓고서
밤이 되면 더욱 커지는
시계소리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있네
이 밤 빗줄기는언제나
숨겨놓은내 맘에
비를 내리네
떠오는 아주 많은 시간들
속을 헤메이던 내 맘은
비에 젖는데
이젠 젖은 우산을
펼 수는 없는 것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슬픔만 뿌리고 있네
이 밤 마음속엔 언제나
남아있던 기억은 빗줄기처럼
떠오는 기억 스민 순간 사이로
내 마음은 어두운
비를 뿌려요
이젠 젖은 우산을
펼 수는 없는 것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슬픔만 뿌려 놓고서
밤이 되면 유리창에
내 슬픈 기억들을
이슬로 흩어 놓았네.
햇빛촌'은 원래 대학연합 노래 동아리로 '행복하고 따스한 노래만 만들어 부르는 촌놈들' 이란
구수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며 당시 순수 동아리 회원이던 '이정한'이 여성 보컬 '고병희'를 영입해서
자신이 순수 창작한 노래로 기적과 같은 성공을 이루어 냈습니다.
또한 이 곡은 1991년 제4회 한국 노랫말 대상에서 '아름다운 노랫말' 상을 받기도 했듯이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곡입니다.
'햇빛촌'은 '고병희'와 '이정한'으로 구성된 듀엣 이지만은,
햇빛촌의 역사는 1980년대 초반 대학생 연합 포크 동아리로 시작된 햇빛촌은
소극장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여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는 2인조 햇빛촌은 이 노래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정한'이 '고병희'라는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여 결성한 듀엣이며, 따라서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노래 동아리와 이 듀엣 간에 딱히 공통된 음악적 유산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룹의 리더 '이정한'은 미대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재즈를 공부했으며
대학원에서는 방송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학업을 마친 이후의 활동은 대부분 음악에 집중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대학교에서 실용음악 분야의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는데 매진하고 있고,
그에 비해 고병희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영향으로 풍부한 성량을 지닌 보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노래를 부를 때 특별한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정석으로 부른다는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기대와 달리 이 둘의 음악 활동은 길지 못하였는데,
히트곡이라고 할 '유리창엔 비'는 특히 오늘 같이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듣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샘솟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