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가 수업을 변화시켰다. 교직경력 20년차 교사도 신규 교사가 되어야했다. 단군 이래 단시간안에 수업을 바꾸어야했다.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 등교 중지, 비대면 수업. 모든 교사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IT 기기를 잘 다루는 젊은 교사, 스마트한 신규 교사에게 경력 교사들이 원격 수업 방법을 배워야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20대 교사들은 자유자재로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이기적이다, 자기 밖에 모른다, 위아래도 모른다 등 행동 하나하나가 기성 세대 교사들에게는 가시처럼 보이곤 했는데 이런 돌발상황에서 그들만큼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세계적 감염병 상황을 예측한 것마냥 일치감치 원격 기반 수업을 준비해 온 교사들이 있었다. 디딤영상을 통해 가정에서 핵심 지식들을 사전에 익히도록 자료를 배포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중심 활동으로 활발히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수업을 전개한 교사들이다. 일명 '거꾸로 수업' 을 진행한 교사들이다. '거꾸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 교사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힘들게 수업을 준비하는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등 등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교실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 되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디딤 영상을 만들어야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 그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전 세계적 감염병 상황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줄이야.
'거꾸로 수업'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혼합한 '블렌디드 수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데 안성맞춤인 수업형태이다. 원격으로 수업할 차시를 미리 설계하고 꼭 필요한 대면 상호활동은 등교 수업 때 진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은 COVID-19 이후에도 수업에서 활용할 가치가 높은 수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언제 어느 때에 원격으로 수업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블렌디드 수업 계획을 염두해 두고 수업 차시를 설계한다면 평상 시에도 지식과 기능을 골고루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
모든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성장하기를 원한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 목표들이 성취기준으로 표현되고 있다.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곧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을 읽어내는 일이다. 교사들은 성취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학생들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수업을 전개하고 역량이 잘 구현되었는지 평가한다. 문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오늘날 과연 현재의 역량으로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수업은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과거의 수업 형태로는 그 역량을 길러주기에 역부족이다. 지식과 기능, 태도를 염두해 두고 수업을 통해 균형잡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수업은 활발해져야 한다. 수업의 형태도 다양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블렌디드 수업을 구현하는 거꾸로 수업은 하나의 대안적인 수업 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교실 생존 비법>에서는 초중등, 대학까지 거꾸로 수업 사례, 블렌디드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영상고 친숙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적합하게 수업 영상으로 지식을 선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역량을 상호작용을 통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 사례, 원격 기반에서도 상호 작용과 평가가 훨씬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음을 증명해 내고 있다. 변화는 늘 두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렇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로 회귀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위해 새롭게 배우고,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교사들이 만나는 학생들이 점점 새로운 세대라는 점이다. 그래서 교사는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나하나 배우며 노력했던 중견교사의 수업 사례도 값지게 여겨진다. 다양한 IT 기기, 플랫폼들을 능숙능란하게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은 교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오히려 서툰 교사의 IT 능력을 그들이 서로 보완한다고 한다.
교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법을 이렇게 한 마디로 정의하고 싶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교사의 열정으로'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